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가들]은 독서가 한 개인의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 책과의 관계 등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전문가 인터뷰 코너이다.
책 이외에도 인터뷰이의 전공이나 관심사에 관한 질문 또한 추가된다.
Q 우주를 설명한 가장 완벽한 책은?
A 프린스턴대학의 천체물리학과 교수 조 던클리가 지은 《우리 우주》를 추천한다. 빅뱅이론, 암흑물질, 초대칭성 이론 등 머리 아파 보이는 천문학의 어려운 이론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천문학 개론서로 밤하늘의 별을 볼 때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Q 우주에 갈 수 있다면 직접 가서 살펴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
A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 붉은 행성 화성에 가보고 싶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최초로 달에 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 이후 지금까지 달의 땅을 밟아본 지구인은 열두 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화성에 가본 사람은 없다. NASA는 인류를 다시 한 번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달 주변에 다음번 국제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를 구축할 계획이고, 이 루나 게이트웨이를 베이스캠프로 활용해 화성에 사람을 보낼 계획이다. 지금 박사과정 학생을 지도하면서 함께 화성의 대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다른 행성에서 사람이 살 계획이라면 한 차원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Q 당장 내일 지구에 혜성이 충돌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A 영화 <돈룩업>을 보면,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려고 할 때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정도다. 1. 지구와 함께 평화로운 최후를 맞는다. 2. 망해가는 지구를 탈출할 우주선을 만든다. 3. 다가오는 소행성의 경로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당신이라면 이 중에서 무엇을 택할 것인가. 나는 당연히 3번이다. 다가오는 소행성의 경로를 막기 위해서 다른 인공위성을 발사시킬 것이다. 실제로도 인공위성 ‘다트’가 그런 미션으로 2021년 11월에 지구를 출발했다.
Q ‘우주 주권’(또는 ‘우주 독립’)을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A 우주에 뭔가를 보내려면 반드시 인공위성과 로켓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로켓 기술을 확보했다. ‘이제 우리도 전세 끝, 자가 시작이다’로 비유할 수 있다. 지금은 로켓의 힘이 약해서 지구 저궤도까지밖에 못 가지만, 계속해서 로켓 기술을 개발하다 보면 점점 더 멀리, 높이 갈 수 있는 수송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Q 지구에서의 삶이 경이롭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
A 가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밝게 빛나는 목성, 토성, 화성을 볼 수 있다. 이 행성들은 맑은 날에는 맨눈으로도 잘 보인다. 지구에 태어났으니 이렇게 예쁜 밤하늘과 파란 하늘, 붉은 노을을 볼 수 있다. 만약 화성에서 태어났다면 파란 노을과 붉은 하늘을 보게 되었을 것이다. 지구에서 누리는 모든 순간이 경이롭다. 우리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서 지구를 본다면 한층 더 경이롭고 새로울 것이다.
Q 물리학을 공부하다 우주과학자라는 직업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물리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학문이다. 사물의 이치를 알고 싶다면 물리를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물리는 어렵다. 물리학이 다루는 다양한 범위의 과학 중에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다. 광학, 비선형복잡계, 플라즈마 등등. 그중에서 우주에 보낼 뭔가를 내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우주과학 실험실을 선택하면서 우주과학자로 방향이 정해졌다. 생각해보라. 우주에 나만의 별을 만들어 띄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
Q 죽기 전 반드시 우주로 보내고 싶은 인공위성이 있다면?
A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로 보낸 인공적인 물체 중에서 가장 멀리까지 나가 있는 것은 ‘보이저 1호’다. 보이저 1호가 태양권의 경계인 태양권계면을 벗어난 것이 2012년 하반기다. 보이저 2호가 2018년에 태양권계면을 벗어나면서 이제 인류는 태양권계면 바깥 성간물질의 공간에 두 개의 인공위성을 보내게 되었다. 나는 우리나라의 인공위성이 보이저들보다 더 멀리, ‘Beyond the Voyager’가 되어 우주로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별은 태양이고, 태양계를 벗어나 가장 가까운 별은 알파 센타우리다. 내가 만든 인공위성이 언젠가 알파 센타우리까지 닿았으면 좋겠다.
Q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해 평소 좋아하는 문장을 꼽자면?
A ‘희망만으로는 인간을 화성으로 보낼 수 없다. 우리는 위험과 비용을 최소화한 후에야 화성에 가야 하며, 또 갈 수 있다.’ 크리스토퍼 완제크의 《스페이스 러시》 12쪽에 나오는 문장이다. 우주로 보내는 모든 시도가 한 번에 성공할 확률은 희박하고, 내가 한 연구들의 과실을 나의 생전에 얻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모든 시도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Q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는 누구인가.
A 마이클 패러데이. 물리학자들에게는 전자기 유도 법칙을 만든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화학자로서도 대단히 많은 성과를 낸 과학자다. 내가 패러데이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초등교육 정도밖에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점에서 책 내용을 옮겨 적는 사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혼자 책을 읽고 공부한 덕택에 영국왕립학회 과학자의 조수로 들어갈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대중들과 아이들을 위한 대중 강연을 영국 왕립협회의 과학자들 중에서 최초로 시행하고, 크리스마스 강연과 대중 강연을 현재까지 이어가게 만든 과학자다. 과학자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서 내가 생각했던 역할을 그대로 해보이신 분이라 매우 존경한다.
