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 및 기록 보관소인 ‘아디소케(Ādisōke)’가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캐나다에서 건축 중이다. 아디소케는 북미 오지브와족의 멸종 위기 언어인 아니시나베모윈(Anishinābemowin)어로 ‘스토리텔링’을 뜻하는데, 도서관이 세워지는 장소의 원주민 원로들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선정했다. 도서관 이름을 정하는 데 참여했던 키티간 지비 지역사회의 아니타 테네스코(Anita Tenasco)는 “아니시나베모윈어를 쓰는 사람들이 줄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큽니다. 우리의 언어를 기록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아디소케’를 도서관 이름으로 정했습니다”라고 그 선정 배경을 밝혔다. 약 2만여 제곱미터(6,070평)에 이르는 아디소케는 5층 높이의 건물로 오타와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분관이 되며 캐나다 국립도서관의 아카이브를 포함할 예정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수백만 건의 문서와 문화유산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게 된다.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 홈페이지 캡쳐 화면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의 아카이브 접근성 계획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Library and Archives Canada, LAC)에서도 아카이브에 대한 캐나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이 기록관은 캐나다 문화유산부의 산하 기구다. 아디소케 역시 기록관과 오타와 공공도서관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은 지난 150년 동안 다양한 유형의 기록물을 수집하고 보유해왔다. 기록관은 연방정부의 기록뿐 아니라 관련 조직이나 개인의 서신, 일기, 시청각 자료, 그리고 일회성 행사에 사용된 전단지나 시위 포스터 등 캐나다 역사와 일상에 관한 거의 모든 기록물을 수집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은 현재 2천만 권 이상의 책, 약 50억 메가바이트의 전자 정보, 3천만 장의 사진, 9만 편 이상의 영화, 42만 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은 지난 3월 이렇게 다양하고 방대한 아카이브를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첫 번째 접근성 계획을 발표했다. 접근성 계획은 비장애인들이 기록관의 아카이브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처럼 장애인도 아카이브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을 방해하는 요소를 규정하고, 제거하고, 사전에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계획을 통해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은 도서관 이용의 동등한 접근을 막는 물리적·제도적·기술적인 장벽을 허물어갈 예정이다. 또한 캐나다 도서관 기록관은 모두에게 동등한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제공하고자, 접근권을 방해하는 문제점이나 장벽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아 해결 방안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호주의 디지털 기억, 공공 디지털 아카이브 ‘트로브’
호주에는 공공 디지털 아카이브 ‘트로브(Trove)’가 있다. 트로브는 호주 국립도서관의 아카이브로, 140억 개가 넘는 디지털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트로브에 대한 정부의 자금 지원이 올 6월 30일에 종료될 예정이라, 올해 초 트로브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 지난 1월, 호주 국립도서관장인 마리-루이스 에어스(Marie-Louise Ayres)는 “트로브가 수년 동안 목적에 맞지 않는 자금 모델로 겨우 버텼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호주 알바니지 연방정부가 트로브를 유지하기 위해 7월부터 향후 4년간 3천 300만 호주 달러(약 289억 원)를, 2027년 7월부터는 920만 호주 달러(약 80억 원)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호주 예술부장관인 토니 버크(Tony Burke)는 트로브를 “호주의 디지털 기억”이라고 말하며, “이번 지원이 호주의 문화 기반을 복원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 위반인가, 아닌가? ‘인터넷 아카이브’의 디지털 도서관
미국에서는 디지털 아카이브에 관한 떠들썩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를 상대로 아셰트 출판 그룹(Hachette Book Group),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펭귄 랜덤 하우스(Penguin Random House), 존 와일리 & 선즈(John Wiley & Sons)가 문제 제기를 한 결과, 인터넷 아카이브가 네 출판사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지난 3월 판결이 났다.
