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들이 쉼 없이 쏟아내는 볼거리, 읽을거리들을 언제,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최근 진행된 정부와 민간의 독서 실태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러한 온·오프라인 자료에 대한 인식과 독서 선호도가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성인층은 여전히 전통적 독서 자료인 인쇄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반면 20대 이하로 갈수록 ‘전자책’과 ‘인터넷 콘텐츠’를 더 선호하며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온·오프라인 독서 자료는 모두 정보와 지식 습득에 유용한 수단이다. 각 매체별 강약점과 효과적인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지만 아직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독서 자료의 형태나 내용 전달 방식이 어떻게 바뀌든 읽는 사람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생각하며 따져 읽는지에 따라 그것을 이해하고 실제 활용하는 능력에 차이가 생기고, 삶의 격차로까지 이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사고력과 가치관이 다져지는 아동기, 청소년기의 독서 능력 부족은 욕구불만과 부적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밝혀낸 셔먼의 실험이나(Sherman, 1981), 성인기의 행복감이 독서 능력과 큰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밝혀낸 영국 국립독서재단의 연구 결과(National Literacy Trust, 2008) 등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
한편 세계도서관협회연맹(IFLA)은 2021년 발간한 IFLA 동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 중에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허위 정보와 음모론의 부정적인 영향이 심각하게 확산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거짓 및 조작 정보에 개인적 및 사회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통 방식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독서 환경 변화가 계속되면서 온·오프라인 정보를 읽고, 이해하고, 정확히 분석, 활용할 수 있는 독서 능력과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능숙한 사용 및 사실에 기초해 바르게 읽고 쓸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그러나 독서 능력이나 디지털 리터러시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훈련이 필요한 후천적 기술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책 속의 장면을 상상해보고,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을 책 속에서 찾아보며 분석하고, 실제 삶에서 체험해보는 긍정적인 독서 경험을 통해 올바른 독서 방법을 꾸준히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 청소년의 독서 능력과 문해력 증진을 높이는 독서 전략을 간단히 소개해보겠다.
색다른 독서 체험으로 독서 흥미와 참여도 높이기
독서 공간과 독서 자료에 변화를 주는 것은 정적인 독서 활동에 활기를 주며 자발적인 참여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가정, 도서관, 서점, 산과 바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책을 읽으면 같은 책을 읽더라도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며,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부분과 집중도가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는 독서 매체가 달라져도 마찬가지다. 전자책, 음성책,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활용은 책을 입체적으로 탐색하도록 이끌어준다.
일례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제공하는 AR, MR, XR실감형 독서 콘텐츠 서비스는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볼 수 있는 명작 도서, 직업 체험, 과학 실험, 도시·여행지 체험 등 다양한 간접 경험 제공과 함께, 자신의 사진과 목소리를 책 속의 인물과 결합하거나 역할놀이를 해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새로운 독서 경험 제공으로 인기가 높다.
《박씨부인전》 AR 캐릭터 카드 앞뒷면(좌), XR 책놀이 앱 화면(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스스로 고른 책과 권장도서 읽기를 병행하며 독서 주도성 높이기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골라서 읽도록 허용하는 것은 능동적인 독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유용한 일이다. 다만 수준과 맞지 않는 도서를 호기심으로만 선택했을 경우에는 관련해서 함께 볼 만한 양서나 매체를 권하는 것이 좋다.
‘질문하며 읽기’와 ‘연결하며 읽기’로 이해력과 생각하는 힘 기르기
책을 잘 읽는 사람들은 읽기 전, 읽는 동안, 읽고 난 한참 후에도 책에 대한 질문과 답 찾기를 통해 책과 대화하는 특징이 발견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자료에 대한 몰입과 기억력, 사고력이 증진된다고 한다(Alpert, 1987 / Zimmermann·Hutchins, 2003). 이해력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연결하며 읽기’ 질문 전략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책과 나를 연결(배경 지식)
책과 책을 연결(내용 이해)
책과 세상 연결(분석, 적용)
· 책 제목이 마음에 드나요? 어떤 점에서 그런 가요?
·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 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 저자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 과연 책과 같은 일이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을까요?
· 친구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면 뭐라고 소개하고 싶은가요?
'4단계 독서와 글쓰기 프로젝트’로 문해력과 표현력 높이기
읽고 쓰는 능력인 문해력(literacy)은 원활한 자기표현과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역량으로 성장기 아동, 청소년의 학습력과 사회관계, 자아상 형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교육 전문가들은 문해력의 핵심 요인으로 어휘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사로 존경받는 레이프 에스퀴스(Rafe Esquith)는 문해력과 학습력이 부족한 LA 지역 빈민촌 아동들을 위해 꾸준히 독서와 글쓰기 수업을 실행하며 성공적인 문해력 증진을 이끌어냈다. 그가 실행한 4단계 독서와 글쓰기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레이프 에스퀴스 ⓒ펭귄출판사
- 1단계: 일일 문법 테스트
매일 아침 30분 동안 20문제에 해당하는 문법과 낱말 쓰기 시험.
(낱말 찾기를 잘못 하거나 쓰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은 과제를 조절하며 지도한다.)
- 2단계: 주간 에세이
금요일마다 내는 숙제. 보통 한 페이지 분량의 짧은 에세이로 주제는 진지한 것에부터 사소한 것까지 다양.
(느끼고 생각한 점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격려하고 칭찬한다.)
- 3단계: 월간 책 보고서
월간 책 보고서 - 주인공, 적, 갈등, 배경, 줄거리, 절정, 결말, 주제.
(책 속의 주요 인물과 줄거리를 정리하고 자신이 생각한 주제를 적게 한다.)
- 4단계: 연간 본격적인 글쓰기
젊은 작가 프로젝트 - 모든 학생이 1년 동안 한 권의 책을 쓰는 것.
(에세이, 책 보고서를 수정 보완하거나 창작하여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하게 한다.)
김현애_한국독서지도연구회협동조합 이사장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독서교육전공 겸임교수와 한국독서지도연구회협동조합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 생애 독자를 위한 독서 강의와 독서 프로그램 개발, 운영에 노력하고 있다. 2015년 독서문화 진흥 유공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지난 1월 말, 우리나라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마스크를 자유롭게 쓰고 벗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 그렇다고 지금의 일상이 코로나19 발생 전으로 돌아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학교를 마음대로 가지 못했던 청소년의 교육과 건강 문제는 코로나19 발생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영국과 웨일스 모든 공공도서관의 리딩웰 프로그램
어린이를 평생독서가, 평생학습자로 자라날 수 있는 소양을 길러주는 학교도서관,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맞춰 읽기 방식의 다양화를 도와야 한다. 자신의 색깔로 책을 만나는 학교도서관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 10년 동안 학부모와 지역주민, 교직원, 아이들과 책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공통의 매개체로 인연이 되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
#12024년 11월 6일 점심 무렵 도쿄 쿠니타치역 부근에서 서경식 선생을 뵈었다. 아니, 서경식 선생께서 양손에 스틱을 쥐고 다리를 절면서 나를 마중 나오셨다. 몸이 불편하시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지만 그렇게 심한지는 몰랐는데, 그래도 선생의 따스한 목소리와 반겨주시는 몸짓은 여전하셨다. 점심식사 시간 즈음이라 우리는 함께 택시를 타고 자주 가신다는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