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책읽기’란 모든 사람이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말한다. 온책읽기를 하는 건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한두 권 정도 읽는 데 그친다. 그럴 땐 가족과 함께하는 온책읽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온책읽기를 위한 책을 선정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럴 때 전문가들은 책 선정에서부터 아이들과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조언한다. 먼저 서점이나 도서관에 함께 가서 부모가 권하는 책 몇 권과 아이가 원하는 책 몇 권을 선정한다. 여기에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흥미 위주의 학습만화나 아이의 연령에 맞지 않는 책 등은 지양해야 한다. 온책읽기는 생각을 나누는 독후활동이 가능한 책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족들끼리 책을 고를 때 도서 선정의 원칙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읽어보지 않은 주제나 소재의 책을 선정한다’는 등의 원칙을 정하면 책을 고를 때부터 아이들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온책읽기', 책 고르기에서부터 시작
각자 고른 책 가운데 아이가 절대로 읽기 싫은 책 한 권을 배제하도록 하자. 아이가 극구 읽기 싫다는데 그 책으로 생각을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가족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책을 정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책 읽기에 흥미가 떨어지는 아이일수록 부모가 정해주는 책은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아이 스스로 책을 고르도록 하면 재미 위주로, 온책읽기에 적합하지 않는 책을 선택할 가능성도 크다.
책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면 어린이 도서 출판사나 어린이 도서관 등에서 올린 온책읽기 추천, 지정도서 목록을 참고해도 좋다. 또 각 지방교육청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각 학교의 학년별 온책읽기 도서 목록을 볼 수 있는데, 다른 학교에서 진행하는 온책읽기 책들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다. 각 학교 사서 선생님들의 추천도서와 현직 교사들이 교과과정에 맞게 추천해놓은 책으로, 아이의 학년에 맞게 꼭 알아야 하는 배경지식을 갖추기에 부족함이 없다.
책 읽기 전 5분만! 다 함께 독서 전 활동
온책읽기의 장점은 모두가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독서 전 활동, 독서 중간 활동, 그리고 독후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독서 전 활동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책의 내용과 관련해 알고 있는 혹은 알아야 할 배경지식을 정리한다.
2.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것인지, 확실한 목적의식을 갖는다.
3.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 미리 예측해본다.
핵심은 관찰과 예측이다. 첫 번째 단계를 위해 유심히 봐야 할 것은 책의 제목과 목차다. 제목과 목차는 책 전체 내용의 함축판이기 때문이다. 제목이나 목차에 등장하는 단어, 개념 등에 대해 가족끼리 질문을 통해 확인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두 번째, 책을 읽는 목적의식은 독서의 효과와 직결된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림과 사진, 소제목 등을 보며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무엇일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그림이 있네, 뭘까?”, “이런 내용도 이야기할 건가 봐”처럼 대략적인 내용을 훑어보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이것만으로도 아이는 머릿속에 이미 저장된 정보 가운데 필요한 것들을 끌어오는 작업을 마칠 수 있고, 세 번째 단계로 이 책에서 다룰 내용을 예측해보는 과정까지 완료할 수 있다.
이러한 독서 전 활동은 1시간 독서를 한다고 가정할 때 5분 이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들이 독서에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30~40분 정도인데 독서 전 활동이 너무 길 경우 정작 책을 집중해서 볼 시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저학년 자녀와 온책읽기, '낭독'을 해보자
자녀가 읽기 독립을 하면 대부분 '묵독'을 하게 된다. 눈으로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한글을 배우는 7세 무렵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집중력이 짧아서 금방 지루해하고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장은 빨리 넘기지만 읽은 뒤 내용을 물어보면 “몰라”, “글쎄”, “그거 있잖아”처럼 대답을 얼버무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온책읽기를 할 때 '낭독'을 추천한다. 하루 30분씩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돌아가며 한 페이지씩 책을 읽는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 모두가 낭독을 하면 부끄러움이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다음 날에는 순서를 바꿔서 어제 낭독하지 않은 페이지를 소리 내 읽도록 한다. 소리 내 읽으면 저절로 듣는 능력도 길러진다. 입으로 말하면 눈으로만 본 것보다 3~4배 높은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재미있는 이야기의 책을 낭독하면 말하기의 두려움이 적어지고 표현력이 좋아진다.
