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특히 공교육의 위기, 사교육 의존, 교권 약화, 청소년들의 불안과 스트레스 문제에 주목한다.
AI 시대를 맞아 우리 교육이 창의성·공감·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하며,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정치권 역시 단기 성과 중심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장기적으로는 독서국가를 지향하는 공동체로의 변화와 연대를 촉구하고 있다.
AI 시대 독서를 중심으로 우리의 삶과 교육의 재편을 모색하는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의 독서국가론을 경청해본다.
더 라이브러리(이후 ‘더 라’):저서 제목이 ‘교육을 반대합니다’로 매우 도발적인 타이틀입니다. 우리 교육 시스템의 어떤 부분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나온 화두인지 궁금합니다.
김영호 의원(이후 ‘김 의원’): 제가 국회 교육위원장으로 2년 활동하면서 대한민국의 초중등 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종합적으로 점검을 하게 되었고요, 특히 초등학교 아이를 키우다가 얼마 전에 우리 아이가 중학교 1학년 입학을 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이 정말 비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구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특히 학벌 중심 사회 속 우리 교육에서의 도가 지나친 경쟁, 줄 세우기 교육 등등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이런 교육과정과 교육환경 속에서 커가는 것이 정말 맞는지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을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교육을 반대합니다’라고 정하게 되었죠.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있듯, 우리 정부 5년 동안에 이 모든 숙제를 다 뿌리 뽑을 수는 없을 것이고요. 단계별로 점차적으로 교육개혁을 통해서 대한민국 교육의 정상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에서 교육개혁의 방향성 정도는 잘 설정해 제시하고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쓰게 됐습니다.
더 라: 정치권에서는 늘 ‘교육개혁’을 말하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이자 교육위원장으로서 보시는 한국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 의원: 우리가 역대 정부에서 교육개혁을 하는 과정 속에서 주로 손을 보았던 것이 입시제도 개선과 수능 개편 방향 등이고 정부가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계속 개선을 했는데, 사실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은 만족하지 못했잖아요. 저는 오히려 교육개혁의 문제점은 교육부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노동시장의 개혁 없이 교육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사회에 가장 큰 병폐로 학벌주의가 굉장히 만연해 있잖아요. 좋은 대학 가고 좋은 기업을 가지 않으면, 특히 고등학교 졸업하고 건설 쪽이나 택배 노동자가 되면 그것을 굉장히 폄하하는 사회가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를 낳자마자 명문 고등학교, 또 특목고를 보낼 각오로 영어유치원엘 보내기 시작해요.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막 해가지고 명문 중학교, 명문 고등학교, 명문대로 해서 대기업을 가는, 이게 하나의 공식이 됐잖아요. 그래서 저는 노동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교육개혁은 사실 불가능하다고 봐요. 하루빨리 교육부 장관, 또 고용노동부 장관, 산자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모여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빨리 만들고 그 과정 속에서 교육개혁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도 진짜 우리가 필요한 교육을 실현시킬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라: AI 시대, 미래 교육의 주춧돌로 ‘독서’를 가장 먼저 놓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김 의원: 교육위원장으로서 AI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 이런 고민을 하다가 전문가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독서다, 그 이유는 AI 시대엔 질문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거예요. 다만, 사실 디지털 문명이 시작되고 나서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에 너무 익숙해지고, 또 AI 시대를 맞이해서 결국은 결과물을 쉽게 터득하는 사회가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이 깊은 사고를 하지 않고, 또 책보다는 디지털에 익숙하고, 쇼츠 이런 거에 많이 익숙하다 보니 문해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독서를 국가 정책으로 전환해서 생애주기별 독서 정책을 한번 추진해보자,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거창한 슬로건 같지만 ‘독서국가’라는 걸 우리의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그래서 많은 전문가 그룹, 또 사서 교사 선생님들, 출판 관계자들 등 여러 명이 모여서 토론도 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독서국가를 나름대로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요. 이것을 저는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현실화시키고 제도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더 라: 의원님이 그리는 ’독서국가’의 구체적인 구상을 듣고 싶습니다.
