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ESG 두 번째 칼럼으로, 정보기술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도서관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인간은 소비를 멈출 수 있을까?
인간은 생산방식, 기술발전, 경제체계, 정치체계, 문화와 종교적 특성 등 다양한 관점으로 인류역사를 구분한다. 어떤 관점이든 우리는 세상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는 전보다 지금이 더 낫다는 시각을 말한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주장과 근거도 많다. 후자의 주장대로 발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간은 늘 전과 다른 새로움을 추구하고 여기에 매력을 느끼는 존재이다. 옛것이든 새것이든,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얻기 위해 인간은 늘 소비한다. 인간이 소비하는 유형, 무형의 것은 늘 에너지를 요구한다. 이 에너지의 원천은 자연이 되기도 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이 되기도 한다.
애니 레너드*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생태학적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새로운 자원을 향한 인간의 탐욕이며, 더 이상 지구가 인류를 뒷받침할 능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했다. 유발 하라리는 과거 인간의 일상은 자연의 순환에 따라 결정되었으나(대표적으로 날씨의 영향), 오늘날은 기계와 생산라인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애니 레너드 (2011), 물건 이야기, 김영사
지식과 정보는 무형의 것이다. 그런데 이 무형의 것을 만들고, 전달하고, 저장하기 위해서는 유형의 것이 필요하다. 과거 종이, 연필, 책부터 오늘날 디지털 기기 모두 무형의 지식 정보를 위해 유형의 자원을 필요로 한다. (정보)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무형의 것들도 생산부터 유지까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는 자원 소비를 전제로 한다.
우리는 소비 행위를 멈출 수가 없다. 즉, 생산을 멈출 수가 없다. 생산과 소비의 멈춤은 곧 끝을 의미한다. 인간은 현명한 생산, 현명한 소비로 현재의 우리와 미래의 우리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은 이를 대표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발전은 환경 보호, 경제 발전, 그리고 사회 정의의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 즉 환경, 사회, 경제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과 ESG는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거버넌스의 향상을 추구하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ESG 기준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조직이 자신의 지속 가능한 발전 노력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현명한 정보기술 소비를 위한 노력
도서관에서 ESG 실천을 위한 노력은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도서관 건축환경 변화, 친환경 에너지 사용체계 변화와 같은 큰 규모의 노력에서부터 사소하게 느낄 수 있는 친환경 용품 사용까지 일일이 거론하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여기서는 이 중 환경, 사회, 거버넌스 관점에서 현명한 정보기술 소비를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한다. 이미 ESG가 사회 전반에 걸쳐서 이야기되면서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첫 번째, 환경 관련이다. 정보기술 유지를 위해서는 많은 양의 에너지가 24시간 요구된다. 기존의 고 에너지 기반 장비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장비들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는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장비들을 기반으로 교체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서버의 경우 많은 양의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낮추기 위한 에너지 소비와 노력이 상당하다. 에너지 효율성 외에 쿨링 시스템의 성능을 장비 도입의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오죽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가동하는 시험까지 했겠는가?).
최근 이슈가 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 역시 환경과 관련한 중요 고려사항으로, 분산된 개별 전산 시스템의 자원 소모를 줄이고 중앙집중식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 기술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실 가장 큰 규모의 노력은 도서관 시설물 자체를 스마트 빌딩 시스템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IoT 기반으로 전체 시설물의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시설물 자체에서 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체계로의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거대한 노력이지만 새로운 도서관을 짓는 단계에서부터, 그리고 노후 도서관의 리모델링 작업 시 우선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 관련이다. 사회와 관련해서 도서관이 가져야 할 노력은 접근성 향상과 교육에 있다. 이는 도서관이 늘 노력하던 내용들이다. 언뜻 접근성 향상이 ESG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무관하게 생각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접근성 향상은 모든 사람이 도서관 자원에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공동소유, 즉 공동활용을 의미한다. 본래 도서관의 목적이기도 한 다양한 이용자 계층을 위한 사회적 포용과 접근성 향상 역시 중요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리터러시 교육(굳이 관련지어 만들자면 에너지 리터러시와 같은 새로운 교육활동)으로 많은 이용자들에게 ESG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여, 지속정보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는 것도 시설물에 대한 에너지 절감 못지않게 중요한 노력이 될 것이다.
마지막 세번째는 거버넌스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할 수 있지만, 정보기술과 관련한 노력으로 한정한다면 도서관의 투명한 경영관리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도서관의 운영 중 에너지 소비, 친환경 운영과 관련된 정책 추진, 예산 배정과 지출뿐만 아니라 에너지 생산율, 소비율을 모든 사람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ESG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향상시킬 수도 있고, 도서관의 노력을 홍보하는 효과와 함께 가시적인 목표와 성과 확인을 할 수 있어 ESG 문화가 정착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도서관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
인간은 소비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도서관도 소비한다. 멈출 수 없다면 천천히 움직이거나,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효율적이라고 믿는 모든 도구들(정보기술 포함)은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많은 사람에게 평등한 정보접근권 실현과 인류의 지식 보관자, 전달자인 도서관은 공공자원을 전제로 한다. 이는 아주 중요한 존립 근거이다. 모두의 소비가 지배하는 현재 공동 소유와 공동 소비가 가능한 도서관은 그 자체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다.
지금까지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몇 가지 중요한 고려 사항을 짧게 제시했지만, 정보기술이 아니더라도 도서관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에 대한 고려와 노력은 그 자체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도서관에 대한 필요성을 높이고 빛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시대이고, 이를 계기로 도서관이 다시 빛나기를 바란다.
박진호_한성대학교 도서관정보문화트랙 교수
한성대학교 크리에이티브인문예술대학 도서관정보문화트랙(1트랙) 교수로 근무 중이다.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자료운영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정보관, 주식회사 리스트 기술연구소에서 디지털도서관, 오픈 데이터, 국제표준화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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