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코엑스에서 ‘반걸음_One Small Step’을 주제로 2022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렸습니다. 2년간 코로나19로 축소 개최된 뒤 3년 만에 정상적으로 열린 도서 박람회인 만큼 많은 사람이 모였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세션은 ‘디지털 북: 책 이후의 책’입니다. 오디오북, 웹소설, 전자책 플랫폼의 활성화 등 독서 장소의 변화부터 책 형태의 변화, 독자의 이용 패턴 변화까지 살펴볼 수 있었어요. ‘읽기 감각의 확장’이란 글귀가 마음에 쏙 들어 옆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읽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에요. 책을 넘어 영화, 광고, 뉴스, 게임, 웹툰 등도 모두 읽고 쓸 대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교육 연구서(2009)에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접근 능력, 비판적 이해 능력, 소통 능력, 표현 능력, 네 가지로 설명하고 있어요.
올바른 미디어 접근 능력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합니다. 이들은 사고방식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이 아날로그 세대와 다릅니다. 우리가 세상의 디지털화를 급작스럽게 느낄 때, 디지털 네이티브는 그 세상을 기본값으로 인식해요. 스마트폰이 낳은 새로운 인류, ‘포노 사피엔스’라고 일컫기도 하지요.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접근 능력을 자동적으로 올바르게 익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고 웃긴 영상을 보는 것과 필요한 분야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입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직접 검색해 원하는 정보를 얻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좋은 콘텐츠를 자주 접하며 미디어에는 오락거리 말고 유익한 정보도 있다는 것을 몸소 느껴야 해요. 유튜브 채널 중에서 ‘사물궁이 잡학지식’, ‘교양만두’, ‘과학쿠키’는 생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해주어 학교 수업 시간에도 자주 활용됩니다.
날카로운 미디어 비판적 이해 능력
요즘 “유튜브에서 봤어!”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의심 없이 정보를 흡수하는 학생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달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미디어를 자연스럽게 여긴 나머지 그 내용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어요.
지금 우리가 소비하는 디지털 미디어는 대부분 플랫폼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아요. 이 알고리즘은 여러분이 남긴 디지털 발자국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체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해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를 구독하고, 키워드를 검색하며,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는 ‘추천하지 않음’, ‘관심 없음’, ‘신고’를 눌러 피드백해야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허위 정보, 가짜 뉴스 사례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이슈에 대해 팩트 체크를 하는 실습이 대표적 예입니다. 해당 내용의 출처가 어디인지, 누가 처음 퍼뜨린 정보인지, 믿을 만한 저자나 언론사인지 확인합니다. 최초의 가짜 뉴스를 퍼뜨린 이유가 무엇인지, 의도를 파헤치는 절차를 반복해서 진행하다 보면 정보를 판별하는 힘을 키울 수 있어요.
진짜와 가짜가 분명하지 않은 문제는 찬반 토론을 통해 타당한 근거 찾기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절차가 복잡해서 걱정인 분들은 우선 질문하는 습관을 가지면 됩니다. ‘이 내용이 진짜일까? 믿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가정에서도 자녀들에게 자주 해주세요. 비판적 사고의 시작이 됩니다.
조화로운 사회적 소통 능력
지금 SNS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고, 언택트 시대에는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SNS를 기반으로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NS의 유용한 정보들을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되지만, SNS로 인한 사회 문제들도 계속 일어납니다.
그래서 SNS 관련 교육을 할 때 장점과 함께 주의해야 할 점을 꼭 이야기해요. 우선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해요. 특히 돈, 성적인 문제와 관련한 이슈들은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SNS는 현실을 보완해주는 미디어지, 현실 도피 용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합니다. 항상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건강하고 바른 자아가 성립되었을 때 SNS에서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톡톡 튀는 창의적 표현 능력
미디어 교육 때 작가가 되고 싶은 친구가 있는지 꼭 묻습니다. 웹소설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종종 만나는데, 그들은 방법을 몰라서 고민합니다. 독립출판부터 전자책, 웹소설까지 작가가 되는 다양한 통로를 알려주면 솔깃해하며 듣습니다. 저는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라는 SNS를 글쓰기 도구로 많이 추천합니다. 꾸준히 기록하고 공유하기 좋은 플랫폼이에요.