단, 아이가 잘못 읽은 단어, 발음 등을 지적할 때는 낭독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아이가 다른 사람 앞에서 소리 내 읽기 싫어한다면 자기 방에서 혼자 낭독할 수 있도록 해주어도 좋다. “엄마는 집안 일을 할 테니까 문 조금만 열어두고 혼자만 들리게 읽으렴” 정도의 조언을 해주면, 어느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집중해서 책을 읽는 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고학년부터는 긴 호흡으로 깊게 읽기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교과과정에 다양한 사회, 국제, 역사 등의 주제가 등장하는 만큼, 온책읽기 뒤 토론이 가능한 도서를 선정하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역사 관련 도서를 읽은 뒤에는 역사 자체에 대한 평가 등으로 생각 나누기를 할 수 있다.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조선시대 남녀 차별문제, 신분제 문제 등의 사회 주제로 시선을 옮겨볼 수도 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은 고르기가 어렵다. 그림책처럼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은 교과서 수록 도서나 연계 도서 중에서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저학년 때까지는 온책읽기 차수별로 다른 주제를 고르는 것이 흥미 유발에 더 좋을 수 있지만, 고학년은 반대 전략을 써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지구 온난화를 주제로 한 온책읽기 뒤 다음 번 책은 바다, 숲 등 세분화된 환경문제에 관해 깊이 들어갈 수 있다. 혹은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국제적인 정치, 경제 문제처럼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독전활동으로 각 분야별로 쓰이는 용어와 개념 정리 등을 꼼꼼하게 한다면 책 읽기를 통해 더욱 많은 내용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고학년의 지식책에는 그래프와 표 등이 많은 만큼 독전활동으로 책을 훑어볼 때 이 부분에 대한 사전 지식을 체크해보는 편이 좋다. 잘 모르는 내용이 많은 경우 자칫 흥미를 잃거나 책을 읽다가 정보의 홍수 속에 길을 잃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온책읽기에 들어가며 '필사' 준비
독일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발터 벤야민은 ‘한 권의 책이 자기 것이 되는 것은 옮겨 쓸 때’라고 말했다. 최근의 온 · 오프라인 독서모임 중에는 필사 클럽이 많다. 온책읽기처럼 같은 책을 보고 각자 인상 깊었던 부분을 베껴 적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해당 대목을 필사한 이유와 그로부터 느낀 점 등을 공유한다. 이러한 방법은 가족 온책읽기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책을 다 읽은 뒤 인상 깊은 부분을 역으로 찾아가기보다는 책을 읽어가며 그때그때 적어두는 게 좋다.
가족 구성원마다 필사한 대목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부모는 자녀의 마음을, 자녀는 부모의 생각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년에 한 권, 그야말로 온 책을 필사하는 계획도 세워봄직하다. 이때는 현재의 베스트셀러보다는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고전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나이가 들면서 반복해 읽을 때마다 마음의 울림이 달라지는 책으로 손꼽힌다. 이런 책을 꾸준하게 필사한다면 부모도 아이도 한층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더 추천할 만한 방법은 원고지 필사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학생들이 띄어쓰기조차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교정까지 거쳐 출판된 책을 원고지에 집중해서 베껴쓰기 시작하면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또 필사를 하면서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단어들을 찾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은 문해력을 키우는 든든한 자양분이 된다.
‘온책읽기’란 모든 사람이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말한다. 온책읽기를 하는 건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한두 권 정도 읽는 데 그친다. 그럴 땐 가족과 함께하는 온책읽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독후활동은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한
아이가 책을 장난감 삼아 갖고 노는 데에서 나아가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펼칠 수 있다면 아이는 한층 더 책과 친해질 것이다. 아이와 함께 책을 펼치고 그 속에 담긴 것들을 탐색하며 놀아보자. 책으로 집을 짓고 책을 꺼냈다가 다시 꽂으며 아이들은 책과 가까워진다. 하지만 아무리 물리적 거리감을 좁혀도 아이가 좀처럼 책을 펼쳐볼 생각을 안 한다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