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투어’에서는 팝업스토어 견학, 전시회 견학, 특정 지역 여행기 등 기획팀의 방문 스케치와 경험담을 제공합니다.
대련 성해광장의 모습
이번 스페셜 투어에서는 근대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중국의 항구 도시 대련(大连), 그리고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 단둥에 다녀온 경험을 공유합니다.
대련은 관동주*(関東州)의 중심지였던 여순*(旅順)과 압록강을 따라 북한과 마주한 단둥*(丹东)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자리해, 동아시아의 격동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따라서 대련은 깊은 역사와 풍부한 문화, 그리고 현대적인 발전이 얽혀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랜 시간 동안 동서양 문명이 교차하며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았고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관동주(関東州): 관동주는 중국 동북지방의 옛 행정구역으로, 현재의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일부를 포함한다. 일본이 1905년 러일전쟁 승리 후 이 지역을 군사적, 경제적 거점으로 활용했다.
*여순(旅順): 대련 지역의 옛 이름으로, 일제강점기 때 중요한 군사기지였다. 여순감옥, 여순공동묘지, 관동법원은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증언하는 역사적 유적지다.
대련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들, 특히 일제 강점기와 러시아 제국의 영향 아래에서의 변화 속에서였습니다. 대련은 일제 강점기 동안 중요한 군사적 거점으로 사용되었고, 그 시절의 흔적은 지금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대련은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도시로 변모하며, 중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도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1부에서는 대련에서 방문한 주요 관광지 우호광장러시아거리, 동방수성, 어안부두를 거쳐 단둥시까지의 여행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대련의 역사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8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이곳을 점령하며 관동주를 설치했고, 이후 러시아가 이를 탈환했지만 다시 러일전쟁의 결과로 일본에게 넘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도시로서의 틀을 갖추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대련은 일본과 러시아 두 강대국의 식민 통치 아래 놓이며, 동북아시아의 중요한 군사적·경제적 거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시기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가 여순감옥(旅順監獄)입니다. 이 감옥은 당시 식민 통치의 억압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장소로 더욱 유명합니다. 감옥 내부를 둘러보면 차가운 철문과 좁은 감방이 당시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생생히 전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순관동지방법원(旅顺日本关东法院旧址)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입니다. 이곳에서는 식민 통치 시기의 주요 판결이 이루어졌으며, 현재는 당시의 법적 시스템과 통치 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로 남아 있습니다.
대련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트램
대련에 대한 첫인상은 바로 그 ‘혼합된’ 모습에서 느껴졌는데요, 고대와 현대가, 동양과 서양이 서로 어우러진 풍경이 이곳만의 특징이면서도 강한 개성으로 다가왔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오래된 러시아식 건물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 사이로 현대적인 고층 빌딩들이 우뚝 솟아 있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대련의 항구는 여전히 중국에서 물류와 무역의 중심지로, 바다를 마주하며 그 지역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안부두의 풍경
하지만 대련이 단순한 경제 중심지에 그치지 않는 점은 이곳이 지닌 문화적, 자연적 매력에 있는데요, 대련은 해양 도시답게 바다와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푸른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해변, 그리고 그곳을 따라 펼쳐진 산과 공원들은 이 도시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대련의 해변은 특히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양지로, 바다에서의 다양한 액티비티와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대련은 지난한 역사의 아픔과 상처를 품고 있지만,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도시는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중이며, 그 변화 속에서 대련이 가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련을 둘러보면서 대련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이자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교차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대련의 거리를 걸으며 그곳에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경험을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대련이 가진 고유한 매력과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도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역사적 풍경들을 차근차근 소개해보겠습니다.
#대련 우호광장: 동북아의 만남과 화합의 상징
저는 대련의 중심부인 우호광장(友好广场)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우호광장(友好广场)은 단순한 광장이 아니라, 이 도시의 역사와 국제적 의미를 대변하는 중요한 상징적 장소입니다. 우호광장은 대련이 외국과의 문화적, 경제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이어온 곳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공간으로,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호(友好)’라는 단어는 국제적 우정과 협력을 의미합니다.
