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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에세이] 황인숙의 고양이와 함께하는 독서 - <오후의 예항>, 냉담한 목가

황인숙_시인
2023-04-06 00:00
황인숙_시인 황인숙_시인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면서 시단에 데뷔했다. 시집으로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자명한 산책》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있다. 최근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를 펴냈다. 현대문학상(2017), 김수영문학상(2004), 동서문학상(1999)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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