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팟”은 독립서점, 도서관, 북카페, 복합문화공간 등 책과 관련된 이색 공간을 소개하고 해당 장소에 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오늘은 옛 성현들의 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혜화동에 담긴 이야기와 책 냄새가 가득한 책방들을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중심인 ‘성균관’과 그 주위를 지키고 있는 ‘동양서림’, ‘풀무질’입니다.
성균관: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31 유림회관 혜화문: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307
동양서림: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271-1 풀무질: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19 지하
혜화동은 혜화라는 지명보다는 ‘대학로’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는 서울의 거대 상권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서울대학교병원, 마로니에 공원 그리고 다양한 소극장들이 자리하고 있어 유동 인구가 매우 많은 지역 중 한 곳이죠!
혜화문으로 가는 길에
발견한 아기자기한 벽화
혜화동의 이름은 4소문 중 하나인 혜화문에서 따왔는데요. 1396년에 창건된 혜화문은 한성에서 강원도와 함경도 지역을 오가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홍화문’이었지만 창경궁에도 홍화문이 존재해 중복을 피하고자 혜화문으로 바꿨다고 전해집니다.
사실 이 혜화문에는 아픈 사연이 있는데요. 1928년, 일제가 보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문루를 헐어버렸고, 1938년에는 전찻길을 만들면서 남은 석축마저 철거해버려 과거 혜화문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재 이 혜화문은 1992년부터 시작된 공사를 통해 복원된 것이죠.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옛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저는 수많은 볼거리가 있는 혜화동에 있는 책방을 돌아다니면서 혜화동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책방들을 돌아다녀서일까요? 성균관이 가장 눈에 띄었답니다. ☺
성균관은 후신인 성균관대학교 바로 옆에 있는데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니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균관은 기록에 따르면 고구려 소수림왕 2년에 설립된 ‘태학’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 고려시대로 들어와 국자감이 1362년에 성균관으로 바뀐 뒤 조선시대에 계속 대학의 명칭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성균관은 역사가 오래된 장소인 만큼 구석구석 볼거리가 정말 많은 공간이었는데요. 특히 제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성균관 대성전 앞에 있는 두 그루의 은행나무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알겠지만 그 사이즈가 다른 나무들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사람을 한순간에 개미로 만들어버리는 크기였죠.
이 은행나무의 나이는 모두 최소 450년으로 승정원일기, 숙종실록, 신증동국여지승람 등과 같은 역사적 기록물에도 자세하게 나와 있어 현재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유생들이 이용했던 진사식당, 유생들의 기숙사인 서재, 성균관의 사무실인 정록청 등 당시 유생들이 사용했던 장소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죠.
그리고 이 성균관을 둘러볼 때 한 가지 꿀팁 아닌 꿀팁을 드리자면 유튜브에 “동양풍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해 들으면서 둘러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ㅎㅎ 실제로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이 된 느낌이 드실 거예요!
이렇게 둘러볼 곳이 많은 성균관을 짧은 시간 동안 다녀온 것이 한편으로는 매우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는 오늘보다 긴 시간 동안 성균관이라는 공간을 더욱 세세하고 자세하게 둘러보자는 다짐을 하고 이곳을 떠나 책방으로 향했습니다. ☺
저는 버스를 타고 혜화로터리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혜화로터리 바로 앞에 신간 서점으로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동양서림’이 저를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
혜화동 로터리에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는 터줏대감, ‘동양서림’
1953년 혜화동 골목길 모퉁이에서 시작하고 1년 뒤 혜화동 로터리로 자리를 옮긴 ‘동양서림’은 이곳에서 3대를 거쳐 약 70년 동안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노고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미래 유산으로 선정되었죠.
