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됐다(“한국 성인 문해력 10년 사이 20점 이상 하락···무슨 일이?”, 경향신문, 탁지영 기자, 2025.01.29).
교실에서 교과서가 태블릿 PC로 대체되고
생성형 AI로 정보는 물론 위로와 공감까지 얻을 수 있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독서와 문해력 같은 근본적인 가치가 문제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앙대학교 독일어문학과 김경민 교수는 독서와 문해력이라는 목적지보다 책 속에 있는 무한한 길 잃음,
그 속에서 타인의 생각을 만나며 나만의 가치관을 찾아가는 성찰의 여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경민 교수가 독일에서 유학하며 느낀 양국 교육 시스템의 차이와 문학 교육에 대한 이야기,
도서관과 책의 가치에 대해 들어보았다.
더 라이브러리(이하 ‘더’):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경민(이하 ‘김’): 안녕하세요. 저는 인간의 정체성 형성에 관심이 있어서 이를 독일 문학을 통해 연구하고 있고요, 현재 중앙대학교 독일어문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경민입니다.
더: 2024년에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전반적으로 청소년 독서율, 성인 독서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학 교육 현장에 계시면서 그런 점을 체감하시는지,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독서를 하도록 유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 독서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흐름에 있어서 이미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긴 했거든요. 이제는 ‘무언가를 알아야 한다’보다는 ‘잘 찾을 수 있으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학생들도 학업을 진행할 때 선형적 구조의 긴 호흡을 요하는 책을 먼저 읽으려고 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단 ChatGPT나 아니면 여러 가지 동영상 검색을 먼저 하려 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원하는 정보를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어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가 어떻게 독서를 유도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저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고 말해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어떤 고민들, 눈에 띄는 사회문제들과 직접적으로 연결을 시켜보자는 거죠. 그러다 보면 책이라고 하는 것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읽어야 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도 생각을 해볼 수 있었구나’, 아니면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이 전부는 아니었구나’, 혹은 더 나아가서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구나’라는 어떤 인식의 확장, 삶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르는 데 어느 정도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문장들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좀 머무르게 되는 지점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 지점들을 같이 공유하고 ‘왜 하필 내가 자꾸 이곳에 시선이 가닿게 될까’라는 이야기도 한번 해보죠. 그 시간이 결국에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기도 하거든요. 나중에는 학생들이 관련된 또 다른 책들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해요. 그럼 저는 가능한 한 다양한 작가들의 도서들을 추천해주려고 노력하고요.
더: ‘AI 시대야말로 문해력이 중요한 능력’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문해력’,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이며 또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 아무래도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인해서 어휘력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고, 심지어 세대 간 소통의 부재로까지 연결 지어서 이야기되죠. 그런데 독일에서는 문해력을 논할 때 우리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에서 나아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떻게 읽는가’ 그리고 또 ‘어떻게 쓰는가’라고 봐요.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라는 것은 단순하게 문장을 읽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학생들 같은 경우엔 글을 읽고 정리 요약하는, 소위 말해 편집 능력이라고 하는 부분은 비교적 훈련이 잘 되어 있다고 느껴져요. 다만 ‘문해력’은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고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집필을 할 수 있어야 해요.
국내에서, 특히나 AI 시대에 문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되고 있잖아요, 그 어느 시대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적확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고, 그 정보에 워낙 오류가 많다 보니 진위 여부를 잘 파악하려면 빠른 속도로 읽고 또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겠죠. 물론 그런 관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용성’이 너무나도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사회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지 않나, 느낀 적이 있어요. 문해력도 어떻게 보면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이라는 기준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는 거죠.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문해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도 그만의 의미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읽고, 이해하고, 또 이것을 재해석하면서 자유롭게 표현한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더: 대화를 나누다 보니 ‘독서’와 ‘문해력’은 다른 차원의 문제 같습니다. 독일이 한국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델 국가라고 하는데, 독일의 경우 청소년 문학 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김: 이를테면 소설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소설의 인물에 대해서 옳지 않은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이 소설의 인물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지거나, ‘이 인물의 행동이 가진 상징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인물의 행동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만약에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 것이고, 또 다른 문학 작품들의 인물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건 결국 관점이에요. 독일의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우리가 교육을 하는 데 있어서 자발성이 배제가 된다면, 정해진 답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비판적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고 그것이 정체성의 상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거든요. 만약에 우리가 수동적으로만 생각하게 되면, 있는 그대로 잘 이해하는 데만 주목하고 집중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개별적 선택이 어려워지고 삶에서도 마치 뚜렷한 답이 있는 것처럼 정해진 답의 궤적을 따라가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자기 삶을 사회에 맞춰서 살아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자기다움을 잃게 되겠죠.
독일에서는 글을 읽으면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지,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의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제각각 다른 모든 의견을 존중해주는 반복적인 문해력 학습이 이루어져요. 문학과 글쓰기 교육이 더 나아가 인간의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고 또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훈련이 되는 거죠. 이러한 부분이 독일의 교육에 있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다가왔고요.
