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석학 인터뷰에서는 "작곡하는 경영학자"로 널리 알려진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이자 아트팝 가곡 작곡가를 만났다.
경영학자와 예술가를 넘나드는 김효근 교수는 경영에도 예술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소비자를 확실하게 예술 작품처럼 감동시켜 줄 수 있으면 소비자는 그 순간부터 기업의 평생 팬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소비자를 팬덤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일까?
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예술 분야가 아닌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자극이 될 수 있을까?
'경영예술'과 '아트팝'이라 용어를 만들면서 비즈니스 아티스트(경영예술자)로 활동하는 김효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경영’과 ‘예술’은 서로 상반돼 보이는 말인데요, 그 둘이 합쳐진 ‘경영예술’이라는 말이 새롭습니다. 좋은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상상하는’ 예술가의 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했던 교수님이 직접 만드신 용어인데요, 예술경영과 경영예술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하게 소개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미국에서 현대 경영학이 과학적으로 경영하는 걸 최고의 가치로 쳤어요. 기업에서 경영을 과학적으로 하는 것을 교회를 경영하는 데 썼던 게 교회경영, 또 미술관, 오케스트라, 연극 단체를 잘 경영하는 데 활용했던 게 예술경영, 그래서 이제 주로 예술하는 활동이나 기관들을 과학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 분야가 예술경영이라고 해서 지난 한 70여 년 발전을 해온 셈이죠. 경영예술은 경영 행위가 곧 과학이 되는 패러다임이 익을 대로 익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경영할 수 없고 경영 활동 자체가 예술 자체가 되는 새로운 신세계 패러다임이 가능하다, 즉 경영을 예술 행위로서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술 행위라고 하면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나 감정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을 때, 창작자의 어떤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예술 작품을 만들어서 감상자에게 보여주면 감상자들이 “와 대단한데? 감동이야” 그런 상태를 만드는 걸 가장 사전적 의미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업 활동을 마치 예술가가 예술 활동을 하는 것처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얘기는 기업에서 제품 아니면 서비스를 만드는데 기업 생산자의 사상이나 가치나 어떤 감정들을 제품이랑 서비스에다 반영을 해가지고 시장의 소비자에게 “딱 한번 경험해보세요”라고 할 때 시장의 소비자가 “와, 이 제품 대단한데요”, 이거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내 마음에 꼭 들어서 진짜 감동이에요”, 이런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경영예술이에요. 경영예술 범주 안에는 예술경영 활동도 다 포함이 돼요. 교회경영도 포함되고 기업경영도 포함이 돼서 인류가 개발해놓은 경영 활동 전체가 사실은 인간의 예술 활동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어떤 혁명적인 생각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이렇게 들으시면 제일 불편한 게, 경영 전공하신 분들은 다 아실 건데, 경영의 목표는 이윤 극대화인데 무슨 소비자의 감동을 얘기하시냐, 이 부분이 100년 동안 항상 해결이 안 되는 거였어요. 그런데 저와 저희 연구실 연구원들이 “아니다. 만일에 소비자를 확실하게 예술 작품처럼 기업 작품으로 감동시켜줄 수 있으면 소비자는 그 순간부터 평생 팬이 된다”고 한 거죠. 적어도 그 제품의 수명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은 팬이 되기 때문에. 일단 사람이 팬이 되잖아요.