동영상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게임 스트리밍, 공부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꿈꾸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는 기획안 작성하기를 합니다. 영상 제작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 미리 콘셉트, 대상, 가용 여건을 정하는 것이 좋아요. 내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그것이 지속 가능하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주제인지, 누가 보았으면 좋겠는지, 어떻게 제작할 것인지 등등 미리 구성해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 도서관에서는 책 예고 영상인 북트레일러 만들기 수업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우선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연출 기획에 맞게 스토리보드를 작성합니다. 무슨 장면을 어떻게 찍을지, 어떤 대사와 효과음이 좋을지 고민해요. 실제 학생들의 연기를 영상으로 촬영하고 편집하며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모둠별로 다르게 예고한 작품들을 비교하고 피드백을 하면 수업이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이렇게 미디어 콘텐츠 창작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자신이 창작하는 콘텐츠의 의미와 파급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초적인 저작권 교육, 정보의 출처 확인과 표시 방법,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책임, 소통의 기본 태도에 대한 교육과 문화 조성이 함께 진행되어야 합니다.
위기가 아니라 변동, 조화와 균형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과 구성 요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글의 시작과 함께 마무리도 2022 서울국제도서전으로 할게요. ‘책 이후의 책’ 전시에는 저자와 독자 사이 흐려지는 경계를 담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끝과 끝을 보면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그 사이사이를 보면 아주 조금씩 변화의 기미가 담겨 있었어요. 독자는 예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창작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 참여가 지금의 변화를 이끌었고요. 전시 주제인 ‘반걸음_One Small Step’도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작은 걸음걸음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만든 것이니까요.
“글의 세계에 속한 사람에게 이 변동은 ‘위기’일 테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본다면 ‘위기’가 아니라 ‘변동’이 맞겠죠.”
-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김성우, 엄기호 공저)(23쪽)
누군가는 미디어의 영향력을 걱정하지만, 이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우리는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움직이면 됩니다. 대신 넘어지지 않도록 조화와 균형을 잘 유지해야겠죠. 이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입니다. 이것은 결코 낯설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일상 속에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이승화_작가, 읽기 코칭 전문가
작가, 읽기 코칭 전문가. 독서 교육과 미디어 교육을 연구하며, 교육혁신연구소에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쓴 책으로 《미디어 읽고 쓰기》 《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공저) 《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 교육》(공저) 《나를 중심으로 미디어 읽기》 《책으로 나를 읽는 북렌즈》가 있다.
우에노는 도쿄의 변천사를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는 분들께 추천하는 곳이다. 도쿄에 오는 많은 여행자들이 우에노에 오면 우에노공원, 동물원, 아메요코 시장만 살짝 보고 지나간다. 그러나 도쿄가 초행이 아니고 일본문화 기행을 원한다면 일단 우에노공원을 보고 구글지도 앱에서 ‘국제어린이도서관’을 검색해보자. 핀이 표시된 방향으로 10분만 더 우에노 안쪽 깊숙이
2000년대 초, 생애 처음 한국 밖으로 여행 갔을 때를 아직도 선명히 기억한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던 뉴욕의 2월. 여행 중이라 겨울옷이 변변치 않았기에 발을 동동 구르며 눈이 쌓인 인도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고 버스의 앞문이 열렸다. 날이 많이 추워 버스에 얼른 올라타려고 하는 순간 버스 기사님이 잠깐 기다리라는
작가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드라마, 박해영이라는 세계드라마를 이야기할 때, 배우의 이름보다, 방영되는 시간대나 방송사보다, 작가의 이름이 먼저 언급된다는 것은 작가에게는 최고의 영예일 것이다. 과거 김수현 작가가 그랬고, 송지나와 노희경 작가가 그랬으며, 지금은 김은숙과 김은희 작가 같은 소수가 이런 영광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 하나의 이름이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