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을 잇는 도서관 안팎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내가 떠나고도 이 책상들은 남아 또 다른 누군가에게 품을 내어주고 그의 너저분함에 익숙해질 것이다. 그리하여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은 책상일 것이다. 우리는 겨우 지나가는 발자국이다. 책상 앞에 앉아 먼저 하는 생각은 나를 책상으로 이끈 이유와 가장 멀리 떨어진 생각뿐이다. 매일 출근하여 자리에 앉아 모니터의 전원을 켜며 나는 요즘 온통 이직 생각에 빠져 있
아이의 질문, 사서의 고민“아빠, 사서는 무슨 일을 해?”“그게…… 그러니까…… 어떤 사서는 세상의 수많은 책 중 자기 도서관에 꼭 필요한 것을 골라내고, 어떤 사서는 그 책을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기록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사람들이 공부하다 막힐 때 길을 찾아주기도 하고…….” 주제사서라는 직업상 학생이나 연구자들로부터 까다로운 질
클래식 작곡가의 팝송 〈All by Myself〉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팝송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의 곡을 들어보지는 못했어도 에릭 카먼의 팝송 〈All by Myself〉는 아마 익숙하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카먼은 클래식을 사랑한 음악가였다. 그는 깊이 심취해 있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의 선율을 팝송 벌스에 사용했고, 해당
진보초로 향하다도쿄의 진보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동네일 것이다. 나는 몇 년 전 동료 작가와 미시마 유키오를 취재하기 위해 진보초에 간 적이 있다. 우리는 고서점이 즐비한 골목을 오가며 작가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미시마가 자주 들렀던 고미야마 서점, 일본 문인들이 단골로 드나들던 카페 밀롱가 누에바까지. 반나절을 진보초에 머물며 책
1916년 겨울, 사서들의 손에 얇은 소책자가 한 권씩 조용히 건네졌다. ‘독서의 일곱 가지 기쁨’이라는 제목의 16페이지짜리 작고 얇은 책자였다. 펼치면 한 호흡에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 같고, 덮으면 금세 잊힐 것 같은 이 작은 책 안에는 오늘 우리가 ‘사서’라고 떠올리는 얼굴이 담겨 있었다.단정한 옷차림의 차분한 목소리, 그리고 책 곁에서 오래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면 가끔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던 지난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처럼 지금의 여름을 보낼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특히 도시에 산다면 이제 에어컨 없는 여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등학교 시절 여름방학의 어느 날, 더위와 싸우던 나는 마침내 나만의 피서법을 찾아냈다. 그날도 목덜미를 타고 등줄기로 흘러내리는 땀을 견디며 책상머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것들의 목록, 과연 그럴까사랑도 환금이 되나요?오래전 학생들과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에 대한 수업을 할 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화폐와 교환될 수 없는 것들의 명단을 나열했다. 목숨, 건강, 시간, 사랑, 가족, 친구, 반려동물 등등. 누군가는 가진 돈보다
이번 핫앤쿨 인터뷰에서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보듬어온 베스트셀러 《자존감 수업》의 저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홍균 원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윤 원장은 SNS가 일상이 된 ‘광범위한 비교의 시대’에 행복해지려면헬스클럽에서 덤벨을 들듯 아주 작은 것부터 ‘만족하는 힘’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자존감이 낮아져 무언가를 시작할
대중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나는 무료 도서관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지만,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앤드루 카네기 1848년, 열두 살 소년이 스코틀랜드에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러게니로 건너왔다. 아버지는 직공이었고, 공장이 들어서면서 일감을
“사서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책을 구해줄게”사서에 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은 박사 공부를 하던 시절에 생겨났다. 유럽에는 도제식 박사 수업이 있었는데, 아마 내가 그런 도제식 수업을 한 거의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싶다. 논문을 쓰던 초기, 지도교수와 2주에 한 번씩 만나 지도를 받았고, 논문에서 다루어야 할 고전을 한 권씩 읽어가고 그걸 교수에게 설명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