우호광장
현재 우호광장은 대련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장소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도시의 활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광장의 중심에는 크리스털 볼 조형물이 대련의 상징적인 조형물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데, 대련과 중국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털 볼은 1996년에 설치되었는데요, 그 명칭인 ‘북방의 진주’는 대련이 북방의 중요한 항구도시로서 가진 상징적 가치를 의미합니다. 대련은 중국 랴오닝성에 위치한 부동항(不冻港)*으로, 역사적으로 동북아시아 경제와 무역의 중심지였으며, 현재도 조선업, 석유화학, 기계공업 등의 산업이 발달한 중요한 산업도시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방의 진주'라는 이름은 이러한 대련의 전략적 위치와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련이 동북아의 중요한 문화와 상업 중심지로 발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부동항(不冻港):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를 의미하며, 대련은 이러한 온화한 기후 덕분에 항만 활동이 가능하여 중요한 무역 및 산업 중심지로 발전했다.
우호광장 가운데 있는 크리스털 볼
황색, 흑색, 적색, 백색, 갈색, 다섯 가지 색깔의 거대한 손이 크리스털 볼을 받치고 있는데, 각 손은 대련이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 손은 대련의 경제적 성장을, 두 번째 손은 대련과 다른 국가들 간의 상호 존중과 협력을 나타내며, 세 번째 손은 대련이 가진 글로벌 연결성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네 번째 손은 문화와 사람들의 상호 교류를, 다섯 번째 손은 대련이 미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나아가려는 비전과 다짐을 표현합니다. 이처럼 다섯 개의 손은 대련이 펼치는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대련이 글로벌화된 사회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크리스털 볼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세계와 중국, 그리고 대련을 잇는 상징적인 연결 고리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이 조형물은 구체적인 형태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련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또한, 투명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 대련이 열려 있는 도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중산광장(좌) / 광장 안에 위치한 지하철역(우)
광장을 지나면 대련의 또 다른 대표 광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산광장(中山广场)*은 대련의 가장 번화한 지역 중 하나로, 광장 자체가 대련의 발전을 상징하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호광장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리며, 대련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중산광장에 들어서면 수많은 상업시설과 고층 빌딩들이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어 대련이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중산광장(中山广场): 10개의 도로가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 대련 중심의 원형 광장
중산광장을 둘러싼 고층 빌딩들
우호광장과 중산광장은 그 자체로 대련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점으로, 대련이 역사적 전통을 보유한 도시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이고 글로벌한 도시로 성장해왔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증명합니다. 대련이 위치한 동북아(東北亞)*의 중심에서, 이 두 광장은 국제적인 만남과 협력, 그리고 대련이 세계와 소통하는 장소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련은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을 보존하면서도, 변화하는 세계에 발맞추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호광장에서 시작해 중산광장까지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그곳이 대련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상징적 공간임을 알 수 있었고, 이 두 곳을 통해 대련이 동북아와 세계를 잇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동북아(東北亞):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은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국가이다.
