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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보다 책 냄새를 좋아하는 김인턴입니다.
여러분은 책에 얼마만큼 진심이신가요?
오늘 제가 가본 장소는 파주 출판도시에 있는 ‘열화당책박물관’ 인데요.
저와 함께 책에 진심인 열화당책박물관을 함께 구경해보시죠!
책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가득 담은 ‘열화당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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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있는 선교장으로부터 시작된 열화당은 본래 오은거사(鰲隱居士) 이후가 건립한 선교장의 사랑채 입니다.
이 열화당은 많은 옛 서적이 보관되어 있어 문인과 학자들이 모이는 학문의 사랑방 이었다고 합니다.
선교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기웅 출판인은 위와 같은 열화당을 모티브로 1971년 출판사 열화당을 서울에 설립 했습니다.
1980년대 말, 이기웅 출판인을 비롯한 여러 출판인이 출판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며 출판도시를 구상 하게 됩니다.
파주에 터를 잡은 출판도시는 2001년 입주 사옥 건축을 시작하며 그 막을 열었습니다.
출판사 열화당은 2004년에 파주출판도시로 이주하였고,
2009년 도서관과 책방의 성격을 함께 지닌 공간을 증축 하여 고서와 예술 서적 등 다양한 서적을 모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2012년 훌륭하고 소중한 책들이 모인 이 공간을 열화당책박물관으로 개관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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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라인
#1815년 강릉 선교장에 오은거사 이후가 사랑채인 열화당을 건립함.
#1940년 출판사 열화당의 설립자인 이기웅이 선교장에서 태어남.
#1971년 도서출판 열화당이 서울에 설립됨.
#2001년 파주출판도시 착공식이 개최됨.
#2004년 서울에 있던 열화당이 파주출판도시 신사옥으로 이주함.
#2009년 신사옥을 증축하여 도서관과 책방의 성격이 통합된 공간을 개관함.
#2012년 열화당책박물관으로 새롭게 개관하며 2013년에 박물관으로 등록함.
열화당 사옥 바닥에 기록된 열화당의 시작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다산교앞 정류장 또는 은석교 사거리 정류장에서 내려 도보로 5분 정도 이동해 열화당책박물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차를 타고 가서 큰길 안쪽으로 들어가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건물이 위치한 골목길을 따라 걸으니 금방 열화당의 푯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가는 길바닥에 열화당이 각각의 지역에서 시작된 연도가 기록 되어 있습니다.
열화당책박물관 외관 열화당책박물관 안내판
열화당책박물관은 열화당 사옥 바로 옆에 있는데요, 검은 색상의 사옥 건물과 대비되는 흰색 건물입니다.
해당 공간은 원래 열화당 직원들의 도서관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책의 역사와 다양한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책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전시기능을 추가해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예약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니 미리 연락을 한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운영시간: (월~금) 10:00-17:00
점심시간: 12:00-13:00
관람료: 성인 10,000원, 청소년 및 단체 7,000원
H.P: 0507-1327-7021
*당일 방문이라면 연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열화당책박물관 1층 내부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책장에 빼곡하게 박힌 책들이 저를 반겨주었는데요.
보통 박물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근엄함, 진지함 등 차가운 느낌보다 따스하고 정겨운 느낌의 책방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 이었습니다.
운 좋게도 제가 방문한 시간에 관람객이 저 혼자여서 학예사님의 해설을 독점하며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열화당책박물관 현재 전시 안내판 전시 작품 관람에 앞서 현재 지금 진행 중인 전시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2020년 말부터 지금까지 2가지 주제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제1전시실에서는 <평화를 꿈꾸는 우리 국토와 자연> 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자연 문헌을 관람할 수 있고,
제2전시실에서는 <신라 향가에서 분단 문학까지> 라는 주제로 고서부터 현대 서적까지 한국문학 출판의 흐름에 대한 서적을 관람할 수 있다 고 합니다.
먼저 제1전시실의 책장부터 살펴보았습니다.가장 먼저 열화당 출판사에서 출간된 도서들이 있습니다.
