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란_소설가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 〈불란서 안경원〉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풍선을 샀어》 《일요일의 철학》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가정 사정》 《반대편 사람 주의》,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혀》 《복어》, 중편소설 《움직임》, 짧은 소설집 《후후후의 숲》, 산문집 《조경란의 악어 이야기》 《백화점-그리고 사물, 세계, 사람 소설가의 사물》 등을 펴냈다. 문학동네작가상, 현대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하루가 다르게 해가 짧아지더니 어느새 겨울이 코앞이다. 2025년도 얼마 안 남았구나 하는 생각에 한 해를 되짚어보다가 그만 길지도 짧지도 않은 내 인생까지 돌아보게 됐다. 길 위에 떨어져 뒹구는 마른 잎들이 언제 윤기 나는 초록을 지녔었는지 흔적을 찾기 어렵듯, 지금 늘어지고 주름진 피부에서 한때 빛나던 내 젊음을 찾아볼 수 없다. 너무도 당연한 자연의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과 온화한 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고 느끼는 순간, 봄은 이미 한창 무르익은 것이다. 매화, 산수유, 벚꽃, 철쭉…… 봄꽃놀이 인파로 지방도로가 출렁일 때마다 나도 뒤처질세라 들썩거려 보지만, 나의 바쁜 일상은 늘 SNS에 올라온 꽃 사진만 들여다보다 꽃이 다 졌다는 소식으로 마감하곤 한다.나를 간질이듯 속삭이는 봄 햇살, 살랑이는 봄
작년 이맘때부터 출근 전 아침 알람 시간이 빨라졌다. 평소에는 오전 7시 29분에 맞춰져 있던 시간을 7시 24분으로 5분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유는 식물들에게 물을 주기 위해서. 철쭉, 실남천, 청짜보, 오엽송, 꼭지윤노리, 석화회, 고려담쟁이……. 어느덧 하나둘 늘어난 나의 반려 분재들의 이름이다. 분재는 원예 식물들과는 다르게 물 주기에 훨
하루가 다르게 해가 짧아지더니 어느새 겨울이 코앞이다. 2025년도 얼마 안 남았구나 하는 생각에 한 해를 되짚어보다가 그만 길지도 짧지도 않은 내 인생까지 돌아보게 됐다. 길 위에 떨어져 뒹구는 마른 잎들이 언제 윤기 나는 초록을 지녔었는지 흔적을 찾기 어렵듯, 지금 늘어지고 주름진 피부에서 한때 빛나던 내 젊음을 찾아볼 수 없다. 너무도 당연한 자연의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과 온화한 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고 느끼는 순간, 봄은 이미 한창 무르익은 것이다. 매화, 산수유, 벚꽃, 철쭉…… 봄꽃놀이 인파로 지방도로가 출렁일 때마다 나도 뒤처질세라 들썩거려 보지만, 나의 바쁜 일상은 늘 SNS에 올라온 꽃 사진만 들여다보다 꽃이 다 졌다는 소식으로 마감하곤 한다.나를 간질이듯 속삭이는 봄 햇살, 살랑이는 봄
작년 이맘때부터 출근 전 아침 알람 시간이 빨라졌다. 평소에는 오전 7시 29분에 맞춰져 있던 시간을 7시 24분으로 5분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유는 식물들에게 물을 주기 위해서. 철쭉, 실남천, 청짜보, 오엽송, 꼭지윤노리, 석화회, 고려담쟁이……. 어느덧 하나둘 늘어난 나의 반려 분재들의 이름이다. 분재는 원예 식물들과는 다르게 물 주기에 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