Q 예술을 향유하는 것이 예술 분야가 아닌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자극이 될 수 있을까요? 예술을 향유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예술을 가까이하는 단계에 4단계가 있어요. 처음에는 단순 감상자. 어떤 음악을 딱 들었는데 이거 멋있고 좋은데? 나를 즐겁게 하는 음악을 조금씩 찾아 듣는 단계예요. 이 단계가 뇌가 변경될 정도로 반복이 되면 그다음에 2단계가 돼요. 나도 좀 배워볼까 하는 단계가 돼. 그럼 그때부터 동네 학원을 가보기도 하고, 레슨 선생님을 구해서 지도를 받기도 하고, 독학으로 자기 혼자 그림을 그려보거나 시를 써보거나 하는 창작의 초기 단계, 그러나 모방적 창작이죠. 이게 충분히 뇌에서 소화가 되면 3단계로 높아지는데 이제 창작의 일상화 단계, 기쁨을 아는 단계예요. 3단계가 되면 자기가 몰입해서 시를 쭉 쓰거나 작곡을 하거나 노래를 열심히 부르거나 하는데, 이 단계가 되면 거의 대부분의 좋은 예술 때문에 생기는 좋은 효과는 다 생기는데 그다음 마지막 4단계가 있어요. 이건 뭐냐 하면, 자기가 만든 창작물을 남하고 나누는 공유 소통의 단계가 와요. 아마추어 사진작가 선생님들이 사진 전시회를 한다든가, 아마추어 화가 선생님들이 아마추어 개인전이나 단체전을 해서 전시를 한다든가, 또 노래교실 다니는 선생님들이 정식 공연장에서 아마추어 공연을 한다든가 하는 거예요.
공교육에서 오랫동안 방치 내지는 굉장히 활성화가 안 됐다고 판단을 해요. 우리나라가 제대로 발전하고 좋게 경제가 돌아가려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작품화돼야 하거든. 지금은 점점 작품화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고, 사업이 옛날처럼 잘 안 팔리고 있고, 이렇게 어려운 지경이 되고 있어서. 산업을 불문하고, 예를 들면 아파트 하나를 지어도 작품화된 아파트를 보기 어렵잖아요. 우리 아파트가 다 똑같잖아. 규격이 오피스텔도 다 똑같고 뭘 봐도 다 그냥 기능성과 약간의 디자인적인 요소가 획일적으로 적용돼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단계가 이미 우리나라 경제에서는 끝났다고 봐야 돼요.
이제 예술 작품처럼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고, 자기만의 철학이 있고, 자기만의 어떤 관능적 심미성이 있는 것을 창작해낼 수 있어야 되는 거예요. 창작해낸 결과물들이 대다수의 시장에 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완전 감동시킬 수 있을 정도의 어떤 힘 같은 거. 근데 그건 결국 예술의 힘에 가까운 작품력이 만들어져야 되는 거라, 제가 최근에 강의할 때는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동안에는 예술가들을 기업이 돈 많다고 지원해주고 도와주는 개념만 있었는데 이제는 그 메세나가 끝났다. 거꾸로 예술가들을 기업에 모셔다가 레슨비 내고 예술 활동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그걸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지, 그런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 소비자의 섬세한 마음을 읽어내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레슨을 받아야 될 시기다.
Q 교수님께서 아트링커 플랫폼을 만드신 이유가 예술 활동의 일상화를 위해서일 것 같은데요, 아트링커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지금 정부에서도 굉장히 문화예술을 진흥하겠다고 많은 예산을 꽤 오랫동안 사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대비 실제로 예술을 생활화하는 인구가 턱없이 적어요. 그 이유가 예술 습관화의 비밀, 예술을 매일같이 생활화할 수 있는 공교육 현장이나 일상생활 현장에서 도와주는 어떤 메커니즘이나 정책이나 도구가 필요한 거죠. 저희 이화여대 경영예술연구센터에서 지난 6년 동안 열심히 목표로 한 것이 전 국민에게 예술 습관화를 도와주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아트링커라는 예술 습관화 지원 플랫폼을 만들었어요.
요새 스마트폰 다 있고, 패드를 가지고 많은 생활을 하니까 눈에 띄는 유튜브 영상이나 처음 듣는 곡인데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면 URL만 딱 복사해서 바로 여기(아트링커)에 저장하면 자기 플레이리스트처럼 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줘요. 인터넷 사이트에 어떤 화가 전시장이 있는데 되게 마음에 드는 그림이 보이면 간단하게 캡처해서 여기 또 저장을 하고요. 이런 과정 속에서 매일 한 개 이상 나를 즐겁게 하고 내 눈을 즐겁게 하는 예술 조각들을 쉽게 모아서 집에다가 차곡차곡 쌓아놓으면요, 이제 반복적으로 감상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내가 이런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성숙해지면서 계속 쌓이는 거죠.
