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방문한 쌍문동은 콘텐츠에서 만난 이미지와 비슷했습니다. 북한산과 도봉산이 가까이 보이고, 우이천이 흐르며, 골목골목마다 주택들이 이어져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었죠. 1960년 이전에는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대부분이었으며, 이후 인구가 급증하며 주택과 상가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특히 1980년대 중반 도시 개발 사업이 시작되며 서울의 주택지로 주목받기 시작하였으나, 급격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의 형태를 띠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쌍문동에서 가깝게 보이던 눈 내린 북한산
서울이지만 높은 빌딩 숲이 가득하지 않고, 사람 사는 냄새 나는 잔잔한 동네, 쌍문동. 오늘은 잔잔한 쌍문동 인근의 매력적인 책방 세 곳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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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사유>
*본 콘텐츠는 취재 시점을 기준으로 제작되었으며, 편집 과정 중 해당 공간이 2025년 11월 20일부로 폐업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삭제보다는 공간을 기억하고 아카이빙한다는 의미로,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겨둡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역사’와 ‘미술’을 주제로 하는 큐레이션 책방, ‘사유의 사유’입니다. 12시 30분부터 문을 열어 이른 오후에도 들를 수 있는 곳입니다. 방학사거리 근처 주택가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멀리서 봐도 ‘여기가 사유의 사유이구나!’라고 알 수 있습니다. 입간판이 있어 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사유의 사유 외관(좌) | 사유의 사유 입간판(우)
책방은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의 크기이지만, 꽤 많은 책이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드톤 책장과 그에 어울리는 가구들, 그림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세상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을 줍니다.
사유의 사유 내부 전경(좌) | 책장의 사이사이 놓인 소품들(우)
에어컨 옆에 책방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서점 <사유의 사유>는 ‘세상 모든 것의 역사’라는 주제로 큐레이션 한 도서들을 소개하는 역사•예술 전문 동네서점입니다.“
사유의 사유 안내문
책장 가운데,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는 역사 관련 책들이 큐레이션되어 있습니다. 역사서의 종류가 매우 다양했는데요. 한 인물이나 물건, 언어의 역사를 다룬 책부터 역사적 사건에 관한 책, 우리나라 역사에 관해 총망라한 책 등 흥미로운 선택지가 많았습니다.
또 한편에는 책방, 서점에 관한 책들과 한강 작가님의 책이 큐레이션되어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예술, 특히 미술에 관한 책이 큐레이션되어 있었습니다. 에드워드 호퍼에 관한 책을 몇 권 발견했는데, 책방에서 제 취향의 작가를 알아갈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방에 놓인 책장에 빼곡히 진열된 책들
책방 곳곳에 책방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다양한 소품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타자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책방을 방문한 사람들이 타자기를 사용해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또 사장님이 타자기를 이용해 몇몇 책에 코멘트를 달아두신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타자기(좌) | 타자기로 적은 사장님의 도서 코멘트(우)
소파와 의자, 자유롭게 꺼내 읽을 수 있는 샘플북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잠시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는데 아지트에 앉아 책을 읽는 것 같은 평온한 순간이었습니다.
앉아서 책 읽을 수 있는 공간들
다양한 강연과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동네 아지트 같은 공간, 사유의 사유. 역사와 예술이라는 명확한 장르의 큐레이션 도서들이 있는 사유의 사유에 방문해 보면 어떨까요?
