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진_소설가
202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 소설집 《밤의 반만이라도》가 있음.
이 그림책을 처음 보면 웃음이 나온다. 주인공인 거북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바삐 걸어가다가 언덕 위에서 굴러 떨어지는데, 그 바람에 몸이 뒤집히고 만다. 혼자서 몸을 다시 뒤집어보려고 버둥거리는 거북. 마침 지나가던 참새가 “거북아, 뭐 해?” 하고 묻는다. 이어지는 거북의 대답이 걸작이다.“보면 모르니? 수영 연습하고 있잖아.” 뒤집어진 몸으로 팔다리
책으로 하는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놀이, ‘낙서’동네 어린이도서관에서 ‘책 제목 끝말잇기’, ‘책에서 나온 단어 맞히기’ 같은 놀이가 안내되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쉽게도 우리 집 어린이들은 이런 놀이에 참여한 적은 없지만, 집에서는 책의 다른 쓸모를 일찌감치 발견했다. 책을 가능한 한 높이 쌓아 올리는 놀이였다. 다행히 책을 펼쳐 그림을 따라
삶의 대부분을 서점에서 보낸다. 나는 습관적으로 나의 일터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 은밀하고도 흥미로운 딴짓을 소개해야 할 텐데…… 왜 자꾸만 지질한 이야기나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롱폼인 책을 판매하는 사람이, 정작 책을 저 멀리 내팽개친 채 타인의 짧은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이야기를 할 참이다. 어쩌다가 시선
이 그림책을 처음 보면 웃음이 나온다. 주인공인 거북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바삐 걸어가다가 언덕 위에서 굴러 떨어지는데, 그 바람에 몸이 뒤집히고 만다. 혼자서 몸을 다시 뒤집어보려고 버둥거리는 거북. 마침 지나가던 참새가 “거북아, 뭐 해?” 하고 묻는다. 이어지는 거북의 대답이 걸작이다.“보면 모르니? 수영 연습하고 있잖아.” 뒤집어진 몸으로 팔다리
책으로 하는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놀이, ‘낙서’동네 어린이도서관에서 ‘책 제목 끝말잇기’, ‘책에서 나온 단어 맞히기’ 같은 놀이가 안내되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쉽게도 우리 집 어린이들은 이런 놀이에 참여한 적은 없지만, 집에서는 책의 다른 쓸모를 일찌감치 발견했다. 책을 가능한 한 높이 쌓아 올리는 놀이였다. 다행히 책을 펼쳐 그림을 따라
삶의 대부분을 서점에서 보낸다. 나는 습관적으로 나의 일터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 은밀하고도 흥미로운 딴짓을 소개해야 할 텐데…… 왜 자꾸만 지질한 이야기나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롱폼인 책을 판매하는 사람이, 정작 책을 저 멀리 내팽개친 채 타인의 짧은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이야기를 할 참이다. 어쩌다가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