그것이 늘어나고 확장되는 걸 도와주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우리 한국에 공개를 할 계획이 있어요. 근원적인 변화가 없이 어쩌다 한 번 공연에 갔다 좋았네, 하고 잊어먹으면 뇌에서 시냅스가 형성이 안 되죠. 반복 감상을 통한 자신의 취향 발견 및 취미화라는 메커니즘이 한국에 지금 거의 없다. 그걸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런 아트링커 운동을 시작해보려고 하고 있는 참이에요.
Q 교수님은 경제학도임에도 1981년 대학 가곡제에서 대상을 받으셨어요. 그리고 이후에 가곡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아트팝이라는 단어를, 또 장르를 만드시면서 대중 가곡의 시대를 여셨는데, 그 아트팝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름 지어지고 탄생하게 되었는지요? A 43년 전, 1981년 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시절에 MBC 제1회 대학 가곡제가 있었어요. 요즘으로 치면 작곡 오디션 프로그램인 거지. 거기에 <눈>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는데 그때 MBC에서도 너무 난해한 예술성이 있는 한국 가곡보다는 적절한 수준의 예술성과 대중들이 따라 부르고 또 즐겨 들을 수 있는, 대중성이 어느 정도 있는 가곡을 대상으로 뽑기를 원하셨던 것 같아요. 그 선정 기준이 미리 있었던 건 아닌데, 저는 작곡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제가 난해하게 작곡하는 훈련이 전혀 돼 있지 않고 그냥 대중적인 수준의 예술성과 대중들이, 내가―내가 곧 대중이었으니까―감동받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적 요소와 문학적 시 요소를 결합시켜서 곡을 만들자, 이렇게 한 게 잘 평가가 돼서 심사위원 선생님들 만장일치로 대상을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아트팝의 정의가, 예술성 아트와 대중성 팝을 동시에 추구하는 한국 가곡 장르 운동이에요. 아주 오랫동안 경영학 교수로서 음악을 하지 않고 잠수 타고 경영학만 열심히 하다가 2007년에 아주 오랜만에 한국 가곡계에 나가 보니까 우와, 소비자들이 다 떠나고 있는 거야. 왜 떠났냐 하면 20세기 후반에 현대음악적인 어법으로 작곡을 해야 예술성이 높다고 평가되던 어떤 학계의 그런 흐름이 있었고, 그다음에 학계가 아닌 일반 작곡계에서 작곡을 하시던 선생님들의 경우에는 1970년대하고 80년대에 많이 사용되던 음악 요소를 가지고 큰 변화 없이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하시다 보니까 일반 소비자 관객들 입장에서는 너무 난해한 현대음악 가곡은 듣기 싫은 거예요.
