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어떤 놀이를 좋아하는지 먼저 찾고, 나뭇잎이나 휴지심, 색종이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준비하면 된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현직 사서가 ‘엄마는 편하고 아이는 신나는 집놀이, 책놀이’를 소개한다.
Q 《사서 엄마가 알려주는 집콕 책육아》를 지난해 11월에 출간하셨어요. ‘엄마가 온전히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라는 부제에서 힌트를 얻을 수는 있지만, 책 육아를 주제로 책을 내신 이유는 뭘까요.
A 지인의 질문에서 시작되었어요. 아이가 책을 너무 안 보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었지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씩 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아이와 함께 책 읽는 걸 어려워하고 또 힘들게 느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이 키우는 데 소질이 없던 제가 일과 양육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던 게 아이와 책 읽는 시간 덕분이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고요. 저는 힘들이지 않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왔기에 그런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어 책을 쓰게 됐습니다.
Q 블로그에 원고를 쓰겠다고 다짐하는 글을 올리고 나서 책 작업을 시작하셨는데, 그 전에 브런치 같은 매체에 연재를 해보신 적은 없는지요.
A 글 쓰는 건 좋아하지만 다른 매체에 글을 써본 경험은 없어요. 책을 낸 적도 없고요.
Q 출판사는 어떻게 찾으셨나요.
A 많이 용감했던 것 같아요. 초고를 다 쓰지 않고 투고를 했는데요, 대형 출판사는 초고를 다 완성해야 투고를 할 수 있겠더라고요.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보면서 찾은 출판사를 리스트로 정리해 투고를 했어요. 먼저 연락을 준 출판사들과 미팅을 했죠. 그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주신 출판사와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아이들 키우느라 글 쓸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A아이 재우고 맥주 마시기, 인터넷 쇼핑, TV 시청 같은 것들을 포기하고 글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둘째 육아휴직 기간에 집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낮잠 시간에 글을 쓰려고 계획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첫째도 유치원에 못 가게 돼 낮에 글 쓸 시간을 확보하기가 힘들었어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이 자는 새벽 시간에 주로 글을 썼지요.
Q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A 계약 후에 다시 초고를 쓰기 시작했죠. 출간 예정일까지 시간이 넉넉한 편이었는데,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니 나태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 출판사에서 분량이 너무 많다는 의견을 줘서 절반 정도를 빼야 했던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릇이 작아서 다 담을 수 없다, 버려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감정을 그때 느꼈던 것 같아요. 청천벽력 같은 일은 그 다음이었죠. 퇴고 작업을 다 하고 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담당 편집자가 갑자기 퇴사를 하신 거예요.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Q 책을 내고 나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전에는 두려워서 용기 내지 못했던 일들을 조금씩 하게 됐다는 점인 것 같아요. SNS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고, 말하는 걸 많이 두려워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강의도 하게 되었어요.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제 얼굴이 지면에 실리게 됐다든가 하는 게 가장 큰 변화예요. 또 해외의 도서관에서 한국 교민들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하니 도움이 되는 강의를 해달라고 연락을 해와 온라인 강연을 한 적도 있어요. 책을 내지 않았다면 해보지 못했을 경험이니 많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Q 집에서 아이와 책으로 노는 책 놀이 방법 몇 가지 콕 찍어서 소개해주신다면?
A일단은 먼저 우리 아이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아요. 움직임이 많은 아이라면 신체적으로 노는 놀이가 좋고, 앉아서 뭔가 만들거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면 미술 놀이를 하는 게 좋겠죠. 아이가 어떤 놀이를 좋아하는지를 첫 번째로 고려해주세요.
또 많은 부모님들이 엄마표 놀이를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려워하는데,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하면 엄마도 편하고 아이도 쉽게 놀이에 참여할 수 있어요.
세 가지 정도의 책 놀이를 준비했는데, 먼저 아이들이 책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책이라는 물성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어린 아이는 물론 큰 아이도 할 수 있는 놀이 중 하나가 책 만들기예요. A4 용지 한 장을 두 번만 접어도 책이 되잖아요. 거기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이름을 적으면 나의 책이 돼요. 하트 모양으로 자르면 하트 책, 뭔가를 붙이면 팝업 책이 되는 거지요.
첫 번째 놀이는 ‘두루마리 모양 책 만들기’예요. 아이와 전통 이야기가 담긴 책이나 한지 질감이 살아 있는 책을 읽고 나서 놀이를 해보세요. 저는 《한지돌이》(이종철 지음/보림)를 아이들과 읽고 종이를 길게 말아서 만들어봤어요. 한지가 있다면 붙이고 만지면서 우리의 옛 종이를 느껴볼 수 있어요. 우리의 전통 책이 어땠는지, 또 만약 지금 이런 책을 본다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불편할지, 그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눠볼 수 있어요.
두 번째 놀이는 집 앞에 나가면 만날 수 있는 자연을 활용하는 거예요. 재료비도 안 들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코팅지에 꽃잎과 나뭇잎을 붙여 꾸미면 그림 액자가 완성돼요. 아니면 나뭇잎을 어떤 사람이나 동물의 머리라고 생각하고 아이와 미용실 놀이를 할 수도 있지요.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이수애 지음/한울림어린이)처럼 나뭇잎이나 낙엽이 나오는 책을 활용하면 좋아요. 아이스크림 막대나 나무젓가락으로 몸을 만들고 아이가 원하는 표정이나 얼굴을 나뭇잎에 만들어 붙여요. 아이가 손님이 되고 엄마가 미용사가 되는 등의 역할놀이를 하면 오랜 시간 놀 수 있어요.
세 번째 놀이는 초성 게임이에요. 아이들이 한글에 관심을 갖게 되면 끝말잇기라든지 스무고개 맞히기 같은 것을 많이 하게 돼요. 게임이나 퀴즈는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거의 없거든요. 《내 마음 ㅅㅅㅎ》(김지영 지음/사계절)처럼 한글의 자음을 가지고 자유롭게 말을 상상할 수 있는 책이 많아요. 집에서 스케치북이나 공책에 자음을 적어 퀴즈를 내고 알아맞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저는 감정이나 마음을 나타내는 단어를 같이 만들어봤어요. 아이와 감정을 교류할 수 있고 한글도 익힐 수 있어서 좋았지요. 또 《아홉 살 마음 사전》(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창비)에는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이 많이 나와요.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에게 문제를 내라고 하면 또 다르게 단어를 활용할 수 있어요.
Q 다음 책 출간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다만 책과 관련한 책을 몇 권 더 써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Q 이승연 사서에게 ‘책’이란?
A 저에게 책은 첫사랑인 것 같아요. 책을 펼치기 전에는 기대가 되고 설레는 마음이 들고, 책을 펼쳐서 읽었을 때 정말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발견하면 그 책에 흠뻑 빠지게 되니까요. 또 첫사랑은 완벽하지 않잖아요. 끝까지 못 읽을 수도 있고, 오히려 완벽하지 않을 때 더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행위가 독서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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