#러시아거리: 대련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
러시아거리 입구
러시아거리(大连俄罗斯街)는 대련 중심가에 위치해 있으며, 러시아의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19세기 말, 대련은 러시아와의 무역과 외교 교류로 번영하였고, 러시아는 대련 지역의 중요한 경제적, 군사적 파트너였기 때문에 많은 러시아인들이 이곳에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련에는 러시아식 건축물과 문화적 흔적들이 남아 있으며, 그중 러시아거리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고 합니다. 대련에서 가장 독특하고 매력적인 지역 중 하나로, 대련의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글로벌화되었는지 잘 보여주는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러시아거리 풍경
러시아거리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거리 곳곳에 위치한 러시아식 건축물들입니다. 러시아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따른 이 건물들은 고풍스러운 외관을 자랑합니다. 특히 붉은 벽돌과 독특한 지붕 모양, 세밀한 장식들이 돋보입니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대련의 역사적 변천사를 잘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러시아거리 중앙광장
또한 러시아거리는 러시아 음식점과 상점들이 즐비한 지역으로, 대련에서 러시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합니다. 거리에는 다양한 러시아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있어, 러시아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보르쉬, 차르니크, 러시아식 빵 등 다양한 러시아 음식을 제공하는 곳들이 있으며, 러시아의 특산물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점들은 대련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러시아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열지 않아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지만, 러시아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날짜를 확인 후 방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거리 광장에서 방문한 기념품숍(좌) / 기념품숍의 다양한 굿즈(우)
저도 상점들을 방문해 아기 얼굴이 그려진 미니 초콜릿과 엽서를 구입했습니다. 아기 얼굴이 그려진 초콜릿은 러시아거리의 대표 기념품이라고 합니다. 엽서는 길을 걷다가 구입했는데, 사장님이 가게의 안쪽에 있는 작은 방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제작하셨다고 합니다. 이 상점은 러시아거리 끝쪽에 위치해 눈에 띄지 않지만 창문에 걸려 있는 따뜻한 느낌의 그림들이 발길을 멈추게 했습니다. 예쁜 그림들이 많아 추운 날씨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러시아거리의 상점들은 가격 흥정이 가능하니 사장님과 잘 얘기해 적절히 조절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러시아거리 광장 입구에 있는 비석
과거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쳤던 이 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대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대련의 역사적, 문화적 깊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중요한 공간 러시아거리야말로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할 명소인 것 같습니다.
#동방수성: 동북아의 작은 베네치아
동방수성 거리를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
동방수성(东方水星)은 대련을 대표하는 독특한 관광지 중 하나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테마로 한 유럽풍 거리입니다. 대련 도심에 위치한 이곳은 약 4km 길이의 인공 운하를 따라 조성되어 있으며, 고풍스러운 유럽 건축 양식과 낭만적인 운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많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동방수성은 겨울에 운하의 물을 빼고 곤돌라 운행을 하지 않는다.
이 운하는 단순한 인공물이 아니라, 대련이 가진 독특한 도시 개발과 디자인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운하 양옆으로는 고전적인 유럽풍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골목길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운하 위를 떠다니는 곤돌라가 이곳의 특별한 매력을 더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겨울에는 강이 얼어 운하에 있는 물을 모두 뺀다고 하니 겨울에 방문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는 겨울에 방문하여 곤돌라가 운행하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방문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동방수성 운하 옆에 위치한 레스토랑
동방수성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다양한 문화적 이벤트와 상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거리 곳곳에는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어, 방문객들은 유럽풍 분위기 속에서 대련의 현대적이고 활기찬 면모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조명이 켜진 운하와 건물들이 어우러져 더욱 낭만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특히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이곳은 현지 주민들에게도 데이트 명소로 인기입니다. 동방수성은 대련이 가진 국제적이고 창의적인 도시 개발의 성공적인 사례로, 대련을 방문하는 이들이 꼭 찾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관광객이 감소해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하니 먼저 확인을 한 후 방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색깔이 변하면서 건물 벽에 ‘I LOVE DALIAN’이 나타나는 빌딩
동방수성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빛입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여러 개의 빌딩들이 다양한 색으로 눈부시게 빛나며 대련의 밤하늘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줍니다. 그 형태와 색상은 각기 다른 주제와 메시지를 전달하며, 대련의 활기찬 미래와 그 발전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빌딩에 ‘I LOVE DALIAN’이 나왔습니다.
동방수성의 맛집 ‘시딩’의 외관
저는 동방수성을 둘러본 후, 그곳의 맛집으로 알려진 시딩(喜鼎)을 방문했습니다. 시딩은 대련에서 유명한 음식점으로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입니다.
시딩의 대표 메뉴인 성게알만두
이곳의 대표 메뉴는 성게알만두로, 부드러운 만두피 안에 고소한 성게알이 가득 들어 있어 입 안에서 풍미가 퍼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1인당 두 판씩만 먹을 수 있어 아쉬웠을 정도로 성게알의 고유한 맛이 잘 살아 있었습니다.