김 의원: 제가 국회 교육위원장으로 독서국가 선포식도 했습니다. 독서국가를 추진한다고 그랬더니, 많은 동료 의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이 독서국가라는 거창한 구호로 정치적인 캠페인을 하는 것으로 인식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시작할 때부터 이것을 캠페인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아까 언급했듯이 이것을 현실화시켜야겠다, 우리 삶 속에 독서의 한 부분을 분명히 자리매김해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어요.
두 가지 트랙이 있는데요.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독서 프로그램, 독서를 제도화시키는 방안을 생각했는데 그 첫 번째가 조기 독서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영어 유치원을 대체할 수 있는 독서 어린이집과 독서 유치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 이미 시작을 했어요, 서울시는요. 주요 핵심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네이밍도 우리가 전달하기 좋아서 ‘독서 유치원’이라고 하지만―책 보는 동화 어린이집, 책 보는 유치원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이제 네이밍은 많이 바뀔 겁니다.
‘독서 유치원’과 ‘독서 어린이집’의 핵심은 ‘북 마스터’라는 새로운 개념의 전문 인력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배치하는 데 있습니다. 북 마스터는 아직 한글을 완전히 깨우치지 못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책을 바탕으로 토론과 놀이 활동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5세에서 9세 아이들이 책을 자연스럽게 가까이하고,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느끼며, 책을 매개로 친구를 사귀고 대화하는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교육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독서국가의 핵심은 바로 조기 독서거든요. 5세에서 9세, 이 기간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독서 어린이집과 독서 유치원으로 전환시켜서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시킵니다. 그러고 나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독서 중점 초등학교를 갑니다. 지금 서울시가 이미 11개 학교를 지정 발표했거든요. 앞으로 굉장히 많이 확대할 텐데요, 독서 중점 학교를 다시 또 다니게 됩니다. 독서 중점 학교는 자기가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는 학교인데요, 한글을 읽을 수 있고 또 이미 책에 재미를 느끼는 아이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는 시기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더 다양한 책을 읽고 자기의 관심 분야를 책을 통해 터득하게 되는 그런 시기가 되는 거죠.
중학교에 입학하면 지금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자유학기제가 독서학기제로 전환됩니다. 왜냐하면 자유학기제는 굉장히 취지가 좋은데, 사실 지금 자유학기제가 시험을 안 보는 1년이잖아요. 중학교 1학년 때. 이때 사교육을 또 학부모님들이 굉장히 많이 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이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못 살리고 있다면 독서학기제로 전환을 하는 거죠. 이때는 정말 공교육이 선생님이 아이의 독서 취향을 파악해서 선생님과 전문가들이 책을 권유하도록 하는 기간이 됩니다. 그래서 “너는 어릴 적부터 이런 성향의 책을 많이 봤으니 지금은 이런 책을 더 보는 건 어떻겠니?” 아니면 “넌 인문 쪽의 책을 많이 봤으니 이제는 과학 쪽의 책을 한번 보는 건 어떻겠니?” 이렇게 공교육이 중심이 돼서 다양한 책을 읽어보게 하는 이 시기가 바로 자유학기제에서 독서학기제로 전환되는 시기가 되겠죠.
