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통해 유럽과 한국의 그림책 작가를 인터뷰하셨어요. 그림책 작가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 있나요.
A 그림책은 5세 어린이도 볼 수 있지만 50세의 어른도 볼 수 있는, 그래서 저마다 연령대에 맞춰서 자기 삶의 키워드를 얻어갈 수 있는 놀라운 매체라고 생각하는데요, 평화나 사랑이나 우정처럼 어른들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생각이나 가치, 아이디어 등을 이야기를 통해 5세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게 풀어야 해요. 쉽게 설명하기 위한 창작의 고통이 심한 매체인데, 어렵게 작업을 해서 보는 사람은 쉽게 보도록 만들어주겠다는 창작자의 자세가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책 작가는 수용자하고 열심히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예술가들이고, 그 겸손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또 그림책은 위계질서나 기성사회를 끌고 가는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부터 굉장히 멀리 있는 책이기도 해요. 그림책 작가는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미미하고 작고 사소하고 힘도 없고 화려하지 않은 작은 존재들, 그렇게 빛이 가지 않는 곳 구석구석을 눈여겨보는 작가들인 거예요. 기성사회를 움직이는 위계질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한국에서든 프랑스나 벨기에서든 그림책 작가를 만날 때마다 느꼈습니다.
Q 지금 가장 만나보고 싶은 그림책 작가는 누구인가요.
A 프랑스 작가 ‘아드리앵 파를랑주’를 만나보고 싶어요. 한국에도 책이 여러 권 나와 있는 작가인데요,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리본》 《내가 여기에 있어》 같은 책이 대표작이에요. 이분을 인터뷰해보고 싶은 이유는 현대의 그림책 작가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잘 보여주는 작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흔히 동화책하고 그림책하고 만화책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아요. 사실 어린이책이라는 이유로 별 구분 없이 그냥 다 동화책이다, 혹은 동화 그림책이다, 하는 식으로 불리기도 하죠. 그런데 그림책은 글과 이미지 외에 책을 만들 때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어요. 크기나 두께, 종이 질 선택 또는 가공을 넣을지 말지 하는 것들……. 그러니까 책을 사물로서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작가 본인이 결정하고 그걸 창작의 재료로 쓰는 유일한 매체가 그림책입니다.
만화작가 같은 경우 ‘이 책이 어떤 모양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자기 작업에 곧장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만화책들이 꽂혀 있는 서가를 생각해보면 책들의 크기가 균일하죠. 그런데 그림책을 큐레이션하고 소장하시는 분들은 다 고통을 호소해요. 그림책은 책꽂이에 정렬해서 꽂을 수 없는 책이거든요. 책의 생김새가 작품하고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런 맥락에서 저는 ‘그림책답다’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잘 쓰는 작가가 좋은데, 대표적인 젊은 작가 중 한 명이 아드리앵 파를랑주입니다. 예를 들어 《리본》을 보여드리면 가름끈을 표지하고 연결해서 보면 끈이 리본으로 보이죠. 풍선이라는 페이지를 열면 풍선 줄로 보이고요. 또 큰 뱀의 혀가 되었다가 그 다음 장면에서는 바로 작은 뱀이 돼요. 뱀의 혓바닥처럼 보였던 게 작은 뱀의 몸처럼 보이는 거예요. 가름끈이 이 책의 크리에이티브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게 그림책 작가다운 창의성이라고 생각해요.
《L'Enfant chasseur》는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책인데, 이야기가 시작됐을 때 색필름을 모양에 맞춰서 놔야 해요. 이렇게 놓으면 겹쳐진 부분에만 보이는 형상이 있어요. 그냥 볼 때랑 겹쳐서 봤을 때 서로 다른 이미지가 나타나는데, 그게 다 이야기 안에 나오는 형상들이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화면만 보는 게 아니라 그림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몸을 움직이게 할 수 있어요.
Q 그림책에서만 볼 수 있는 창작의 좋은 사례들이 있을까요.
A 한국에서도 가름끈을 그냥 단순히 어떤 재료의 부속물로 쓴 게 아니라 이야기에 결부시킨 사례가 있어요. 최민지 작가님의 신간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올 줄이야》인데, 구석에서 외로워하던 소녀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위에서부터 끈이 내려와요. 친구가 이 끈을 붙잡고 올라가요. 올라간 곳이 어디냐 하면 책의 세상이에요. 동아줄처럼 내려온 게 책의 가름끈이었던 거죠.