누룽지가 들어간 새우죽(좌) / 코코넛 꿀에 찍어 먹는 우유튀김(우)
그 외에도 시딩의 대표 메뉴들을 시켜보았습니다. 새우죽은 신선한 새우로 만든 부드러운 수프인데요, 안에 누룽지가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우유튀김을 주문했는데 코코넛가루가 들어간 꿀에 찍어먹으니 달달함과 고소함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 마무리 음식으로 좋았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물티슈와 웰컴티를 준비해주신다.
동방수성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이곳은 인기가 많아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미리 대기를 걸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오후 5시쯤 방문하여 한 시간 정도 대기 후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픈하니 일찍 방문하면 대기 없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대련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동방수성의 멋진 풍경을 즐기고 나서 시딩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안부두: 대련의 해양 문화와 역사 속으로
언덕에서 바라본 어안부두의 풍경
어안부두(饿安码头)는 대련에서 매우 인기 있는 관광지로, 동북아시아의 해양 문화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부두는 과거 대련의 중요한 항구였으며, 현재는 현대적인 상업 지역으로 탈바꿈하여 많은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해양 산업과 관련된 유적지와 현대적 시설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대련의 역사와 현대적인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어안부두의 가장 큰 매력은 아름다운 바다 전망입니다. 부두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함께 바다 위를 떠다니는 배들이 보이며, 주변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은 산책하기에도 좋고 사진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일몰 시간에는 황금빛으로 물드는 하늘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어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저녁에 방문해 일몰을 보지 못했지만 추후 재방문하여 감상하고 싶을 만큼 어안부두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가 있는 거리
어안부두 주변에는 다양한 식당과 카페가 있어 여행 중 잠시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해산물 요리가 유명합니다. 신선한 해산물과 대련 특유의 조리법이 결합된 요리를 맛볼 수 있어, 대련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미식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늦은 오후에도 작업 중인 많은 배들
부두를 걷다 보면, 대련이 어떻게 과거의 항구도시에서 현재의 국제적인 항만도시로 성장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역사적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해가 지는데도 불구하고 부두에서는 저녁 작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어안부두가 가진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볼 수 있었습니다.
어안부두의 메인 거리
어안부두는 대련의 해양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완벽한 장소로, 대련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명소입니다. 저는 늦은 저녁 방문하여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아침에는 활발한 부두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아침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단둥(丹东): 압록강을 넘어 북한과 가까운 국경 도시
새벽 6시의 대련역
단둥(丹东)은 중국의 동북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로, 그 독특한 위치와 문화적 배경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는 곳입니다. 이곳은 중국과 북한을 잇는 중요한 통로로, 한때 철강 산업과 군사적 의미가 강했던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단둥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의 관계가 깊어, 여행객들에게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함께 국제적인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단둥은 대련에서 기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오전 일찍 출발했습니다. 대련역과 대련북역에서 갈 수 있는데요, 대련북역의 경우 대련 시내에서 굉장히 멀기 때문에 대련역에서 기차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기차역 내부(위) / 게이트에서 신분증을 스캔한 후 입장한다.(아래)
중국은 기차에 탑승하기 전 짐 검사와 신분증 검사를 합니다. 예약할 때 개인정보를 입력하는데 여권을 스캔하니 탑승할 수 없다는 문구가 떴습니다. 직원분께 여쭤보니 제가 예약한 기차는 게이트가 열리지 않아서 입장할 수 없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예약할 때 입력한 개인정보를 통해 게이트에서 제가 예약한 티켓의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중국의 개인정보 수집 시스템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3-2 배열의 2등석 내부
기차 출입문(좌) / 기차 내부 중앙 장소(우)
기차는 한국 KTX 내부와 비슷했는데 일본의 신칸센을 참고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2등석을 예약했는데요, 1등석과 다른 점이 있다면 2등석이 3-2배치라면 1등석은 2-2배치라고 합니다. 그 외에는 다 똑같으니 굳이 비싼 비용으로 1등석을 예약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둥역의 기차 플랫폼(좌) / 역에서 밖으로 나갈 때도 개인정보를 스캔해야 한다.(우)
