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해 어떤 보드게임을 고르면 좋을지부터 시작해, 보드게임을 백퍼센트 활용하는 방법까지
독서와 함께 아이들의 즐거움과 감수성, 학습 능력까지 책임질 보드게임에 대하여 알아본다.
Q ‘놀이로 배운다’는 모토 아래 보드게임 기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육하는 스타트업 ‘플레이식스(Play6)’를 창업하셨어요. 보드게임에 어떤 매력이 있어서 창업까지 하게 되었나요.
A 우연한 기회로 코칭을 공부했는데 그때 보드게임 개발사 사장님을 만났어요. 그 대표님이 보드게임의 신선한 세계로 저를 이끌어주셨죠. 교육학을 공부한 제 눈에 보드게임은 아이들의 장난감이 아니라 너무 훌륭한 교육 도구로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까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보드게임을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면 너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죠.
Q 보드게임이 요즘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보드게임이 교육적 도구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줄 수 있고, 또 문제해결력을 높여줄 수 있어요. 친구들하고 함께 플레이하면서 협동심도 배울 수 있고요. 그래서 보드게임이 아이들의 사회성을 키워주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은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라 두 명, 세 명 이상이 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규칙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자신의 생각 주머니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Q 보드게임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육하며 느끼는 보람은 무엇인가요.
A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아이들의 기초학력이 많이 떨어졌다고들 해요. 보드게임을 활용해서 수학이라든지 국어의 기초 학습을 도와주고,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보람되었어요. 또 하나는 경계성지능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든지 느린 학습자, 발달장애 아이들과 같이 보드게임으로 놀면서 이 아이들이 자유로운 생각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끼죠. 이 일을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Q 가족이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을 소개해주신다면요?
A 보드게임이 무궁무진하게 많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를 소개하기는 참 어려워요. 먼저 ‘코잉스 패밀리’라는 게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게임은 퍼즐을 문제 카드에 맞추는 게임이에요. 우주선을 타고 온 코잉스라는 친구들이 지구 여행을 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퍼즐을 맞출 때 구멍이 우주선이라고 상상하면서, 이 구멍을 통해 코잉스 친구들이 지구를 여행하는 콘셉트죠. 둘이서 하는 게임이고, 똑같은 문제를 먼저 해결한 사람이 이깁니다. 가족들이 함께 하하호호 웃으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어요. 또 이 게임의 문제 카드 배경이 지구의 유명한 문화 유적지들입니다. 에펠탑, 콜로세움, 피라미드 같은 그림이지요.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그림을 가지고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또 ‘오키도키 원정대’라는 보드게임을 추천해드립니다. 이것도 스토리를 담고 있는데 기억을 잃어버린 왕의 기억을 찾아주는 게임이에요. 기억 보석이 들어 있는 보석함을 열쇠로 열고 보석을 모으면 됩니다. 보석함을 열 수 있는 숨겨진 열쇠를 찾아야 하는데, 그때 주사위를 굴려서 내가 열쇠를 선택할 건지 아니면 또 도전해서 새로운 어떤 열쇠를 찾을 건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순간에 선택을 할지, 도전을 할지 등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어 추천드립니다.
Q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할 때 이것만은 꼭 지키자는 규칙이 있을까요? 또 보드게임 효과를 100배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아이들하고 보드게임 수업을 할 때 저는 질문을 먼저 던집니다. “얘들아, 보드게임 재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 하면 아이들이 “신나게 해요”, “친구들과 싸우지 않아요”, 이렇게 대답을 하거든요. 그럴 때 저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규칙을 지키는 일이야”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수긍을 하죠. 보드게임을 하기 전에 다 같이 규칙을 잘 지킨다는 약속을 하고 시작합니다. 보드게임은 규칙대로 플레이하지 않으면 제대로 승부가 나지 않거나 게임을 재밌게 할 수 없어요. 그래서 보드게임은 규칙을 배우고 이해하는 데 굉장히 좋은 도구이고, 아이들은 규칙을 이해했을 때 친구들과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죠.
두 번째는 아이들이 졌을 때 승부욕이 올라와 울고불고하기도 해요. 그럴 때는 아이들에게 “져도 괜찮아” 하고 토닥토닥 해주면서 이기고 지는 연습을 하게 만드는 거죠. ‘내가 이번에는 졌지만 다음에는 이길 수 있는 걸’, ‘이렇게 하니까 지고 이렇게 하니까 이기는구나’ 하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요. 사실 우리가 인생 살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과 또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하게 되잖아요. 보드게임을 통해서 돈을 안 들이고 실패를 배울 수 있어요. 그것은 실패를 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요.
Q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 보드게임으로 수학을 시작하면 ‘수포자’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보드게임의 무엇이 아이들의 수학 학습에 좋은 걸까요. A 보드게임 중에는 수학적 원리나 규칙을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드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적 원리나 규칙에 대해 이해할 수 있죠. 무엇보다도 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만 승리를 하거나 게임을 완성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학처럼 그 규칙을 이해하고 구조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서 수학적 사고력을 높이게 되는 것이죠. 또 순차적 사고력을 기른다든지 최적화 과정을 이해한다든지 하는 언플러그드 코딩 게임, 컴퓨팅 사고력을 길러주는 게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보드게임을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사고력이 향상되고 아이들의 수학적 이해력이 키워집니다.
Q 보드게임이 문해력을 키우는 데는 어떤 도움이 될까요.