또 하수정 작가님의 《파도는 나에게》라는 책은 우리가 일상을 살다가 답답해서 바다 보러 가고 싶다고 할 때가 있잖아요, 딱 그 마음을 다루고 있는 책이에요. 텍스트는 ‘파도 소리가 듣고 싶을 때’라고 쓰여 있지만 그림은 이 화자가 지금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계속 보여주면서 바다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고조되는 효과를 주고 있어요. 가야겠어, 결심을 하고 바다에 도착하고 이런 장면이 나와요.
이게 반투명지죠. 트레팔지라는 종이들이 켜켜이 단차를 두고 만들어져서 이걸 쫙 펼쳤을 때 입체감이 생기면서 파도가 형성돼요. 혹시 이 책을 갖고 있는 독자님이 계시면 이걸 꼭 쓰다듬어보라고 말씀드려요. 파도 소리하고 매우 흡사한 소리가 나요. 이 단차가 주는 사운드의 시차 때문에 철썩철썩하는 느낌으로 들리거든요.
하수정 작가님을 인터뷰로 뵌 적이 있는데 종이에서 나는 소리까지 고려한 게 맞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이것도 그림책 작가만 하는 창의적인 활동인 거예요. 어떤 종이를 써야 파도를 독자한테 선물처럼 갖다 줄 수 있을까, 책 안에서 고민하면서 그림책만의 독특한 창의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또 그림책다운 창의성을 잘 활용한 책으로 루리 작가님이 그림 작업을 한 《도시악어》를 소개하고 싶어요. 그림을 원래대로 보려면 90도로 돌려야 해요. 표지에서 암시하는 게 있는데요, 이 책은 읽기 방향을 돌리게 하는 책이에요. 그게 무의미하지 않고 서사하고 한몸이 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저는 이 그림책을 보실 때 앞뒤 표지를 꼭 보라고 권해드려요. 특히나 표지를 열어서 한 번에 보면 또 다른 메시지가 나타나는데, 이런 것들이 그림책다운 연출의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여기 보면 머리는 도시에 있지만 몸은 물속에 있죠. 이 악어가 지금 처한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장이에요.
줄거리는 어쩌다가 인간들이 사는 도시에 오게 된 악어 이야기예요. 인간들은 악어의 외모가 너무 무섭다고 생각해 배제하고 소외시켜요. 잘 지내보려고 애를 쓰는 장면이 굉장히 마음 아프게 그려져 있는데요, 제가 흥미롭게 보는 장면에는 ‘여기에서 나는 저런 모습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걸까’라는 텍스트가 쓰여 있어요. 악어가 백화점 쇼윈도에 있는 가죽 가방, 가죽 액세서리 같은 것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여기서 환영받으려면 저 모습이어야 하는가’라고 생각해보는 장면이에요. 내가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 여긴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아, 이런 감정을 느끼는 독자들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죠.
자아에 대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때 텍스트 방향이 바뀌어요. 이때 문장을 읽으려면 책을 이렇게 들어야 해서 이 순간부터 읽기 방향이 가로가 아니고 세로로 바뀌죠. 뭔가 겉도는 느낌을 받았던 공간과 내가 나를 만나는 공간, 이렇게 전반부 후반부를 나눌 때 가로로 보던 것을 세로로 바꾸게 하니까 공간 이동이 되는 효과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책이어서 아쉬움이 있지만, 그림책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너무 좋은 사례여서 소개합니다. 벨기에 작가 안 에르보의 《월요일》이라는 책이에요. 올록볼록한 후가공이 들어가 있는데요, 이런 게 이야기의 어떤 요소로 쓰이거든요. 시간을 의인화한 책인데, 이들이 사는 마을의 계절이 바뀌고 풍광이 계속 바뀌는 서정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지다가 겨울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드라마가 시작돼요.
여기, 먼 북쪽에서부터 찬바람이 몰려오는 걸 그렸는데 아까 표지에서 봤던 오돌토돌한 후가공이 들어가 있어요. ‘형합’이라고 부르죠. 눈이 내리면서 주인공이 점점 눈에 싸여서 형상이 사라져가요. 이 장면이 아주 결정적인 장면인데, 모든 게 사라지고 백지가 남았어요. 어떤 책을 보셔도 사실 백지가 나오는 장면은 경험하기 힘들잖아요. 우리는 독자 입장에서 여기까지 왔으면 눈이 너무너무 많이 쌓여서 지금 모든 게 다 덮였구나, 하고 이 장면을 무의미하지 않게 보는 거예요. 눈으로는 지금 보이는 게 없을 거예요. 근데 만지면 있어요. 아까 오돌토돌한 형합 가공을 여기에 넣어놔서, 월요일이 사라진 것 같은데 이렇게 만지면 여기에 월요일이 있구나 하고 감지할 수 있어요.