그래서 5세에서 9세 사이의 ‘독서 골든타임’에 읽은 책과 독서 경험을 중학교까지 이어가고, 그 기록을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독서 기록은 학부모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고교학점제, 수강신청, 대학 진로 상담에도 활용할 수 있어 더 좋은 컨설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어떤 책을 읽어왔는지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과 적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아이의 진로를 고민하고 결정해나가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말씀드렸던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하는 소프트웨어의 독서국가론이고요. 또 한 가지는 지자체에서 또 독서국가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거는 뭐냐면, 독서가정, 독서마을, 독서도시, 독서국가로 가는 길인데요. 사실 제가 독서국가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독서가정을 꾸리는 거예요. 제가 이렇게 독서국가, 독서도시를 많이 얘기하면서도 저 자신도 집에서 책 읽는 일을 소홀히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부모님들이 책을 보는 가정은 아이들도 책을 본다는 통계도 있잖아요. 그래서 아이를 위해서라도 부모님들이 억지로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셔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뭔가 좀 유인책을 써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한 가정이 거점 도서관, 작은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면 그 기록이 나오지 않습니까? 이용하는 만큼 독서 포인트도 제공하고, 지자체에서 문화상품이나 바우처도 좀 제공하고, 대출 기간도 늘려주고, 대출할 수 있는 책의 양도 좀 늘려주고, 책 배달 서비스도 해주는 등 독서가정에 대해 많은 혜택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2019년 제가 살고 있는 가재울뉴타운 지역에 서울시립도서관 유치가 확정되었거든요. 2027년도에 완공이 될 겁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제가 서부교육청에다가 한번 의뢰를 했어요. 이 가재울 도서관과 인근 초중고에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느냐? 아무 계획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인근에 있는 북가좌초등학교, 연가초등학교, 가재울초등학교에 서부교육청을 통해서 도서관과 학교 연계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거든요. 이것이 발판이 돼서 지금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서울시 전수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25개 구에 하나 이상의 도서관을 다 소유하고 있더라고요. 그 도서관과 인근 초중고가 독서 교육프로그램을 연동하는 과정이 결국은 독서마을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조건이거든요.
학교와 도서관의 연동 교육 프로그램이 구축된다면,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 책과 더불어 여러 가지 분야를 도서관에서 다 볼 수 있겠죠. 도서관은 미래와 과거와 역사와 인물이 다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정말 다양하고 풍성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로 독서마을이거든요. 그래서 독서마을, 독서가정이 잘 준비되고 도서관과 학교가 잘 구축이 되면 독서토론 동아리를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는데, 이 독서도시 차원에서는 많은 재정과 인력을 투자해줘야 합니다. 그런 지자체의 단체장들을 독서도시의 단체장으로 저는 인정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미 6개 도시에서는 독서도시를 선언했고, 제가 지금 말씀드렸던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이분들이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에 그와 같이 시행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계속 독서도시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제가 장황하게 말씀을 드렸지만 독서가정, 독서마을, 독서도시가 촘촘히 이루어져서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이것이 바로 제가 꿈꾸는 독서국가가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 라: ‘독서국가’를 제안하는 데 영향받은 인물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 의원: 제가 책에 많은 분량을 할애해 소개했는데요, 장재식 전 장관님에겐 두 아들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장하석 교수와 장하준 교수. 이 자제분들이 어떻게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역사상 이례적으로 나란히 교수가 됐는가 궁금했는데, 집을 방문해보니 식탁 위에 밥상이 차려져 있는 게 아니라 책들이 가득 쌓여 있더라고요. 장하준, 장하석 교수님이 어릴 적 봤던 책들은 다 장재식 전 장관님이 미리 읽고 자제분들한테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설명을 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 아들들이 아버지로부터 들은 책을 직접 도서관에서 빌려 습관적으로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제가 알기로는 《코스모스》라는 책 있잖아요, 그 책도 영어 원문을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그 책이 반납이 안 되니까 학교 측에서는 아버지가 빌려 간 책인 줄 알고 부모님한테 연락을 해 책을 돌려달라 하니 부모님은 몰랐던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장하준 교수님이 중학교 때 미국 유학 한 번도 가지 않고 사교육을 한 번도 안 받았는데 영어 원문을 보고 있더라는 거예요. 아버지가 너무 신통하잖아요. 그래서 “넌 어떻게 그 책을 읽게 됐니?” 그랬더니, 아버지가 그 책을 읽는 걸 보고 아들이 ‘나도 한번 읽어봐야지’ 아주 사소한 동기로 책을 읽게 됐다는 거예요. 그 가정 자체가 책에 관심이 많고 책에 아주 익숙하고, 어떻게 보면 독서가정이라고 해야겠죠. 한 가정의 이런 가풍이나 문화가 자녀들이 세계적인 석학으로 커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저는 믿습니다.