그럼 대안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클래식 음악이 갖고 있는 예술성을 포기할 순 없다, 한국 문학 시인들의 그 정말 대단한 문학적 예술성도 포기할 필요가 없다. ‘문학적 시인들의 예술성을 살린 좋은 시’, ‘정통 클래식 음악 요소들 중에 힘이 있는 선율구조, 화성 구조’, 이런 부분에다가 2007년 앞뒤로 한 10년 동안 전 세계 대중음악 쪽에서―여기서 말하는 대중음악이라는 것은 영화 음악, 드라마 음악, 일반 팝 음악, 대중가요 발라드, 또 재즈, 힙합―이런 쪽에서 많은 검증을 거쳐서 살아남고 많은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던 음악 요소들을 결합한 참신한 새 가곡을 만들고 연주하면 떠났던 한국 가곡 팬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실제로 곡을 만들어서 녹음해가지고 음반으로 발표하고 라이브 공연을 통해서 이제 확산하게 된 거죠. 다행히 일찍 발표를 하고 한 7년, 8년 정도 지난 시점부터 떠났던 한국 가곡 팬덤이 훨씬 더 나이를 넓혀서, 예를 들면 20대 팬도 생기기 시작하고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전 연령에 걸친 한국 가곡 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1980년대에 일반 대중음악 분야보다 더 인기가 있었던 한국 가곡 장르가 지금 다시 살아나서 발전하는 일종의 ‘한국 가곡 시즌 2’가 잘 시작된 그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Q 경영예술의 이론 중에서 예술가가 팬을 가지듯이 기업도 소비자를 팬덤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에 남았어요. 그 기업이 소비자를 팬덤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팬을 붙잡아놓을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3단계가 뭐냐 하면, 생산자의 정체성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되는데 첫째로 정체성 요소가 본인도 알고 있어야 돼요. 둘째, 그걸 손님들한테 제대로 알릴 수 있어야 돼요. 셋째, 알려서 손님들이 그걸 들어보고 알게 된 다음에 우와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돼요. 그래서 이 정체성의 발견과 정체성의 전달과 정체성의 공감, 이 세 가지 조건이 되면 엄청난 힘이 만들어져요. 우와, 저 창작자가 저런 생각으로 만들었구나, 저런 철학을 갖고 만들었네, 저 사람은 자기 사명을 저거라고 생각하고 이걸 만들었단 말이야? 완전 감동인데? 저 사람은 이걸 만들 때 죽어도 양보하지 않는 세 가지 고집스러운 가치를 가지고 이걸 만들었구나. 근데 이 아래 세 가지를 하나로 묶어내서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으려면맨 꼭대기에 존재하는 소비자들의 현존감을 터치해줄 수 있어야 돼요. 현존감이라는 게 좀 생소한 단어인데, 20세기 초중반에 하이데거라고 하는 실존주의 철학자의 핵심 개념 ‘현 존재’에서 따온 거예요. 쉽게 말하면 인간은 아주 고통스럽게 자기 삶을 실존 상황에서 처절하게 살아내야 되는 존재이고,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좋은 상황을 만나면 행복하고 신나고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하면서 이 고통으로부터 행복감까지 이르는 이 전체 상황을 인식하는 존재다라는 느낌을 줘야 되는 거죠. 조금 더 쉽게 말하면, 고통 상황에 있는 소비자를 이 제품이나 서비스 때문에 확실하게 양지로 바꿔줄 수 있고 해결해줄 수 있는 그런 요소가 이 1층, 2층, 3층 중에 있어야 되는 거예요. 예를 들면 BTS가 대략 한 7세에서부터 20세까지 되는 청소년, 전 세계 청소년들의 우상일 수 있었던 거는 BTS의 춤과 노래의 기능적인 거, 또 잘생긴 외모나 노래 잘하는 그런 관능성과 세련된 스타일, 이걸 넘어서 BTS만이 갖고 있는 철학과 가치 이런 것들이 가사와 평소 인터뷰를 통해서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아이덴티티 공감을 일으켰기 때문인데, 그 공감 자체가 소위 말하는 MZ세대의 끝자락에 태어나서 이 시대의 온갖 불확실성을 견뎌내고 스마트폰과 함께 뭔가 자기를 확인하고 자기를 투영할 수 있는 대상을 간절하게 원하는 거죠. 이런 기준으로 한국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산업을 진단해보면 우리는 아직도 기능성의 시대에 머물러 있고 관능성의 한 3분의 2 정도 시점에 와 있어요. 