이 책은 시간의 소멸에 관한 것, 즉 ‘흘러간 시간은 어디로 가는 걸까’라는 상당히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질문을 그림책 한 권으로 만든 거예요. 시간의 사라짐이라는 주제 의식을 극도로 잘 표현하기 위해 처음에서 끝으로 갈수록 종이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게 했어요. 만져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책인 거죠. 종이도 사라지고 내용에 있는 시선도 사라지는 것을 같이 경험하게 돼요.
이런 식으로 책이 갖고 있는 구석구석의 요소들을 내 이야기에 어떻게 활용하면 독자들이 훨씬 더 풍요로운 경험을 할까, 고민하는 것이 그림책 작가다운 창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Q 도서관에서 그림책 전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A 방금 보여드렸던 사례들처럼 작가가 어떤 의도와 마음으로 책이라는 사물을 만들어냈는지, 구석구석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잘 이해하는 데 있어 사실은 책만으로는 전달이 안 될 때가 많아요. 《월요일》 같은 경우는 독자들이 모르고 지나치기도 하죠.
그런 맥락에서 그림책이 제작되기까지 작가들은 ‘더미북’이라는 견본 책을 많이 만들거든요. 더미북을 보면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스케치를 했는지를 알 수 있어요. 버전이 1일 때와 2일 때, 3일 때와 4일 때, 최종 책으로 나왔을 때 어떻게 바뀌어왔는가를 따라가면서 보면 책이 훨씬 더 깊이 있게 이해돼요.
도서관에 책만 딱 놓인 것보다는 작업 과정을 같이 눈여겨볼 수 있는 부가적인 전시 콘텐츠가 있으면 독자들이 그림책을 더 사랑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우리나라 그림책 전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도서관에서 그림책 작가한테 연락해 아트 프린트 전시를 기획하거나 추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들었어요. 아트 프린트는 사실 엄격하게 말하면 원화가 아니기 때문에 작가들 입장에서는 그 전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이 없어요. 물론 자기 작품을 좀 더 널리 알리려는 홍보 목적이 있을 때야 도움이 되겠지만, 아트 프린트를 만들어서 보내는 데 작가가 들이는 수고에 비하면 얻는 게 많이 없다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아트 프린트 한번 걸어볼까’ 하는 식으로 책을 소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하나는 그림책은 그림도 중요하고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책이 가지는 물성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림책 전시를 할 때 마지막 이 물성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전시될 때가 있어요. 그림책 속의 이미지를 따와 미디어 아트를 돌리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간, 진보된 전시를 보고 싶어요. ‘그림책다운 게 뭘까’, ‘그림책이 갖고 있는 물성을 공간으로 푼다면 어떻게 풀어야 할까’, ‘그림책이 몸을 움직이면서 읽게 하는 매체라고 했듯, 관람객들이 어떻게 이동하면서 보면 이 그림책의 독특한 점을 잘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까지 들어간 전시 기획이 이제는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그림책 전시에 관심 있는 분들께 줄 수 있는 감상 팁이 있다면 저희 독자분들께 살짝 귀띔해주세요.
A 그림책 전시는 보통 그림책의 모든 이미지를 다 걸어놓는 게 아니고 선택된 일부 장면만 전시할 때가 많잖아요. 책에서는 순차적으로 보던 것을 그중 몇 장면만 떼어내 벽에다가 걸어놓고 보는 거란 말이죠. 그림책을 읽는다는 게 일련의 이미지의 엮음을 감상하는 거라면, 전시장에서 그림책의 이미지를 만난다는 것은 한 장면에 머문다는 뜻이에요. 그 한 장면에서 어떻게 뭘 얻어 갈 것인가의 관점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미지를 잘 읽어내거나 나한테 각별한 의미가 있게 기억하려면 질문을 많이 할수록 좋아요.
