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구도서관재단 류희경 박사 - 전국 100명의 사서와 함께 만드는 북큐레이션 ‘사서베스트’
2023-07-1809:00
신구도서관재단에서는 매달 전국 100명의 사서와 함께 사서베스트를 발표한다. 국민들이 더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전국 도서관 사서들이 신간을 추천하는 사서베스트는 다른 북큐레이션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신구도서관재단 류희경 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사서베스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사서베스트는 전국 도서관 사서 100명이 참여해서 선보이는 북큐레이션입니다. 수많은 신간 도서를 7개 분야(철학·종교, 인문학, 문학, 사회과학, 과학기술, 청소년, 어린이)로 나눠 매달 21권의 추천도서를 발표하고 있어요. 사서가 추천하는 베스트셀러라는 뜻으로 사서베스트라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Q. 사서베스트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A. 우리나라에서 연간 출판되는 도서가 64,657종이라고 합니다. 즉, 매달 5,000권 이상의 신간 도서가 발간된다는 거예요. 이 많은 책 중에서 좋은 책을 선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보통 출판사나 대형서점, 언론사에서 신간 도서를 소개하곤 하지만, 마케팅적인 요소가 많고요.
독서 진흥 영역에서 도서 전문가인 사서들이 집단지성을 모아 좋은 책을 발표하면, 시민들의 좋은 책 읽기 운동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에서 사서베스트가 시작됐어요. 사서들이 함께 소통하고 활동하는 커뮤니티 부족에 대한 갈증도 사서베스트 탄생에 영향을 미쳤고요. 사서베스트를 통해 사서의 지적 공동체 역할의 계기를 만들고자 한 거예요.
신구도서관재단의 비전이 책과 사람과 도서관을 연결해서 새로운 문화 가치를 창조해내자는 것인데, 사서베스트가 이에 부합했던 것이죠.
Q. 사서베스트는 언제 첫선을 보이셨나요?
A. 작년에 한 번 연간 사서베스트를 발표한 적이 있어요. 매년 10월에 전국 사서들이 다 참여하는 전국도서관대회가 개최되는데요. 작년 대회 때 전국 사서 823명이 참여한 ‘2022 사서베스트 21선’을 처음 발표했어요.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신간 도서를 좀 더 빨리 소개할 수 있도록 월간 단위로 진행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계속 준비해서 올해 5월부터 매달 발표하고 있어요.
“자발적인 사서들의 모임,
100명의 민주적인 절차 걸쳐 추천도서 선정"
Q. 많은 북큐레이션 중에서도 사서베스트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요즘 북큐레이션이 많이 발표되고 있어요. 주제나 이슈를 중심으로 도서를 모아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특정 몇 분의 전문가가 추천하는 경우도 있고요. 아무래도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요. 사서베스트는 시기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신간 도서를 중심으로 진행해요. 그리고 100명의 사서가 참여해서 토론과 투표 등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추천도서를 선정하는 만큼, 다른 북큐레이션에 비해서 객관적인 신뢰도도 높고요.
Q. 참여하고 있는 100명의 사서는 어떻게 함께하게 된 건가요?
A. 저희가 전국에 있는 사서를 대상으로 모집했어요.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까지 다양한 도서관 사서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 특히 공공도서관 사서분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에요. 직접 신청해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아주 자발적인 사서들의 어떤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Q. 혹시 지금 사서베스트에 참여하고 싶은 사서가 있다면 신청할 수 있을까요?
A. 저희가 처음에 연간 단위로 모집했어요. 올해 참여 사서가 확정된 상태이고, 내년에 또 모집할 계획은 가지고 있어요. 다만, 인원이나 기간이 완전히 정해진 것은 아니거든요. 혹시 지금이라도 참여를 원하는 분이 있다면 신구도서관재단으로 참여 의사를 전달해주세요. 참여하고 싶은 사서들이 많다면 저희가 내부적으로 회의 후 최대한 의견을 반영해보겠습니다.
Q. 많은 사서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매달 사서베스트를 선정하고 발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굉장히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어요. 사서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보니, 대면보다는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요. 100명의 사서는 철학·종교, 인문학, 문학, 사회과학, 과학기술, 청소년, 어린이의 7개 분과로 나누어 활동하면서, 꾸준히 그 분야의 책들을 살펴보고 매달 3권의 책을 추천해요. 각 분과는 토론과 투표를 통해서 베스트 도서를 선정하고요. 매달 각 분과 위원장들이 모여서 서로 의논하며 최종 베스트7을 선정하죠. 마지막으로 선정된 도서들로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어요.