정체성에 대해서 아무도 생각이 없었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이 기능만 해결해주면 잠시 만족하는 그런 존재라는 존재론으로 사업을 해왔다고 볼 수 있어서, 마치 뛰어난 예술가들이 시대를 넘어서 팬을 몇 백 년 동안 유지하는 그런 힘을 발휘하기에는 한국의 지금 산업 경영 현장은 너무나도 촉박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국내에서 경영예술, 미학적 경영에 해당하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지금은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창업 초기에 대히트를 쳤던 ‘마켓컬리’라는 스타트업이 있었어요. 그 스타트업이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서 시장에 제공했냐 하면, 너무 바빠서 장을 볼 시간이 없는 워킹 맘이나 워킹 대디가 가족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은 많은데요, 시간도 없고 몸도 너무 피곤한 그런 상태에서 마켓컬리라는 디지털 플랫폼에 오면 “우리가 너희가 필요로 하는 가장 좋은 식자재를 가장 좋은 조건으로 오늘 밤 10시까지 주문을 하면 내일 아침 6시에 집 앞에 걸어줄게”라고 했어요. 마켓컬리라는 서비스는 기능적으로는 되게 간단한 거예요. 인터넷에서 호박 한 개, 배추 하나, 이런 거를 골라서 갖다 놓는 거죠. 소비자들의 현존감 중에 죄책감 상황이라는 게 있어요. 그게 어떤 거냐 하면, 워킹 맘들이 가족들한테 소홀한 것 같은 마음은 있지만 물리적으로 안 되니까 그 죄책감이라는 현존 상황을 깔끔하게 해결해 준 상황, 그게 유통업계의 새로운 예술 작품처럼 탄생한 마켓컬리의 혁신이었죠.
Q 교수님에게 책이란 어떤 건가요? A 생명이지. 그냥 먹고 살 때는 책이 쓸 데가 없어요. 배고플 때 이거 먹을 수가 없잖아. 우리가 생각을 하고, 의미를 찾고, 인간으로서의 어떤 자각과 현존을 경험하다가 삶을 마감하려고 할 때 살아있게 하는 것. 제가 말씀드린 생명은 살아 있게 하는 원천으로서 인간이 발명한 책만큼 더 이상 좋은 도구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결국 책은 생명의 핵심 도구인 거고, 저로서는 소위 좋은 책 또는 저를 변화시켰던 그런 책을 찾아다니려고 정말 많은 노력과 수고를 했고 돈도 많이 썼어요. 사야 됐으니까. 책을 읽고 생명력이 높아질 때도 마치 예술을 접해서 쾌감으로 느낄 때처럼 뇌가 좀 준비가 돼줘야 되거든요. 그러려면 반복 독서가 필요한 상황이니까 작심삼일 독서법 하지 마시고요, 꾸준히 독서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의 생명력이 커져가는 그런 경험을 할 때까지만 속는 셈치고 노력을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효근_경영학자
“작곡하는 경영학자”로 널리 알려진 김효근 교수는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1992~현재)이자 사랑받는 한국 아트팝 가곡 작곡가(1981~현재)이다. 세상에 없던 연구-강의-산학-경영-행정과, 작곡-작사-음반-공연을 늘 새롭게 창신하며 비즈니스 아티스트(경영예술가)이자 삶의 예술가로서 무에서 유로의 창조적 도전에 힘써오고 있다. ‘디지털 정보화’와 ‘지식경제’ 불모지였던 1990년대, ‘정보전략계획’과 디지털비즈니스전략 방법론을 창안해 산업계에 보급하고 ‘지식경영’과 ‘신지식인’ 연구를 창안하였다. 제1회 MBC 대학가곡제 대상 곡 ‘눈’, 세월호 추모곡 ‘내 영혼 바람되어’, 신세대 결혼식 축가 ‘첫사랑’, 코로나 힐링곡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귀에 익은 한국 가곡의 작곡가로서 가곡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아트팝’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가곡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경영예술연구센터의 석박사 연구원들과 마스터피스 전략과 미학경영의 새로운 방법론 연구에 집중하면서, 세상에 없던 AI-맞춤형 아트라이프 플랫폼이자 예술가-애호가 동시 거주형 예술종합 플랫폼인 <아트링커 www.artslinker.com>의 연구개발 책임자이자 운영 스타트업인 (주)아츠링커의 CEO로서 전 국민 예술향유 확대와 예술생태계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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