열화당 도서 옆에 책에 글귀 가 놓인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글귀를 읽어보고 원하는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또 예술 전문 출판사인 열화당의 특징을 살려 문화예술 서적이 담긴 책장도 볼 수 있는데요.
책등부터 화려한 게 자꾸 눈길이 갔습니다. 제1전시실은 1970년대 이후 현대 서적들을 배치 해 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꺼내어 읽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골라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해양 분야 도서, 동식물 분야 도서, 농사 분야 도서>
다음으로는 제1전시실에 놓여있던 책상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는데요.
전시 주제인 <평화를 꿈꾸는 우리 국토와 자연>에 맞추어 세부 분야별로 책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바다와 동식물에 대한 서적부터 농사에 대한 서적 도 볼 수 있습니다.
농사에 대한 서적에는 세종대왕에 관한 서적도 있었는데, 조선 역사상 최초의 농업 서적인 농사직설이 세종대왕 때 만들어졌기 때문에 함께 전시하셨다고 합니다.
<(왼쪽부터) 해좌전도 및 도성도, 탐라순력도, 천하지도>
그리고 국토에 대한 전시인데 당연히 지도가 빠질 수 없겠죠?
벽에 걸려있는 대단한 크기의 고지도들부터 옛날에 그려진 세계지도 등 다양한 지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 때 지리를 배우면서 본 지도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왼쪽부터) 고지도 분야 도서, 동국여지승람 영인본, 지리지 분야 도서>
여러 지도뿐만 아니라 고지도에 대한 서적과 지도를 만들기 위한 지리지에 대한 서적까지 함께 설명을 들으며 우리 국토의 중요성과 더불어 지도의 중요성까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시된 책들 을 보면 어딘가 좀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바로 포스트잇으로 책갈피가 되어있다 는 점입니다. 학예사님이 관람객들에게 설명해주고 싶은 내용을 표시해 놓으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혹시 ‘하이퍼링크 독서법’ 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한 도서를 읽고 그 도서와 관련된 도서를 계속해서 읽어나가는 것 인데요.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이 세부 분야들이 하이퍼링크 독서법의 형태로 전시 되어 있고, 학예사님이 전시된 한 도서에서 다른 도서로 넘어가는 형태로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어린이-청소년 분야 도서, 산 분야 사진 도서, DMZ 분야 도서>
그리고 한쪽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시 도서들이 따로 분류 되어 있어서 배려심이 느껴졌습니다.
또, 독서에 부담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분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도서라며 절경이 담긴 사진 도서들을 함께 설명해주셨습니다.
바쁘디 바쁜 현대 사회에 시간을 내어 자연을 느끼기 힘드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도서들을 통해서 자연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전시 주제인 <평화를 꿈꾸는 우리 국토와 자연>에 맞춰 평화를 상징하고, 또 파주 하면 떠오르는 DMZ에 관한 도서 들도 볼 수 있는데요.
독일도 분단국가였던 만큼 독일의 작가가 한국에 관해 쓴 도서도 볼 수 있어 정말 분야에 알맞으면서 다양한 도서들을 전시해놓았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왼쪽부터) 제2전시실, 강릉 선교장 사진>
제1전시실을 다 둘러보고 제2전시실로 향했습니다.
향하는 길 벽면에 걸린 강릉 선교장의 운치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볼 수 있는데요.
사진을 보면서 언젠가 꼭 강릉 선교장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2전시실에서는 <신라 향가에서 분단 문학까지>라는 전시 주제에 맞게 여러 분야의 고서들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삼국유사, 전시 서적 목록, 전시 세부 분야 설명>
고서이다 보니 직접 만질 수도, 읽어보기도 어려워서 보관함 위에 영인본과 번역본을 함께 전시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도 포스트잇이 있는데, 영인본에서 해당하는 부분을 번역본에도 표시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놓은 것입니다.
전시된 서적 목록도 함께 있어 어떤 책이 전시되어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전시된 서적들의 세부 분야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어 분야에 대해 이해하며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시된 서적들의 분야는 소설, 수필, 시집 등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시대별로도 분류 해 놓았는데요.