더 라: 의원님은 ‘K-에듀테크’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중 교육용 대안 스마트폰인 ‘알파폰 프로젝트’가 특히 흥미로운데요.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 의원: 제 처가 우리 아이 중학교 입학식엘 갔는데, 선생님과 우리 애가 심각한 대화를 하는 모습을 봤답니다. 그래서 제 처가 선생님한테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그랬더니 우리 아이가 스마트폰이 없냐고 묻더랍니다. 그래서 “없습니다” 했더니, 그러면 어머님이 아이들 단톡방에 들어오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는 거예요. 현실이 녹록지 않구나 싶었죠.
제가 왜 알파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냐. 전 세계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간 날부터 계속 우리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언제 사줘야 하냐는 고민을 하죠. 왜냐하면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가끔 통화를 해야 할 일이 있고, 또 위치 추적을 할 필요가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깐 부모님들도 그렇고 저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학생들이 다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이 없으면 걱정이 되는 거죠. 우리 아이가 아이들한테 따돌림받지 않을까? 이 세상에 너무 뒤처지는 게 아닐까? 이런 심리 때문에 결국 사주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 스마트폰의 주류 사회를 바꿔야 한다, 생각하고 제가 한번 전 세계를 다 스크린을 해봤어요. 그러다 영국의 한 시민단체를 찾게 됐는데, 그 시민단체는 1년 만에 37만 명의 시민들이 함께 동참한 단체로, 내 아이가 16세 이상이 될 때 스마트폰을 사주자, 16세 이전에는 사주지 말자라고 연대한 모임이에요. 거기에 제가 “당신들과 함께 연대하고 싶다” 연대를 신청하고 그쪽에서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 동의해 연대를 했는데, 그때 제가 한 가지 질문한 게 있어요. ‘나는 연대는 하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의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대안폰을 하나 만들고 싶다’라고 편지를 보냈죠. 매우 의미심장한 답변이 왔는데, ‘우리도 영국에서 제조사를 찾고 있다. 다만 대한민국 같은 기술 핵심 국가가 대안폰을 만든다는 것은 매우 기대되는 일이다’라는 거였어요. 저는 이걸 보고 ‘와, 대한민국의 핵심 기술이 정말 유럽에서도 인정받는구나’ 싶었죠.
그러면서 어떤 것을 알게 됐냐면, 알파폰이나 에듀 안심폰을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지난 4월에 국회 대정부 질문 때 교육부 장관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학부모님들이 굉장히 깊은 고민을 하는데, 이제 우리 교육부가 나서서 대한민국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제조사와 함께 아이들의 디지털 중독을 최소화시키면서 아이들이 원하고 학부모들이 원하는 안심폰을 만들어보자. 교육부 장관께서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씀하셨고, 대정부 질문 끝나고 따로 또 만나서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했거든요.
기술적인 부분에서 그런 폰은 손색없이 만들 수 있는데, 이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과 우리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이 에듀 안심폰 공론화를 이제 시작할 생각입니다. 집단지성의 지혜를 모아서 교사, 학부모, 아이들의 교육 공동체가 하나의 공론화를 통해 새로운 대안폰을 만든다 그러면, 이 공론화 과정이 대한민국의 교육 공동체를 더 튼튼하게 해줄 것이고요. 또 우리나라의 핵심 기술이 정말 디지털 중독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에듀 안심폰을 개발한다 그러면 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K-에듀가 될 것 같아요.
더 라: 독서가 가정의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의원님의 아버지인 김상현 전 국회의원에게 추천받은 책 중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요?
김 의원: 아버지는 책을 굉장히 많이 보셨어요. 저희 아버지가 징역 생활을 5년 이상을 하면서 책을 봤는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얘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마키아벨리를 좋아하지는 않으세요. 다만 500년 전 《군주론》에 나왔던 이야기가 현재 사회에서도 통용되는 것에 대해 아버지는 굉장히 놀라움을 갖고 계셨고요.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이 책에 담겨 있는 내용은 매우 잔인하고 윤리적이지 않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보면서 반성해야 한다는 얘기를 오히려 역설적으로 하셨어요.