책방을
가득 채운
책들
처음 동양서림에 들어섰을 때는 정말 다양한 책들이 있다는 게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일반 서적뿐만 아니라 잡지, 참고서, 시집 등 장르 불문하고 가지각색의 책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다양한 연령대의 발길이 드나드는 곳이라 그런 걸까요? 어린 친구들이 이곳에서 참고서를 고르는 상상을 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기특하네요. ㅎㅎ
‘혜화동’이라는 노래가
들리는 듯합니다. ☺
곳곳에는 동양서림의 오래된 역사를 알려주는 듯한 사진들과 신문 기사가 있었습니다. 찬찬히 서점 내부를 둘러보다가 가만히 이것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동양서림에 대한 책방지기님의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
동양서림을 이용할 때
주의사항!
동양서림은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은 둘러보셨으면 하는 책방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있었고, 구석구석 책방지기님의 손길이 느껴져 책 한 권을 구매해서 읽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피었습니다. ㅎㅎ 동양서림에서 추천하는 책 리스트 또한 있으니 책방지기님의 취향도 알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죠. :)
혜화동의 터줏대감, 동양서림에서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저는 점심 식사 후 혜화동의 또 다른 역사 ‘풀무질’로 향했습니다.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풀무질’
풀무질은 서울에 단 2곳밖에 남지 않은 인문사회과학서점으로 1985년에 개점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바로 옆에 있습니다. 풀무질은 1985년 개업한 이후 1993년부터 2019년부터 은종복 전 책방지기님이 운영하셨고 현재는 4명의 젊은 청년들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느껴지는
철학자들의 카리스마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건 다양한 철학자들의 그림으로 둘러싸인 초록색 복도였습니다. 왠지 모르게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여기서 책을 사지 않으면 혼날 것 같았답니다. ㅎㅎ
“사상의 불을 지피는 책방”
풀무란 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뜻합니다. 책방 풀무질은 책으로 뿌리를 내린 사상의 숲을 거닐며 주워 모은 땔감으로 지피는 사상의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는 책방이 되고자 ‘풀무질’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학생운동의 아지트, 사회운동 공간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벽면을 가득 메운
인문 서적
인문사회과학서점이라 소설, 철학, 역사 등과 같은 인문 서적이 주를 이뤘고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집, 참고서 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도 딱 2곳밖에 남지 않은 인문과학서점이라 이런 모습은 처음 봤는데 낯설면서도 또 색다른 공간이었습니다.
풀무질에서는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독서 모임 또한 개최하고 있는데 인문사회과학서점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비건, 동물권, 페미니즘 등 다양한 인문 사회와 관련된 독서 모임과 북토크, 대담회 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파는 것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넓은 책방 속에서 이런 작은 공간들을 발견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재미를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ㅎㅎ
학생들과의 추억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풀무질이었습니다.
. . .
혜화동 인근 책방 이야기는 ‘성현들의 자취와 책 이야기, 혜화동 책방 - 2’에서 계속됩니다
취재/글 : 김인턴*
*3형제 인형 집사. 양재역 돌프리마켓에서 입양해 온 아이들인 눅이, 망이, 윙이를 키우고 있다. 눅망윙은 우울하거나 힘들 때 만지면 힐링되는 쌍둥이와 막내로 구성된 3형제들이다. 집사는 아이들의 옷을 사기 위해 열심히 발품 팔고 있는 중이다.
“북스팟”은 독립서점, 도서관, 북카페, 복합문화공간 등 책과 관련된 이색 공간을 소개하고 해당 장소에 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화려함으로 둘러싸인 강남, 푸르름을 자랑하는 선정릉에 담긴 이야기와 선정릉 인근의 책들로 가득 찬 장소들을 이어서 소개합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 미처 담지 못한 ‘최인아책방’, ‘콜링북스’를 공유
“북스팟”은 독립서점, 도서관, 북카페, 복합문화공간 등 책과 관련된 이색 공간을 소개하고 해당 장소에 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오늘은 화려함으로 둘러싸인 강남에서, 푸르름을 자랑하는 선정릉에 담긴 이야기와 선정릉 인근의 책들로 가득 찬 장소들을 가져왔습니다. 가지각색의 책방들은 때로는 소소하기도, 때로는 아늑하기도 한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