각각의 시대의 상황과 정서에 대한 설명도 같이 해주셔서 서적에 어떤 시대별 특징이 담겼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학생때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작품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왼쪽부터) 서양 고서, 한국에 대해 작성된 서양 고서, 서적 미니어처>
제2전시실에는 우리나라의 고서뿐만 아니라 서양 국가의 고서도 보관 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지난번 박물관에서 전시했던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 연구서에 관해서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해 작성된 서양의 고서도 볼 수 있습니다! 두껍고 화려한 고서 중에서도 제 눈을 사로잡은 건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도서 였는데요!
실제 서적인지 궁금해서 학예사님께 여쭤보니 미니어처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알록달록한 서양 고서에서 다른 책장으로 눈을 돌리니 정갈하게 정리된 책장을 볼 수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양의 고서 를 보관해 놓은 곳으로 고서 중 많이 낡은 책들에 새로운 커버를 씌워 안전하게 보관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양의 고서답게 자세히 보시면 커버에 모두 한자로 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유리장 안에 보관하지 못한 고서들도 볼 수 있었는데요. 생생한 고서의 질감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2층 올라가는 길 층별 시설 안내판
학예사님의 설명과 함께하는 관람을 마치고 2층에 올라가 열화당책박물관을 이곳저곳 구경해보았습니다.
2층 에 올라가자마자 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음악공간’ 이었는데요.
음악공간인 만큼 LP 플레이어와 빼곡하게 꽂힌 LP들, 음악 도서 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왼쪽부터) 음악공간 소품, 플로리안 베이겔 리플렛, TIME 책>
음악공간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볼 수 있습니다.
책상 한편에는 열화당책박물관의 건축디자인을 맡은 플로리안 베이겔에 대한 리플렛을 볼 수 있도록 배치 되어 있어 해당 공간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건축가 플로리안 베이겔(Florian Beigel)은 자신의 건축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풍을 계획하기보다는 돗자리를 준비하는 것이며, 만찬을 계획하기보다는 만찬을 위한 식탁을 준비하는 것’ 그의 말처럼 제가 느낀 열화당책박물관은 다양한 도서들을 만날 수 있고 모든 도서들의 매력을 흡수해 반짝반짝 빛나는 공간이었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본 열화당책박물관의 1층> 2층의 복도 공간을 통해 1층을 구경할 수 있는데요.
1층의 공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서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한번 전시를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2층에 있는 책장에는 어떤 책이 있는지 구경해봤습니다.
<연속간행물 고서>
여러 분야의 책이 있었지만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고서였는데요.
고서가 이렇게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모으셨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저희가 지금 읽고 있는 책도 나중에는 고서가 되겠죠..?
혹시 모르니 잘 모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층을 다 둘러보고 1층으로 내려와 문 근처에 자리 잡은 공간을 살펴봤습니다.
벽면에 기억의 공간 이라는 곳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인물의 사진이 놓여있는데요.
잘 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김구 선생님, 안중근 의사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인물들은 강릉 선교장의 조상들과 열화당에서 출간된 도서의 저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고 합니다.
안쪽에 있는 소품은 무엇인지 궁금해 학예사님께 여쭈어봤는데요 책의 미니어처 소품들 로 이루어진 액자라고 답해주셨습니다.
<방명록 작성 공간> 기억의 공간 옆에는 방명록을 쓸 수 있게끔 해놓으셨는데요, 기억의 공간 옆에 기록을 남기고 간다는 것이 의미가 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방문하셔서 뜻깊은 추억과 기록을 남기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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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열화당책박물관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저는 오늘 전시를 통해 책에 대한 역사와 우리나라에 얽힌 이야기들을 제 머릿속에 한껏 담을 수 있었는데요.
다음 전시는 또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질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책에 대해 진심인 공간,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흔히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합니다.
제가 최대한 이 공간에서 보았던 것, 느낀 감정을 이 글에 담아내고 싶었지만 직접 가보는 것보다는 못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열화당책박물관을 통해 책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아보길 추천해 드리며 이번 픽스팟을 마무리하겠습니다.
Fin.
취재/글 : 김인턴*
*책 냄새를 좋아하며 종이의 감촉을 좋아해 종이책으로 독서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전에 대한 매력을 알아가고 있는 중으로 계속해서 책의 역사를 공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