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원_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전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
이화대학에서 영문학, 미국에서 10여 년간 영문학과 도서관학을 전공한 후 거의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학교와 도서관에서 보냈다. 서강대학교에서 1975년부터 2007년까지 교수와 도서관장으로, 건양대학교에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명예교수와 도서관장과 부총장으로 그리고 그 후 재단의 이사로 지냈으니 학교와 도서관은 신숙원 교수의 삶의 놀이터였고 터전이었으며 평생 직장이었다. 한때 피아니스트가 꿈이었지만 절대음감이 부족함에 절망해 연주자의 꿈은 포기하고 일등 ‘구경꾼’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공연예술을 관람하며 홍보했고 세상 곳곳을 구경하러 많은 여행길에 오른 덕에 자타가 인정하는 ‘문화부장, 구경꾼, 문화 오지랖, 여행가’가 되었다. 그래선지 희로애락의 감정이 무디어진다는 인생의 끝자락에 선 지금도 ‘학교, 제자, 스승, 문화, 예술, 공연, 여행’과 같은 말들이 마음에 깊은 파문을 일으킨다. 신숙원의 인생은 이들 단어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책으로부터 얻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책은 도대체 무엇일까. 《책그림책》이 주는 것은 어쩌면 도피고, 또 달리 말하면 위안이다. 《책그림책》은 1997년에 스위스에서 출간되었고, 2001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밀란 쿤데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작가 46명이 참여했는데, 참여한 작가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책 소개가 충
영상 ⓒ한여진 깎지 않는 연필 ‘깎지 않은 연필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정은주 옮김, 프로파간다, 33쪽)연필을 깎기 위한 각종 도구와 방법과 상황과 마음가짐으로 가득한 데이비드 리스의 위 책은 그러나 흑연이 드러나지 않은 연필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는다. 사물로서의 연필의 목적은 무언가를 쓰
검도라는 비인기 종목을 21년째 하고 있다. 운동 취미를 묻는 질문에 러닝, 헬스 혹은 요가, 필라테스라 답하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검도해요”라고 말하기란 여전히 쑥스럽다. 대학 동아리로 시작한 검도를 마흔인 지금까지 할 줄이야. 내성적인 나를 신입회원으로 받은 선배들도, 운동이라곤 지각을 피하기 위한 등굣길 뜀박질이 전부였던 나도 몰랐다. 게으른 사람
사람들이 책으로부터 얻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책은 도대체 무엇일까. 《책그림책》이 주는 것은 어쩌면 도피고, 또 달리 말하면 위안이다. 《책그림책》은 1997년에 스위스에서 출간되었고, 2001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밀란 쿤데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작가 46명이 참여했는데, 참여한 작가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책 소개가 충
영상 ⓒ한여진 깎지 않는 연필 ‘깎지 않은 연필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정은주 옮김, 프로파간다, 33쪽)연필을 깎기 위한 각종 도구와 방법과 상황과 마음가짐으로 가득한 데이비드 리스의 위 책은 그러나 흑연이 드러나지 않은 연필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는다. 사물로서의 연필의 목적은 무언가를 쓰
검도라는 비인기 종목을 21년째 하고 있다. 운동 취미를 묻는 질문에 러닝, 헬스 혹은 요가, 필라테스라 답하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검도해요”라고 말하기란 여전히 쑥스럽다. 대학 동아리로 시작한 검도를 마흔인 지금까지 할 줄이야. 내성적인 나를 신입회원으로 받은 선배들도, 운동이라곤 지각을 피하기 위한 등굣길 뜀박질이 전부였던 나도 몰랐다. 게으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