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지_작가
2002년 출생. 2019년 월간 [시인동네]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시를, 202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희곡을, 2026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잉걸 설탕》을 펴냈다. 2024년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저는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걸 좋아하지만, 실은 공예를 잘하지도 못하고 끈기도 부족합니다. 소질 있다는 말을 듣고 덜컥 시작한 목공은 나무를 자르고 조립하는 것보다 사포질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슬쩍 발을 뺐고, 우드 카빙은 조각도에 손을 베인 뒤 학을 뗐습니다. (수저 세트를 몇 년째 완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팬데
진주를 좋아한다. 10년이 넘게 쓰다 말다 하는 소설이 있는데, 글이 막힐 때마다 진주를 찾아간다. 그러다가 정이 들었다. 갈 때마다 비가 내린 덕분에 한적함을 마음껏 즐긴 진주성도 좋았고, 거울처럼 잔잔하고 은은하게 달빛을 비추던 진양호도 좋았다. 비 내려도 좋고 날 맑아도 좋으니 진주는 내게 언제라도 좋은 도시다.이번에는 태풍과 함께였다. 역대급이라고
얼마 전 큰아이가 디즈니플러스라는 OTT로 어릴 때 보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를 보기에 나도 슬그머니 옆에 앉았다. 예전에 재미있게 봤고 음악도 기억에 남는 만큼 지금 봐도 감명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하지만 잠깐 보는 동안 진행이 어찌나 더디던지 지루하고 답답해서 계속 보고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어느새 갖가지 ‘숏폼’ 콘텐츠와 스피디한 스
저는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걸 좋아하지만, 실은 공예를 잘하지도 못하고 끈기도 부족합니다. 소질 있다는 말을 듣고 덜컥 시작한 목공은 나무를 자르고 조립하는 것보다 사포질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슬쩍 발을 뺐고, 우드 카빙은 조각도에 손을 베인 뒤 학을 뗐습니다. (수저 세트를 몇 년째 완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팬데
진주를 좋아한다. 10년이 넘게 쓰다 말다 하는 소설이 있는데, 글이 막힐 때마다 진주를 찾아간다. 그러다가 정이 들었다. 갈 때마다 비가 내린 덕분에 한적함을 마음껏 즐긴 진주성도 좋았고, 거울처럼 잔잔하고 은은하게 달빛을 비추던 진양호도 좋았다. 비 내려도 좋고 날 맑아도 좋으니 진주는 내게 언제라도 좋은 도시다.이번에는 태풍과 함께였다. 역대급이라고
얼마 전 큰아이가 디즈니플러스라는 OTT로 어릴 때 보던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를 보기에 나도 슬그머니 옆에 앉았다. 예전에 재미있게 봤고 음악도 기억에 남는 만큼 지금 봐도 감명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면서. 하지만 잠깐 보는 동안 진행이 어찌나 더디던지 지루하고 답답해서 계속 보고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어느새 갖가지 ‘숏폼’ 콘텐츠와 스피디한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