역에서 나오면 보이는 단둥역 광장
단둥역에 도착해 역을 나가니 광장에 큰 동상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중국의 전 주석이었던 마오쩌둥 동상이었습니다. 마오쩌둥 동상은 중국 현대사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인 기념물입니다. 이 동상은 마오쩌둥 주석의 리더십과 혁명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단둥역에 있는 동상은 중국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오쩌둥 동상 중 하나이지만, 단둥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마오쩌둥 동상
동상은 오른손을 앞으로 올리고 있는 마오쩌둥의 전형적인 자세를 담고 있으며, 이는 그의 비전과 국가를 향한 지도자로서의 결의를 표현합니다. 단둥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으로, 중국과 북한 간의 외교적 관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습니다. 마오쩌둥 동상은 단순히 중국 내 지도자의 상징물이 아니라, 이 지역이 가진 역사적, 정치적 맥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압록강대교 입구
단둥을 방문하면서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 바로 압록강교입니다. 이 다리는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량으로, 양국 간 교류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압록강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압록강은 한반도의 분단과 그 역사적인 의미를 떠올리게 합니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서면 북한의 평양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며, 그로 인해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입장료는 30위엔, 한화로 약 6천 원입니다.
입장 티켓과 압록강대교 비석(위) / 티켓과 짐 검사를 하는 곳(아래)
티켓을 구입한 후 입구에서 짐 검사 및 티켓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압록강교는 중국 단둥(丹东)과 북한 신의주(新义州)를 연결하는 중요한 교량으로, 역사적·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구조물입니다. 이 다리는 두 개의 구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나는 전쟁의 흔적을 간직한 ‘압록강대교(鴨綠江橋)’*, 다른 하나는 현재도 사용 중인 ‘신압록강대교(鸭绿江大桥)’*입니다.
*압록강대교(鴨綠江橋):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만주의 단둥(丹東) 사이에 가로놓인 개폐식 철교. 1911년에 준공한 대규모 교량으로 보도(步道)를 겸하고 있으나, 개폐는 교량 보존상 1934년에 없앴다. 길이는 944미터.
*신압록강대교(鸭绿江大桥): 현재도 사용 중인 교량으로, 경제적·교통적 역할을 담당하며 두 나라를 실질적으로 연결합니다.
#단교와 신압록강대교 : 역사의 상흔과 현재의 연결로
압록강대교 다리 입구
압록강대교는 1911년 일본에 의해 건설되었습니다. 당시 만주와 한반도를 연결하기 위한 주요 교통로로 설계되었으며, 철도와 차량의 통행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두 나라 간의 경제, 물류 그리고 사람들의 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중요 기반 시설이었습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 중, 유엔군은 이 다리가 북한이 군수 물자를 운반하는 중요한 교통로라는 이유로 전략적 군사 목적을 위해 교량을 폭격했습니다. 그 결과 교량의 일부가 파괴되었고,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중국 쪽 구간입니다. 그렇기에 다리는 단순히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역사의 굴곡과 정치적 변화를 상징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압록강대교에서 보이는 북한의 모습
이 단교는 전쟁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오늘날 관광 명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다리 끝에 서서 북한의 신의주를 가까이 볼 수 있고, 압록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독특한 경관과 역사적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망원경을 가져와서 북한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북한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압록강대교에서 보는 단둥 시내의 풍경
압록강대교는 철강 구조물로, 길이는 약 1,000m 정도입니다. 압록강을 가로지르는 이 교량은 단순히 물리적 연결을 넘어 두 나라의 차이를 체감하게 합니다. 다리를 건널수록 북한의 황량함과 단둥의 활기찬 풍경이 대비되며, 이 다리가 두 개의 서로 다른 세상을 이어주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압록강대교에서 보는 북한의 모습
북한의 건물들은 멀리서 보기에는 멋져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자세히 보면 건물에 창문이 없거나 사람이 없는 흔적이 뚜렷합니다. 반면 단둥 쪽은 현대적 아파트와 번화가가 활기를 띠고 있어 두 나라의 경제적·사회적 차이를 더욱 극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모니터를 통해 압록강교에 대한 역사 영화가 송출되고 있다.(좌) / 압록강교에 대한 설명을 담은 안내판(우)
압록강교가 끊어진 부분에서 역사를 토대로 한 영화가 모니터로 송출되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둥에서 중국군이 겪은 전투와 그로 인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이 가져온 비극적인 결과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리 곳곳에는 압록강교의 역사에 대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이 다리가 언제 건설되었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안내판의 글을 읽으며 압록강교의 역사적 의미와 그 동안의 변천사를 알 수 있었고, 이 다리가 단순한 교량을 넘어서 중요한 역사적, 정치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압록강대교의 모습(위) /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한으로 이동하는 트럭(아래)