아버지가 80년 5월 5.18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되셨을 때 책이 아무것도 반입이 안 되었는데, 유일하게 반입되는 게 성경책이었대요. 그래서 그때 아버지가 성경을 보고 가톨릭 신자가 되셨는데, 성경 얘기도 많이 하셨죠. 아버지는 본명이 베드로시거든요. 함세웅 신부님께 “저는 베드로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셨대요. 함세웅 신부님이 왜 베드로가 되고 싶냐 그랬더니, 열두 제자 중에서 가장 인간다운 사람이 베드로다, 가장 꾀도 많고 거짓말도 하고 예수님한테 가장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세 번 부정했던 베드로가 가장 인간답다고 하셨답니다. 제 판단은 아버지가 가톨릭 신자로서 완벽한 신앙인이 될 자신이 없으셨던 것 같아요.
더 라: 말씀하신 미래 교육의 청사진이 담긴 《교육을 반대합니다》를 가장 먼저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김 의원: 저는 첫째는 학부모님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책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을 반대하고 비판을 하지만, 저 역시도 이 비판의 대상자 중 하나거든요. 저도 우리 아이가 공부 정말 잘했으면 좋겠고 좋은 대학 갔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있어요. 인간의 그 욕구를 정치가 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조금은 절제하자는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학부모님들이 이 책을 통해서, ‘그래, 내가 우리 아이한테 좀 너무 심했지.’ ‘우리 아이 잠도 못 자게 하면서 숙제를 하라고 하고, 운동장에서 뛰어놀지 못하게 하면서 사교육을 시켰는데, 학원 하나 정도는 줄여줘야겠다. 우리 아이에게 좀 자유를 줘야겠다.’ 이런 생각의 전환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하나 있어요.
두 번째로는, 교육부 관계자와 정치인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교육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 사회에는 여러 모순이 있고, 그중에서도 특히 노동 문제가 교육과 깊이 연결되어 있거든요. 정치인들과 각 부처가 다 이 문제에 공감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서 우리 교육이 정상화하는 데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라: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김 의원: 가치보다는 사실 저는 대한민국이 분업화되고 또 산업화되고 AI 시대가 되면서 ‘공감’이 많이 사라지는 사회가 되는 것 같아요. 가정도 핵가족 시대고, 다 독립적이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사회, 공동체가 무너진 사회,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회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AI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한 책을 보면서 남의 경험을 책을 통해서 얻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요. ‘공감’이 있는 사회, 공감이 하나하나가 모여 정말 따뜻한 공동체가 구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공감’ 있는 사회를 만들자,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영호_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교육위원장
제20, 21, 22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제22대 국회 전반기 교육위원장, 제21대 교육위원회 간사, 제22대 국회 교육위원장. 제22대 국회의원 연구단체 한반도 평화 네트워크 대표의원. 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 역임. 저서로 《교육을 반대합니다》 《중국, 차이를 알면 열린다》가 있다.
남이섬을 화제적인 관광지로 만든 강우현 대표는 제주도에 내려와서 탐나라공화국을 설립하고, 헌책을 모으고 쌓아서 헌책도서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화장실, 식당, 길가의 벤치에 책을 놓자 새로운 문화공간이 생겨났다. 돌, 구름, 개미 등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하면서 관계를 맺는 것이 이야기를 만드는 시작이라고 말하는 강우현 대표,탐나라공화국이 제주도의 미래유산
신구문화상(新丘文化賞)은 신구문화사의 창립자 故우촌 이종익 선생(1923-1990)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한 우촌 정신을 미래 세대로 잇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한 상이다. 상은 ‘올해의사서상’, ‘올해의책’ 총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며 이번 제1회 시상식은 10월 19일 제60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리는 제주컨벤션센터 전시
더 라이브러리 ‘석학 인터뷰’는 우리 시대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을 모시고삶과 독서에 관한 풍성하고도 깊이 있는 경험과 철학을 나누고자 기획되었다.이번 호에서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를 만나 삶을 더 창조적으로 만들어주는 독서에 대해 인터뷰했다. [인터뷰 개요]1.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삶 “스스로 생산하는 삶, 타인의 시선에 구속되는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