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서 칼럼]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_①창작 과정의 의미와 도서관의 역할
최유진_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정보학 박사과정
2025-03-2010:44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인간의 지식 습득과 사고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022년 11월에 공개된 OpenAI의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단순한 문서 요약이나 프로그래밍 보조를 넘어, 글쓰기부터 박사과정 수준의 연구 지원까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AI가 인간의 역할을 점점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특히 창작과 창의적 사고처럼 오랫동안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으로 여겨져 온 영역마저 AI가 침범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까, 아니면 인간의 창의력을 제한하는 기제가 될까? 이 궁금증에 도서관은 어떠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고 제공하는 역할 외에도 창작 활동을 장려해왔다. 3D 프린터나 제작 공방을 갖춘 메이커 스페이스(MakerSpace)를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제 AI와 함께 변화하는 창작 과정에서 도서관은 어떠한 역할을 할지 고민할 시점이 왔다. AI와 인간이 협력해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도서관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지식의 창조, 공유, 혁신의 가치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미국 도서관에서의 창의적 활동을 위한 AI 활용 사례
미국의 공공 및 학술 도서관에서는 AI를 창작 지원 도구로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ibrary Journal》과 《American Libraries Magazine》에도 게재된 최근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시립도서관의 AI 스토리텔링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시립도서관(Palo Alto City Library, PACL)은 AI를 활용한 창작 워크숍을 운영하며, 참가자들에게 AI 기반 스토리텔링 경험을 제공한다. 2023년 4월 ‘AI 스토리텔링(AI Storytelling)’ 행사에서 참가자들은AI를 활용한 창작을 직접 경험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ChatGPT, ElevenLabs, Stable Diffusion, DALL-E와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해 짧은 이야기와 시를 창작하고,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음성을 활용해 이야기를 내레이션했다. 참가자들이 완성한 영상은 편집해 도서관의 Reboot Room YouTube 채널(https://www.youtube.com/@ReBootRoom)에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생성형 AI 의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히는 것은 물론, AI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며 인간의 창의성이 AI의 자동 생성 능력과 결합될 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배웠다.
또한 팔로알토시립도서관은 웹사이트 내 ‘AI@PACL’ 페이지(https://library.cityofpaloalto.org/ai/)를 운영하며, AI 관련 행사 일정과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AI 전문가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할 줄 아는 청소년들에게도 지역사회 내 강연, 워크숍, 토론 그룹을 통해 AI 지식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캔자스주립대학 도서관의 AI 스튜디오
캔자스주 맨해튼에 위치한 캔자스주립대학(Kansas State University)의 헤일도서관(Hale Library)에서는 2021년부터 선더랜드재단 혁신연구소(Sunderland Foundation Innovation Lab, SFIL) (https://lib.k-state.edu/technology/innovation-lab/)가 ‘AI 스튜디오(AI Studio)’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학생과 교수진, 지역 주민 모두가 AI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열린 실험 공간을 지향한다. 스튜디오에는 ChatGPT나 DALL-E 같은 웹 기반 생성형 AI부터 더 심층적인 작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오픈소스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까지 갖추어져 있어, 이용자 목적에 따라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Stable Diffusion과 스탠포드대학(Stanford University)에서 만든 대규모 언어 모델인 Alpaca를 활용해 AI 프로그래밍을 직접 시도해볼 수 있다. 이용자들은 생성형AI를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AI 작동 원리와 응용 방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간단한 센서나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처럼 비교적 저사양 컴퓨팅 환경에서도 AI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TinyML’ 접근을 지원하고, 메이커 스페이스 기능도 결합해 레이저 커팅이나 3D 프린팅에서도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AI가 레이저 커팅과 3D 프린팅 과정에서 오류를 감지하거나 작품용 이미지를 자동 생성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학내 구성원은 AI 기술을 손쉽게 접하고, 실제 제작까지 연결되는 모든 과정을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다.
창의성의 본질: 창작 과정의 의미
창작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만이 아니라 과정에서 얻는 경험이다. 작가는 단번에 걸작을 써내지 않고, 오랜 연습과 실패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전시킨다. 창조를 위해 겪는 시행착오 자체가 의미를 가지며, 이러한 과정이 창의성을 자라게 한다. 한편, AI는 데이터를 조합하고 변형하여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지만, 인간처럼 자신만의 감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AI는 인간의 창작 과정을 효율화하고 새로운 발상을 유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과정 자체를 단축하거나 생략하게 되면 창작의 본질과 창의성이 희미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도서관은 AI를 창의적 과정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기술의 활용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자유롭게 실험하고 실패를 경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한 가지 방향이 될 수 있다. AI를 어떻게 개념화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더욱 창의적인 사회를 만들 수도, 반대로 창조의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출처>
AI and the public. (2024, November 11). Library Journal.
텍사스대학교 오스틴(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UT Austin) 정보학 박사과정 4년 차에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사람들의 학습 과정(특히 흥미 개발과 창의성 지원)을 돕는 AI 기반 정보 시스템이다. 인공지능과 도서관의 역할을 다루는 미국 박물관·도서관 서비스 연구소(The Institute of Museum and Library Services, IMLS) 지원 프로젝트에 펠로우로 참여 중이다.
성남에서 남한산성 남문 방향으로 오르는 산길은 낭만적이다. 봄이면 좌우로 길가에 벚꽃이 만발해 터널을 이룬다. 5월, 눈부신 녹음인가 하면 어느새 단풍이 온 산을 곱게 물들인다. 한겨울 계곡을 타고 불어오는 찬바람은 오히려 상쾌하다. 산성의 오랜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계절은 무심하게 오고 간다. 역사와 문화, 자연과 생태, 건강과 힐링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자 티켓 하나로 유럽 전역을 누비고 다니다두 달 동안 유럽의 도서관을 탐방하고 돌아왔다. 공공도서관의 최신 트렌드와 코로나19 이후 도서관의 변화와 대응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새로 건립된 도서관이나 대규모 공공도서관들을 중심으로 다니다 보니 도시와 도시를 여행하며 국경을 자주 넘나들게 되었다. 총 16개국 62개의 도서관을 방문했는데, 주로 유레일패스를
도서관 사서가 영화에? 영화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다. 당연히 사람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직업도 있다. 물론 도서관 사서는 아니다. 영화에서 사서는 가끔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도서관에 갔을 때 만나는 사람으로 잠깐 등장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물론 도서관에 간 주인공이 사서와 만나지 않고 나오는 경우는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