사유의 사유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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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서점>
두 번째로 찾은 신고서점은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총 6개의 층으로 운영 중인 헌책방입니다. 덕성여자대학교 정문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덕성여자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동네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진짜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신고서점 외관(좌) | 신고서점 층별 안내(우)
원래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2대째 운영되던 헌책방이었는데 해당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덕성여대 앞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건물 한 채가 통으로 책방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입구에 ‘묵은 종이와 활자의 향기’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건물 뒤편에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구에 적힌 문구(좌) | 신고서점 주차장(우)
1층은 휴게실로 운영되고 있으며, 잔잔한 노래가 흐릅니다. LP가 많았고, 캡슐 커피가 있어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지하 1층과 2~4층은 모두 책장이 가득했고, 계단에 있는 책장에도 책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습니다. 모든 층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책이 가득 쌓여 있었고, 층마다 책장 구조가 다 달라서 한 층씩 구경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신고서점의 다양한 책장 구조
헌 책을 파는 곳이라 색이 바랠 정도로 오래된 책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론서나 원서, 참고서, 문제집, 문학 등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책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세트로 구비된 책이나 잡지가 많았고, 곳곳에 옛 공연이나 영화 포스터들도 있어 박물관에 온 것 같았습니다. 책장과 책장 사이에 의자를 하나씩 놓아 앉아서 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빛바랜 헌 책들 | 잡지 전권 세트 | 책장 사이 놓인 의자 | 옛 공연 포스터 소품들
책이 많은 만큼 찾기 쉽게 층마다 도서 검색 컴퓨터를 놓아 책 위치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북한산이 보인다는 옥상 쉼터에 올라갔는데 아쉽게도 제가 방문했을 때는 폭설로 미끄러워 출입할 수 없었습니다. 옥상 쉼터에는 벤치 등이 마련되어 있고,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탁 트인 북한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곳곳에 위치한 도서 검색 컴퓨터(좌) | 신고서점 계단에서 보이는 풍경(우)
날씨 좋은 날 신고서점을 찾아 박물관 같은 책방을 구경하고, 북한산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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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도>
마지막으로 찾은 신선한 비주얼의 책방, 책가도는 쌍문동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2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책방 입구가 보입니다.
책가도 입구
책방 입구부터 검은 자개장과 함께 책방에 대한 안내문이 놓여 있습니다. ‘책가도’는 책장과 책을 문방구, 기물, 과물(果物)과 함께 그리는 그림을 의미하는 말로, 책방 ‘책가도’에 들어서면 마치 한 폭의 책가도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고 합니다. 책장처럼 사용되는 자개장은 책방 사장님이 외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입구에 놓인 자개장과 책방 안내문
책방은 온통 검은색 자개장으로 가득합니다. 책방에 들어가는 문손잡이도 자개로 만들어져 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자개로 만든 모빌이 달려 있었습니다. 이 모빌은 책방을 찾는 손님들이 자개에 쓴 방명록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방명록을 자개에 적는 것도, 그걸 모빌로 만든 것도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자개 문양 문손잡이(좌) | 자개에 적는방명록(우)
책방 책가도에서는 자개장이 책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개장의 문을 떼고 책을 진열해 책장처럼 쓰고 있기도 하고, 여닫이 서랍 안에 책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책가도에서 책장으로 쓰는 자개장
자개장과 더불어 타자기, 화병 등 다양한 소품들이 비치되어 있어 책방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창가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책을 꺼내다 그곳에 앉아 읽을 수 있습니다. 책방에서 북토크와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된다고 합니다.
소품으로 비치한 타자기와 창가에 마련된 자리
사진, 예술, 문학, 에세이 분야의 도서가 큐레이션되어 있으며 패브릭 포스터와 사장님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책보자기, 엽서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책가도의 다양한 큐레이션 도서들과 책보자기 & 책보자기 블라인드 북
그동안 많은 책방을 방문했지만, 가장 신선한 비주얼의 책방이었습니다. 새롭고 독특한 비주얼의 큐레이션 책방을 찾고 있다면 자개장이 가득한 책가도를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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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예술이라는 주제의 큐레이션 도서들이 있는 사유의 사유, 마치 박물관 같은 헌책방 신고서점, 신선한 비주얼의 책가도까지. 오늘은 도봉구, 특히 쌍문동에 있는 세 가지 색깔의 동네책방들을 방문했습니다.
차가워지는 겨울, 낮은 집과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인 쌍문동에서 은은하게 각자의 매력을 뿜어내는 책방들을 찾아가보면 어떨까요?
취재/글 : 최인턴*
* 책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장소에서 독서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 자연 속에서 책을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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