인터넷 아카이브는 1996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누구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책을 스캔하는 방식으로 디지털화했고, 이용자들은 이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대출할 수 있다. 인터넷 아카이브는 ‘CDL(Controlled Digital Lending)’ 방식을 통해 한 번에 제한된 수량 내에서 대출을 진행함으로써 디지털 도서관 역할을 했고, 실제 도서관과 같이 대출 대기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공공도서관은 이용자들이 책 인쇄본과 전자책을 무료로 대출할 수 있도록 매년 수십억 달러를 지불한다. 전자책은 도서관이 직접 구매하지 않고 출판사가 유통업체를 통해 도서관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데, 유통업체가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으로 전자책 파일의 무단 복사나 배포를 방지하고 도서관은 해당 도서관의 회원에게만 전자책을 대출하도록 한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네 출판사는 전자책을 배포해 수익을 창출하는 라이선스 모델로 ‘1사본, 1이용자’ 모델을 제공하며, 도서관은 전자책 한 권에 대해 단일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인터넷 아카이브가 지난 2020년 3월에 시작한 ‘국가비상도서관(National Emergency Library)’ 사업을 계기로 법적인 문제가 불거졌다. 인터넷 아카이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학교와 도서관이 폐쇄됐을 때부터 국가비상도서관을 운영했는데, 그동안 유지했던 CDL 방식을 해제해 한 번에 최대 1만 명의 이용자가 대기 없이 한 번에 여러 권의 디지털 사본을 대출할 수 있게 했다.
1996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 인터넷 아카이브 홈페이지 캡쳐 화면
같은 해 6월, 네 출판사는 인터넷 아카이브가 디지털로 대여해준 127권에 대해 “고의적인 대량의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국가비상도서관은 문을 닫았다. 인터넷 아카이브가 이를 “공정한 사용”이라고 주장하는 것과는 상반되게 재판을 맡은 존 코엘틀(John G. Koeltl) 판사는 “인터넷 아카이브의 전자책은 기존 작품에 새로운 것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표현, 의미, 또는 메시지로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생 작품”으로 판단했다. 존 판사는 “인터넷 아카이브가 라이선스 없이 127권의 전자책 사본을 배포하는 것은 출판사가 저작권자로서 받을 수익을 박탈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찬반이 분분하다. 미국출판협회 회장인 마리아 팔란테(Maria A. Pallante)는 “이번 판결을 축하하며, 합법적인 전자책 라이선스를 통해 지역사회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천 개의 공공도서관에 감사”를 표했다. 미국작가조합(The Authors Guild) 전 대표인 더그 프레스턴(Doug Preston)도“이번 결정이 허가나 보상 없이 미국 작가들의 책 수백만 권을 불법 복제한 인터넷 아카이브의 대규모 저작권 침해를 멈추게 할 것”이라며 판결을 반겼다. 흥미롭게도 미국작가연합(The Authors Alliance)은 이번 판결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작가연합은 “이번 판결이 책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방해할 것이고, CDL 방식에 의존해 읽거나 연구하는 작가들의 효율성을 제한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번 판결로 입장이 불리해진 인터넷 아카이브는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아카이브 창업자인 브루스터 케일(Brewster Kahle)은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 벌링게임 공공도서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주변의 많은 도서관들이 더 이상 책이 필요하지 않을 때 매립지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아카이브에 그 책을 기증한다”며 “이번 판결은 도서관, 독자, 작가 모두에게 타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 변화와 예상하고 싶지 않은 전쟁 등으로 도서관의 아카이브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디지털 아카이브에 관한 판결의 항소는 어떠한 결론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자료>
1. “Canada to open one of the world’s largest library and archive facilities”, 2022.7.20.,
시각장애인들의 독서 도우미, 말하는 책 기계지난 몇 년간 도서관에서 벌금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어져왔다. 그 결과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의 많은 도서관들이 늦게 책을 반납한 이용자에게 부과하는 벌금을 완전히 폐지했다. 벌금 없는 도서관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접근하는 데 경제적인 장벽을 없앨 뿐 아니라, 벌금이 누적되는 것에 대한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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