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사회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도입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도서관은 ESG를 어떻게 도입하고 있을까.
2004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가 발표한 ‘Who Cares Win’이라는 보고서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되며, 최근 몇 년간 기업과 기관 등 조직 경영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내용으로 자리잡은 ESG는 어느새 사회 전반에 파고들고 있다. 도서관에도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도서관의 서비스, 환경, 프로그램에도 ESG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형태로 ESG를 선보이고 있는 남산도서관을 통해 도서관의 현황을 살펴봤다.
남산타워가 마주보이는 남산하늘뜰
친환경 독서 공간 ‘남산하늘뜰’을 조성한 남산도서관
남산도서관 2층에 위치한 남산하늘뜰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남산타워를 바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말이 되면 이 멋진 경치와 함께 독서를 즐기러 온 이용자들로 붐빈다. 하지만 남산도서관의 힐링 공간으로 SNS에서도 핫해진 남산하늘뜰이 특별한 이유는 멋진 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공간 전부가 폐자재를 재활용해 조성한 친환경 독서 공간이라는 사실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개관 100주년을 맞아 진행된 2층 리모델링 공간 중 민·관·학 협력으로 탄생한 남산하늘뜰
남산하늘뜰 조성은 지난 2022년 4월, 서울특별시교육청 평생교육과에서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ESG 경영 실현 및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폐현수막 재활용 시범사업’ 참가 협조 공문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사업은 롯데홈쇼핑,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교육청, 한국환경공단이 협력한 것으로, 사용 후 폐기되던 현수막을 재활용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ESG 실천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민·관·학이 상호 협력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체계 구축과 ESG 실천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의 모범 사례
당시 개관 100주년을 맞아 도서관 2층을 리모델링할 계획이었던 남산도서관은 한정된 예산 탓에 리모델링 계획에서 제외됐던 2층 야외 휴게실 공간을 위해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무사히 시범사업에 최종 선정된 남산도서관은 각종 선거와 홍보 등에 사용된 폐현수막 2,500여 장과 폐의류 2만 2천여 장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패널 4.25톤을 건축자재로 사용해 의자와 탁자, 벤치, 선반 등을 제작했다. 이 재활용 과정에서 저감된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무려 1.3톤이나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남산하늘뜰은 도서관이 자원을 절약하고 재활용을 촉진하여 탄생시킨 친환경 공간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다.
폐현수막과 폐의류를 재활용해 만든 남산하늘뜰의 의자, 탁자, 벤치, 선반
남산도서관이 선보이는 ESG 프로그램
남산도서관은 친환경 독서공간 구축뿐만 아니라 ESG 요소를 도서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지구를 미래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도서관 이용자들의 작은 실천을 독려하는 훼손 도서 전시회
2022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운영되었던 섬유패널 및 업사이클링 생활용품 전시회는 남산하늘뜰의 조성 취지를 설명하고 생활 속 작은 실천을 독려하는 의미로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훼손 도서 전시회 역시 이용자들에게 ‘환경’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길 위의 인문학 사업 ‘남산도서관에서 생태 LOG ON’ ⓒ남산도서관
남산도서관에서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길 위의 인문학 사업 ‘남산도서관에서 생태 LOG ON’ 역시 그 일환이다. 특별강연을 통해 에코시민이 되기 위한 사전 강의를 듣고 남산 일대 자연 생태를 살펴본 이용자들은 일상에서도 꾸준히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5월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된 ‘어서 오세요 플라스틱 방앗간’은 참여자들이 모아온 플라스틱 병뚜껑을 재활용 단체에 기부하고 병뚜껑을 재활용한 제품으로 돌려준 이벤트로, 도서관 이용자들의 일상 속 재활용을 독려하는 기회가 되었다.
남산하늘뜰 공간을 활용한 문화체험 프로그램 준비 중
앞으로 남산도서관은 남산하늘뜰 공간을 활용해 낭독회를 비롯하여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ESG 실천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의 공간인 남산하늘뜰 조성 취지를 공유함으로써, 이 공간이 가진 사회적 가치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산도서관에서는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공간 구성부터 민·관·학이 상호 협력해 친환경 독서 공간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생태전환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도서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ESG를 도입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새로운 사업이나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간, 전문인력, 예산이 필요합니다. 도서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파주중앙도서관의 플라스틱 압출 서비스 공간처럼 ESG 실천을 위한 서비스 공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담당 사서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ESG 교육 담당자가 추가로 필요하고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ESG 가치에 대한 시민 교육을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는 모두 비용이 필요한 만큼 그에 맞는 예산도 확보되어야 할 것입니다.”
Q. 도서관의 ESG를 아직 낯설어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서관에 ESG 요소를 도입한다는 개념이 아직 낯설 수도 있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번거롭고 귀찮아도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위한 한걸음, 지역사회와의 협력,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의식 개선이 선행돼야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ESG 관련 사업도 지지받고 크게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남산도서관은 지난해 개관 100주년을 맞이해 2층을 중심으로 새롭게 변신했습니다. 남산하늘뜰과 더불어 2층 디지털라운지는 개방형 공간으로 다양한 뉴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뉴미디어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여러 주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시민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할 때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소통과 협력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관심 있는 이용자를 모으고 함께하다 보면 도서관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과 ESG 두 번째 칼럼으로, 정보기술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도서관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인간은 소비를 멈출 수 있을까?인간은 생산방식, 기술발전, 경제체계, 정치체계, 문화와 종교적 특성 등 다양한 관점으로 인류역사를 구분한다. 어떤 관점이든 우리는 세상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는 전보다 지금이
도서관의 도서들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쉽게 손상되기 일쑤다. 광진정보도서관은 훼손된 책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책 보수 동아리 ‘뚝딱’을 창단해 운영 중이다. ‘뚝딱’ 회원들을 만나 책 보수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광진정보도서관. 한강이 보이는 도서관으로도 유명해 주말이면 2,500명이 넘는 이용자를 기록한다. 도서관은 ‘지역
IT 기술의 발달은 과거 정보의 허브였던 도서관을 아주 새로운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단순하게 책의 열람과 대여 기능을 가졌던 전통적 도서관이 다채로운 지식,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적인 정보 공유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바로 ‘라키비움’이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 박물관(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