“책과 사람, 도서관을 연결 …
도서 전문가인 사서가 책을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 발굴하는 데 집중”
Q. 현직 사서들이 다른 도서관의 사서들과 함께 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사서들의 기분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참여하는 사서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참여 사서 중에는 전문 분야의 책에 대해서 다른 사서와 함께 논의해보고 싶어서 함께했다는 분이나, 도서 전문가로서 더 전문적인 일을 해보고 싶어서 참여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도서관 현장에서 바쁘게 업무하다 보면, 도서 전문가인데도 불구하고 책을 자세히 볼 새 없이 일에 쫓겨 다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참여 사서에게는 사서베스트가 사서들과의 소통의 장이자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계기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저희도 시작하기 전에는 큰 대가를 주는 것도 아닌데 열심히 할까 싶어 염려했는데, 의외로 다들 열심히 참여하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에요.
Q. 사서베스트를 진행하면서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천도서 관점에서는 출판사나 대형서점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숨어있는 좋은 책’을 잘 발굴하여 소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도서관 이용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 혹은 어떤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 이런 책은 꼭 봐야 한다 등, 마케팅의 요소는 배제하고 도서 전문가인 사서가 책을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죠. 참여하는 사서 관점에서는 참여 사서들이 이 일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사서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진행하고 있어요. 사서베스트를 통해 사서들이 좋은 책 읽기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사서베스트 활용 가이드, 혹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신간 도서를 찾는 도서관 이용자라면 매월 발표되는 사서베스트를 가장 객관적이고 믿을만한 추천도서로 활용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7개 분야로 나뉘어 있어서 관심 있는 모든 분야를 총괄하고 있고, 마케팅 적인 요소는 배제한 도서 전문가의 추천인 만큼 신뢰하고 보셔도 됩니다. 도서관 사서들에게는 전국 사서가 참여해서 선정한 사서베스트 21선을 홍보용으로 배치해서 이용자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주라고 권하고 싶고요.
Q. 실제로 현장에서의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는데요. 사서베스트의 현재까지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매달 사서베스트를 통해 21권의 추천도서가 발표되지만, 실제로 100인의 사서가 추천하는 도서는 매달 300권이에요. 그 목록은 도서관이 도서 구매 시 참고할만한 아주 좋은 추천 도구이기도 하죠. 저희가 매달 이 리스트를 엑셀 파일로 만들어 신구도서관재단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있거든요. 벌써 이 목록을 활용하는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어요. 매달 사서베스트를 1,300여 개 도서관에 배포하고 있기도 하고, 홈페이지에 포스터 이미지 파일을 올려서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게 하고 있는데요. 다니다 보면 사서베스트 포스터를 붙여 홍보하는 도서관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출판계에서도 전국 사서들이 선정한 사서베스트에 자기들 책이 선정되는지 관심을 가지는 듯하고, 실제로 사서베스트에 선정됐다는 내용을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봤어요.
아직 사서베스트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저희가 적극적으로 성과를 파악하고 분석하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책을 읽는 시민들과 도서관 사서에게 도움이 되는 사서베스트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더라이브러리> 독자들, 혹은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지금 우리는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죠.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유튜브와 같은 영상을 주로 보고요. 여기에 인공지능이나 ChatGPT 등이 등장하면서 정보환경은 계속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이런 시대에 종이책을 선정하고 그 중요성을 홍보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책이야말로 완벽한 메타버스 세상이에요. 책 한 권마다 모든 가상 현실이 다 들어있고, 우리는 책을 통해서 정보 기술 없이도 모든 가상현실을 다 경험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책의 중요성을 더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책 속의 깊이 있는 세상들을 통해, 이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성장시킬 수 있거든요. 종이책이 지금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조금 멀어졌지만, 사서베스트가 그 중요함을 한 번 더 일깨워주고 좋은 도구로써 활용될 수 있으면 해요. 그리고 사서들의 좋은 커뮤니티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라고요.
올해 여름이 매우 더울 거라고 하는데요. 이번 여름 사서베스트 추천도서와 함께 휴가를 보내며 마음과 몸이 함께 풍요로워지는 시간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서관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4월 12일이 ‘도서관의 날’ 법정기념일로 지정됐습니다. 2023년 현재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에서 소통하고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양해진 도서관을 즐기는 이용자의 모습과 운영자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지금 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 특히 1020세대라면 메타버스 같은 가상공간
도서관들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실감형 체험 프로그램들은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중이다. 지난 10월부터 국립중앙도서관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실감체험관 열린마당’을 통해 도서관의 변화를 살펴보자.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화려한 미디어 아트, K-문학의 재발견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에 들어서면 이용자들의 발걸음
챗GPT 열풍이 뜨겁다. 한 여행상품 플랫폼에서는 고객의 여행 일정을 예측하고 상품을 추천하는가 하면, 한 의원의 연설문을 대필해주기도 했고, 학교는 학생들이 숙제에 악용하는 것을 걱정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챗GPT의 시대 속에서 지식의 보고 도서관은 어떻게 변할까? 필자는 2021년 메타버스 붐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을 때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대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