내가 보고 있는 이미지 앞에서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뭐라고 이름 붙이면 좋을까, 질문해 보시길 권해요. 이 느낌이 뭘까. 그러면 어떤 이미지는 공포스러운 장면이 그려져서 ‘무서워’라고 그 감정을 규정할 수도 있죠. 평화로운 풀밭을 보고 ‘나에게 평온함을 준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이렇게 이미지를 대하고 내 안에 피어오르는 느낌이나 감정을 나만의 단어로 규정해보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이게 왜 유의미하냐면, 그렇게 규정하고 나면 연상이 일어나요. 평화롭다, 그럼 나한테 평화롭게 기억된 장면이 또 뭐가 있었지? 질문하게 되고, 다른 게 또 생각나죠. 이런 식으로 자문자답을 하면서 비슷한 걸 본 게 없나, 누구한테 들은 말들 중 생각나는 게 없나, 봤던 책 없나…… 연상되는 것들을 많이 발굴해놓으면 그게 다 이야깃거리가 돼요. 그림책 하나의 장면에서 시작해 내 이야기로 많이 연결되게 하는 감상 방법이 좋은 것 같아요.
Q 도서관에 그림책 큐레이션 관련 주제를 제안한다면 어떤 주제를 추천하고 싶나요.
A 제가 좋아하는 알랭 드 보통이란 철학자 책에 이런 문장이 있어요. ‘예술은 그 내용과 보는 사람의 내면의 욕구가 딱 맞아떨어질 때 진정으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작품이 뭘 담고 있는지도 중요한데, 보는 사람의 상태가 어떤가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죠.
그래서 저는 큐레이션을 할 때 보는 사람의 마음 상태나 이 사람이 처한 상황, 그 사람이 품고 있는 질문들로 서가를 꾸미면 거기서 ‘나하고 소통되는 책’을 만나기가 훨씬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감정별로 큐레이션을 할 수도 있고, ‘왜 사람들은 다 부자가 되려고 하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서가를 꾸밀 수도 있죠. 비단 경제 분야의 책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부를 욕망하는 심리에 대한 책도 섞일 수 있어요. 수용자 입장에서는 내가 품고 있던 질문이 서가에 적혀 있다면 거기를 가보고 싶을 것 같거든요.
저도 그림책을 큐레이션하거나 추천 작품을 많이 권해드리는데, 그때마다 이 책이 어떤 상황의 수용자에게 필요한지를 먼저 떠올려보는 것 같아요. 수용자의 상황을 감정이나 질문으로 형태를 바꿔서 소주제를 잡고 모아보는 것이죠.
또 꼭 강조하고 싶은 게 있어요. 큐레이션은 결국은 주관적인 행위거든요. 정답이 없어요. ‘객관적으로 이 큐레이션이 저 큐레이션보다 낫다’라고 누구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에 계시는 사서 선생님들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많이 투여해야 한다고 보고요. 큐레이터의 주관성이 더 많이 드러날 때 사람들은 훨씬 더 흥미를 느끼는 것 같거든요.
저는 큐레이션할 때 수용자의 상황을 떠올려보면서 그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 뭘까를 상상해보는 방식을 좋아해요.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는 독자들의 고민에 응답할 수 있는 그림책을 큐레이션해서 그림책 처방을 해주는 방식으로 쓴 책이에요. 똑같은 책이어도 소개하는 첫 문장이나 소주제를 뭐라고 정할지에 따라서 다르게 소개할 수 있어요. 큐레이션 서가에 붙이는 문장 혹은 소주제를 어떻게 할지는 결국 큐레이터 본인이 결정하기 나름이죠. 큐레이터의 주관성을 먼저 잘 들여다보고 내가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예요.
최혜진_작가, 잡지 편집자
작가이자 잡지 편집자. 쓴 책으로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우리 각자의 미술관》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번역한 책으로 《빈센트 반 고흐》 《프리다 칼로》 《클로드 모네》가 있다.
미소 짓는 습관을 가지면서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의 얼굴 살 치료를 12년간 해온 이하영 원장은미소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의료 인문학자 이하영 원장만의 ‘무의식을 바꿔주는 독서 방식’과생각을 정리하고 삶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책쓰기의 효과에 대해서 들어본다. [인터뷰 개요]
Book메신저는 책과 언어 그리고 독서를 매개로 다양한 실험과 변화를 모색하는 분들을 만나는 인터뷰 코너이다. 2월호에서는 금융업에서 일하며 번역을 하는 서지은 님을 만났다. 언어와 책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통해 책과 독서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Q 다양한 영역에 걸쳐 활동하는 분을 만나면 질문이 장황해지는데요,
[다독가들]은 독서가 한 개인의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 책과의 관계 등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전문가 인터뷰 코너이다. 책 이외에도 인터뷰이의 전공이나 관심사에 관한 질문 또한 추가된다.음악에 밑줄 긋기 영상은 한희정 음악가가 직접 제작해 보내왔다. Q 직접 쓰고 부른 가사 중 마음속에 오래 머무는 구절은 무엇인가.A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