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_소설가
경상북도의 작은 도시 김천에서 태어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시를 좋아하게 됐다. 좋은 시를 읽고 날마다 뭔가를 썼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이라 읽고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93년 시 〈강화에 대하여〉를 문학잡지에 발표하며 시인이 됐다. 이듬해에는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 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가 됐다. 이후로 줄곧 책 읽고 글 쓰는 삶을 살아왔다. 지금까지 《일곱 해의 마지막》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소설가의 일》 등 20여 권의 책을 펴냈고,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읽지 않은 책과 쓰지 않은 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도서관에는 내가 읽지 않은 책이 있어서 좋다. 그것도 많이. 어떤 현안에 대해 아는 척하려다가도 그 책들을 떠올리면 절로 입이 다물어진다. 더 솔직히 말하면, 그건 핑계일 수 있다. 점점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차오른다. 매사에 젠체하며 살았던 일이 후회된다. 나의 경험과 지식은 손바닥만 한데 거기에 의지해 지금의 나와 이 세상을 판단하고
일년에 한 번은 경주에 가는 편인데, 그 이유는 모두 능 때문이다. 능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무덤이라면 어쩐지 무서운데 능이라고 말하면 평온하고 부드럽다. 말을 닮아 능은 둥글고 초록이어서, 또 제각각 따로지만 함께 모여 ‘능들’이어서 좋다.매번 같은 능을 볼 때도 있지만, 예전에 미처 몰랐던 능
내가 세상에 태어날 때 나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다. 내가 죽을 때 세상은 울겠지만 나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미국 인디언인 나바호족에 전해 내려온다는 이 말은 요즘 내가 가장 기대고 사는 말이다. 너무나 무더웠고, 또 너무나 많은 비가 내린 여름을 보내고 나니 기쁘게 살고 싶다, 가 아니라 기쁘게 죽을 수 있도록 살고 싶다, 는
도서관에는 내가 읽지 않은 책이 있어서 좋다. 그것도 많이. 어떤 현안에 대해 아는 척하려다가도 그 책들을 떠올리면 절로 입이 다물어진다. 더 솔직히 말하면, 그건 핑계일 수 있다. 점점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차오른다. 매사에 젠체하며 살았던 일이 후회된다. 나의 경험과 지식은 손바닥만 한데 거기에 의지해 지금의 나와 이 세상을 판단하고
일년에 한 번은 경주에 가는 편인데, 그 이유는 모두 능 때문이다. 능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무덤이라면 어쩐지 무서운데 능이라고 말하면 평온하고 부드럽다. 말을 닮아 능은 둥글고 초록이어서, 또 제각각 따로지만 함께 모여 ‘능들’이어서 좋다.매번 같은 능을 볼 때도 있지만, 예전에 미처 몰랐던 능
내가 세상에 태어날 때 나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다. 내가 죽을 때 세상은 울겠지만 나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미국 인디언인 나바호족에 전해 내려온다는 이 말은 요즘 내가 가장 기대고 사는 말이다. 너무나 무더웠고, 또 너무나 많은 비가 내린 여름을 보내고 나니 기쁘게 살고 싶다, 가 아니라 기쁘게 죽을 수 있도록 살고 싶다, 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