Q 지구에서 우주를 느끼는 나만의 방법이 있는가.
A 아주 간단하다. 그저 고개를 뒤로 젖혀서 밤하늘을 보기만 하면 된다. 맑은 날에는 맨눈으로도 보이는 화성을 보며 우주를 생각한다. 밝은 달을 보면서는 이번에 우리가 만든 다누리가 무사히 달에 도착할 그날을 생각한다.
Q 우주인이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A 요즘은 그래픽 노블도 아주 잘 나오고 있어서 재미도 있고, 정보도 많이 담고 있다. 앨리슨 윌거스, 와이어스 예이츠의 《화성 프로젝트》, 마리옹 몽테뉴의 《오늘, 우주로 출근합니다》,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의 《우아한 우주》, 앨런 스턴, 데이비드 그린스푼의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등을 추천한다.
Q 과학기술위성 1호가 인간의 모습으로 지구에 온다면 뭐라고 말하고 싶은가.
A 그동안 우주에서 정말 고생 많았다. 이제 나와 함께 더 멀리 갈 꿈을 꾸어보자.
황정아가 추천하는 책 다섯 권
《랩걸》(호프 자런)
여성 과학자의 삶과 과학을 향한 열정에 대한 이야기. 미국에 있는 여성 과학자도 한국에 있는 여성 과학자처럼 힘들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여성 과학자들을 위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자각을 하게 만든 책.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앨런 스턴, 데이비드 그린스푼)
로켓 발사의 불꽃을 보며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몇 분밖에 안 되지만, 그 한 순간을 위해 수년에서 수십 년을 헌신해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책. 우주 탐사 미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난한 노력을 해왔는지 알게 되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존 돈반, 캐런 주커)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들의 살아갈 권리,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 보통사람들의 기록을 보여주는 책. ‘냉장고 엄마’라는 지극히 비과학적인 비난이 통했던 사회를 지나서 자폐인도 세상을 함께 살아갈 존재라는 인식이 마련되기까지의 고통스런 역사를 되새겨보는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배우는 계기가 된다.
《스페이스 러시》(크리스토퍼 완제크)
우리는 도대체 왜 우주에 가야 할까? 안전한 지구를 두고 엄청난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고 굳이 화성에 가야 할까? 인류의 달과 화성 정착은 가능하기는 한 일일까? 기압, 중력, 방사선, 온도, 어느 것 하나도 해결하기가 만만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냥 지구를 잘 고쳐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의문을 단 한 번이라도 품어본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이보다 더 유쾌하고 신랄하게 우주여행과 테라포밍에 대해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비판한 책은 없었다. 우주 개발의 과학적 가능성과 경제적 가치에 대한 질문들에 이 책은 가장 적확한 답을 하고 있다.
《코스모스》(칼 에드워드 세이건)
《코스모스》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과학 분야 부동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동명의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어 7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 1980년대에는 이 책을 읽고 과학자의 꿈을 꾸게 된 이들을 가리켜 ‘코스모스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내가 《코스모스》를 제대로 읽은 것은 고등학생 때였다. 나 역시 코스모스 세대의 한 사람이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카이스트에 진학해 우주물리학을 공부했다. 코스모스(Comsos)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며 카오스(Chaos)에 대응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내포한다. 그리고 우주가 얼마나 복잡하고 미묘하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지에 대한 인간의 경외심이 이 단어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황정아_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물리학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천문우주과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이스트 물리학과 대학원 시절 과학기술위성 1호의 우주물리 탑재체를 제작하면서 우주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 한국천문학회 이사, 한국우주과학회 이사로 재직 중이다. 우주로 보내는 우주탐사 미션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을 사랑한다. 저서로는 《우주날씨 이야기》 《푸른빛의 위대한 도약: 우주》 《우주미션 이야기》 등이 있다. 2023년 발사 예정인 4기의 편대비행 위성 도요샛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2008년 세계 3대 인명사전 가운데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09년 판에 등재되었다.
지구인으로 살면서 우주 날씨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누리호와 다누리의 발사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바로 지금, 우주로 나아가고 있는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 이야기를 알아보자. [강연 개요]1. 우주 날씨 이야기- 근 우주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 우주 환경의 3요소, 태양복사 환경, 태양입자 환경, 지구자기장 환경 - 극항로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태양 폭발
서울시립대 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책이 아닌 ‘사람’을 빌릴 수 있다. 2000년 봄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로부터 시작된 ‘사람책’ 프로젝트는 현재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처음에 사람책은 난민이나 소수자 등 쉽게 만나기 어렵고, 목소리를 잘 들어볼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누구나 사람책이 되어서
Book 메신저는 책과 언어 그리고 독서를 매개로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모색하는 분들을 만나는 인터뷰 코너이다.7월호에서는 경운초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글 쓰는 사서’ 강상도 선생님을 만났다.책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통해 책과 독서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A 안녕하세요. 경운초등학교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