A 많이들 알고 계시는 ‘고피쉬’라는 게임을 예로 들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요즘 학교의 방과후 활동으로도 보드게임을 많이 하는데, 그중에서 이 고피쉬 게임은 스테디셀러 중 하나예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국사 등 영역별로 40여 종 이상이 있습니다. 그중에 감정 카드가 있고요. 아주 간단한 짝 맞추기 게임인데, 이 카드를 활용해서 문장 완성하기라든지 짧은 글짓기 등을 할 수 있어요. 또 ‘하트하트’라는 게임은 이미지로 되어 있습니다. 글자는 하나도 없죠. 이 이미지를 활용해서 내 마음의 상태라든지 어떤 주제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드게임 안에는 기본적으로 게임 설명서들이 들어 있습니다. 보드게임 설명서를 보고 플레이를 하는 경우에는 사실 문해력이 이미 완성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Q 독서를 보드게임과 함께 놀이처럼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보드게임과 함께하는 독서 팁을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보드게임은 사실 도서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외국에는 보드게임 도서관도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작은도서관 등에 보드게임이 많이 보급되어 있습니다. 보드게임 지도사 선생님들이 이미 보드게임과 책을 연결해 도서관에서 수업을 많이 하고 계시죠. 저도 ‘책이랑 보드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도서관에서 보드게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수업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토끼는 당근을 좋아해’라는 게임입니다. 당근 밭 주인이 딴 곳을 보고 있을 때 토끼가 맛있는 당근을 뽑으러 이 밭에 놀러갑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당근을 뽑는데 맛이 없는 그냥 당근이 있고, 토끼 이빨 자국이 나 있는 맛있는 당근이 있습니다. 맛있는 당근을 많이 모은 사람이 이기는데, 합동 게임으로 진행하면 동시에 함께 맛있는 당근을 많이 뽑게 됩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쏙쏙쏙 당근을 뽑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 게임을 하고 나서 당근이나 토끼와 관련한 책을 읽어보면 참 좋습니다. 그림책 《당근이지!》인데요, 이 책은 우리나라 최대 당근 산지인 제주도 구좌읍에 있는 해바라기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당근이 어떻게 밭에서 나고 자라서 우리의 식탁까지 오게 되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보드게임을 한다든지 하면서 연계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 《방귀의 1초 인생》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북유럽 동화인데요, 방귀의 다양한 냄새, 맛, 모양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은 책입니다. 아이들이 방귀라는 단어만 나와도 킥킥거리고 좋아하잖아요. 이 책에 들어 있는 내용을 이미지로 만들어보는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이매진 패밀리’라는 보드게임인데, 투명 카드에 다양한 이미지의 그림들이 있습니다. 이 그림들 중 한두 가지를 겹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서 표현하는 게임입니다. 한 사람이 출제자가 돼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이 무엇인지 맞히면 됩니다.
또 보드게임 이매진 패밀리를 다른 책과 연결해볼 수도 있는데요, 《아름다운 실수》는 점 하나의 실수에서부터 시작해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을 읽은 다음 이매진 패밀리를 활용해 하나에서 시작해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확장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실수》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실수는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라는 아주 멋진 문구가 쓰여 있죠. 그것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나의 그림으로 시작했지만 상상의 날개를 펴서 훨씬 더 다양한 그림으로, 작품으로 완성해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감정 카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고피쉬의 ‘감정’이라는 카드를 가지고 왔는데요, 《이파라파냐무냐무》라는 책과 어떻게 연결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라는 책은 털북숭이가 이가 너무 아파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마시멜롱 마을에 사는 친구들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몰라서 서로 오해하다가 결국은 이해하게 되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이 털북숭이의 마음은 어땠을까를 상상하면서 감정 카드를 뽑아보고, 또 ‘하트하트’라는 보드게임에 있는 이미지들을 뽑아보면서 아이들하고 같이 스토리텔링을 하는 겁니다.
제가 또 소개하고 싶은 책은 《도망치고, 찾고》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살아가기가 막막하고 무서운 이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면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과 다양한 감정 카드나 이미지 카드를 활용해 생각해보고 또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보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고피쉬 창작’이라는 게임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고피쉬 창작은 주제가 없이 투명 카드로만 되어 있고요, 이 투명 카드에 나만의 고피쉬를 만들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는 작은도서관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또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을 도서들을 뽑아서 표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특별한 보드게임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보드게임 박스에는 보드게임 구성품과 함께 《꿈꾸는 땡그리나》라는 책이 패키지로 들어 있습니다. 아무 점도 없이 태어난 무당벌레가 친구들을 도와주면서 예쁜 점을 하나씩 얻는다는 내용의 책입니다.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주면서 여기에 나온 색깔 점을 무당벌레 등에다가 붙여줍니다. 책을 읽으며 동시에 보드게임을 할 수 있고, 또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주사위를 굴려서 여기에 나오는 색깔들을 무당벌레 등에다가 예쁘게 붙여주는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아이들하고 같이 재미있는 보드게임도 하고 책 놀이도 하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집에서 아이와 책으로 노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우리 아이가 어떤 놀이를 좋아하는지 먼저 찾고, 나뭇잎이나 휴지심, 색종이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준비하면 된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현직 사서가 ‘엄마는 편하고 아이는 신나는 집놀이, 책놀이’를 소개한다.
신구문화상(新丘文化賞)은 신구문화사의 창립자 故 우촌 이종익 선생(1923~1990)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한 우촌 정신을 미래세대로 잇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한 상이다. ‘올해의사서상’, ‘올해의책’ 총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며, 이번 제2회 시상식은 10월 17일 제61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리는 정선 하이원리조트 컨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