압록강대교와 약 70m 떨어진 곳에는 1943년에 건설된 신압록강대교가 있습니다. 이 다리는 ‘조중우의교(朝中友谊桥)’라고도 불리며, 현재 차량과 열차가 통행하는 실질적인 교량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중국 단둥(丹东)과 북한 신의주(新义州)를 잇는 이 대교는 양국 간의 경제와 물류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로, 중국과 북한 간의 평화적 상호작용과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 중국에서 북한으로 이동하는 트럭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압록강대교가 지닌 상징성
‘평화를 위하여’라는 조각품으로 영웅들의 모습을 조각한 작품
압록강대교는 단순한 교량이 아니라, 중국과 북한 두 나라의 복잡한 역사와 관계를 담고 있는 상징적 장소입니다. 이곳은 중국과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한국인에게는 단순히 국경을 넘는 다리를 넘어 역사적 사건들이 얽힌 정치적, 문화적 상징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다리는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에서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거쳐왔으며, 한반도의 분단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압록강의 풍경
특히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압록강의 풍경은 그 자체로 북한과 중국의 경계가 어디인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이며, 그 자체로 역사의 굴곡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중국과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독특한 곳으로, 한반도의 분단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저는 교량 위에서 압록강의 풍경을 바라보며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압록강대교 기념품숍
압록강대교를 감상하고 나가면 북한과 중국의 물건을 파는 기념품숍이 있습니다. 신기한 것이 많아 사진을 찍으니 직원이 와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는데요, 들어보니 한국인이 북한의 물건을 찍는 것을 좋게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미 찍은 사진들은 상관없으니 삭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제가 찍은 기념품들을 소개합니다.
압록강대교 기념품숍에서 구매할 수 있는 북한 식품
압록강에서 잡은 조개를 말려 만든 ‘단둥조계’라는 해산물을 가장 먼저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조개’가 아니라 ‘조계’로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박스에는 ‘조계’ 라고 적혀 있어 신기했습니다. 제품의 포장 박스 하단의 풍물놀이 옷을 입은 캐릭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삼술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가격이 690위안(한화 130,000원)으로 생각보다 저렴했습니다. 인삼술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보였고, 몇몇 외국인이 이를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생산된 된장과 고추장도 볼 수 있었는데, 외관상으로는 우리가 먹는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사지는 않았지만 북한과 우리나라의 문화적 공통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압록강대교 주변에 있는 한복 대여소
압록강대교는 단순히 두 나라를 연결하는 다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쟁과 평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은 한반도의 통일과 화합을 염원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장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래에는 이 다리가 단순한 국경의 상징을 넘어 사람과 문화, 경제를 더욱 활발히 이어주는 평화의 다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단둥의 청류랭면관
단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험 중 하나는 바로 평양냉면을 맛보는 것인데요. 평양냉면은 북한의 전통적인 냉면으로 육수와 면발, 고명까지 모두 평양 고유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준비된 음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은 한국인을 받지 않지만, 주변에 물어 한국인을 받는 식당을 소개받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단둥 거리에서 본, 한국어가 적혀 있는 상점(위) / 북한 국기가 걸려 있는 식당(아래)
식당으로 가는 동안 한국어가 적힌 간판을 단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둥(丹东)이 중국 요녕성에 위치한 도시로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점들은 북한과의 무역과 교류를 위한 장소로 설계되었으며, 주로 조선족과 북한 화교들이 주요 고객층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식당 메뉴판
단둥 여행 중 잊을 수 없는 경험은 북한 음식을 맛보는 것이었습니다.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한국인도 식사가 가능한지 물었더니 사장님이 한국말로 “추우니 얼른 들어오라”며 난로를 틀어주셨습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펴보다가 돌솥비빔밥과 고기쟁반을 주문했는데, 사장님께서 주문을 받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한국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돌솥비빔밥 같은 거 말고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다른 메뉴를 시키시라요.”
말린 두부에 밥을 싼 주먹밥. 빨간 장을 올려 먹는다.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 사장님께 메뉴 추천을 받아 ‘인조고기밥’을 주문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이상한 음식처럼 느껴지지만, 인조고기밥은 말린 두부로 밥을 싼 음식입니다. 북한에서는 두부를 ‘인조고기’라고 부르는데, 이는 고위층을 제외한 일반 주민들에게 고기는 사치품이나 다름없고 말린 두부가 이를 대신하는 중요한 음식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인조고기밥과 함께 나온 빨간 장은 한국의 두부조림 소스와 비슷한 맛이었습니다.
고기쟁반(위) / 단둥에서만 먹을 수 있는 대동강맥주(아래)
‘고기쟁반’은 우리가 익히 아는 평양냉면 위에 더 다양한 고기 종류가 올라간 요리로, 고기의 풍미가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음식을 즐기며 단둥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대동강맥주를 함께 주문했는데, 원산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표시되어 흥미로웠습니다. 한국 맥주와 비교하면 청량하고 깔끔한 맛이 돋보였습니다.
평양냉면은 국물의 깊은 맛이 일품이지만, 고기 특유의 잡내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단순히 맛을 넘어서 북한의 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단둥 여행을 통해 중국과 북한을 잇는 압록강교를 직접 보고 북한 음식을 맛보며 두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둥역 대기실에 있는 작은 도서관(좌) / 도서 대여 안내문(우)
다시 대련으로 돌아가기 위해 단둥역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작은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책을 빌리기 위해서는 따로 역 안에 있는 안내소를 찾으면 되는데, 직원분께 여쭤보니 감시 카메라가 있어 따로 대출하지 않고 자유롭게 책을 읽다가 반납하면 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도서들이 배치되어 있다.(위) / 오른쪽부터 《중국고대우화》와 도서에 수록된 우화 <방중영의 이야기>(아래)
제가 읽은 도서는 《중국고대우화》로, 중국 고대의 지혜와 교훈이 담긴 짧은 이야기들을 모은 책입니다. 우화들은 시대를 초월해 인간 본성과 사회의 본질을 통찰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단순한 비유를 통해 깊은 교훈을 전하는 우화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 방중영의 이야기는 타고난 재능을 가졌지만 지속적인 배움과 노력이 없으면 그 재능이 퇴색될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합니다.
책에는 동물과 자연을 의인화해 인간 사회의 이치를 풍자하거나 도덕적 가치를 일깨우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우화를 좋아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읽으면서 다시금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호광장에서부터 시작해 압록강 대교까지 이어진 다채로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스페셜투어 1부를 마칩니다.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로 많은 생각이 들게 했던 여순에서의 역사 탐방 체험이 2부에서 이어지니 계속되는 이야기 또한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글 : 원선임*
* 영화와 책을 좋아하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콘텐츠를 탐구한다. 시간이 날 때면 낯선 도시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 그곳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며 시야를 넓힌다. 언어가 사유의 도구이자 정체성의 근간이라고 믿는다.
'C'est dans et par le langage que l'homme se constitue comme sujet.
인간은 언어 안에서, 그리고 언어를 통해 주체가 된다.'
– 에밀 벵베니스트 (Émile Benvenis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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