더: 한국과 독일의 입시 교육 시스템 차이도 궁금합니다. 차이점과 장단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 한국의 경우는 소위 명문대 혹은 특정 상위권 대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목적이 굉장히 뚜렷하죠. 그래서 객관식 문항으로 이루어진 수능부터 시작해서 논술 그리고 굉장히 여러 가지를 요구하는 수시 제도까지 준비를 해야 되고, 이를 위해서 사교육이 발달할 수밖에 없어요. 독일의 경우는 대학교가 한국에 비해 비교적 평준화되어 있는 편이고, 아비투어(Abitur)라고 하는 졸업시험을 통과하면 독일의 대학교에 지원을 할 수가 있어요. 물론 학생들이 몰리는 과가 있죠. 그렇지만 만약 이번 해에 입학을 하지 못했다면 학교에서 실습을 할 수 있다든가 여러 가지 제공되는 시스템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걸 이수하면서 기다릴 수도 있고요. 가능한 한 내가 원하는 과를 공부할 수 있고 진학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고 볼 수 있죠. 대학교 합격증 같은 경우도 유효 기간이 없어요. 그래서 언제든지 본인이 원할 때 입학할 수 있다는 차이도 있고요.
다만 독일의 입시제도에도 우려의 시선이 공존해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특정 과로 몰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논의되고 있고, 무엇보다 독일은 만 9세, 10세가 되면 진로를 선택해야 해요. 여기서 진로라고 하는 건 공부를 계속할지 아니면 기술 쪽으로 갈지 선택하는 거죠. 공부를 하겠다고 하면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거고, 기술을 배우겠다고 하면 직업 교육을 받거나 회사로 들어가게 돼요. 그런데 이 진로를 선택하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거죠. 9세를 생각해보면 그때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선택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게 어떻게 보면 바로 옆에 있는 친구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부모님과의 갈등, 선생님과의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 좀 혼란스럽기도 하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는 시선이 존재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특정 대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는 목적보다는 앞으로 본인이 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존재하고 싶은가에 대해 조금 더 오랜 시간 고민할 수 있다는 차이점은 확실히 있죠. 학교보다는 과를 선택하는 데 조금 더 집중되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교수님은 독일 문학을 전공하셨는데요, 우리나라의 문학 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I 시대에는 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이 충족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김: 일단 국내 문학 교육은 아무래도 모범 답안이라고 하는 게 있죠. 그동안의 교육을 돌이켜보면 그래요. 정해진 틀 안에서 얼마나 내가 효율적으로 문장을 완성하고 답을 도출해내는가의 반복적인 훈련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사실상 창의력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렇게 하면 맞을까요?’거든요. 그럼 제가 수업을 하면서 말하죠. “이 수업은 정답이 없어요. 답이 없는 수업입니다.”그러면 그때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해요. 저도 그랬거든요. 처음에 독일에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 차라리 답이 있으면 좋겠다고 여겼던 거예요. 그러면 적어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이 괜찮은지,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 무한한 정답 없음에서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끄집어내야 할 때 굉장히 압박감과 불안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시간을 어쩔 수 없이 견디다 보니까, ‘그래 그러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번 생각을 해보자. 곰곰이 한번 고민해보자’ 하면서 견디고 또 버티고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나만의 시야가 서서히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독일에서 공식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각기 다른 어떤 관점들, 그리고 표현들이 비록 채점자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모두 존중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이런 이야기가 자칫 잘못하면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 너무 주관적으로 흘러가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분명히 있어요. 그럼에도 우리가 생각의 흐름을 정해진 답에 고정시키려고 하는 학습 방식은 웬만해서는 하지 말아보자는 움직임이 있고요. 이를테면 독일에서는 수업을 진행할 때 그림 같은 걸 나눠줘요. 그림을 보고 세 문장씩 완성해보라고 하는 거죠. 그러면 같은 그림이어도 완전히 다른 텍스트가 나와요. 또 빈칸이 빼곡한 글을 나눠줘요. 그러면 그 빈칸을 마음껏 한번 채워보는 거죠. 혹은 첫 문장과 끝 문장만 공란으로 두기도 하는데, 그 안에 제각각 문장을 넣어서 읽어보면 완전히 다른 텍스트로 변모가 되거든요. 그럼 그걸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는 거죠. 그럼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었구나’, ‘어, 이렇게도 쓸 수 있었네’라는 가능성을 보게 돼요. 이런 방식이 결국에는 주체성, 자발성, 개별성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어떤 글을 쓸 때 좀 다른 문장으로 완성이 되면 어떻고, 좀 다른 결과물을 내면 어떻고, 더 나아가서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살아가면 어떠냐는 거죠. 그런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건 꼭 AI 시대가 아니라 할지라도 중요한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더: 특별히 좋아하는 독일의 문학작품, 혹은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면 더 라이브러리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세요.
김: 저는 문학이 늘 움직이고 있고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현대문학부터 최근 독일 문학까지 좀 골고루 살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제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작가는 유디트 헤르만과 토마스 베른하르트예요. 유디트 헤르만의 소설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의 나열이라고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데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가는 누군가의 하루하루가 잔잔한 문체로 전개되었을 때 오는 매력이 상당해요. 토마스 베른하르트 같은 경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당연하다고 느끼게 되는 인간과 사회의 정상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해서 읽고 있는 중이고요. 영화의 경우는 <페르시아어 수업>이 떠오르는데요, 이 작품은 우리가 언어, 또 인간 간의 소통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느껴져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더: 일상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여성 독자 스스로를 위한, 그리고 아이를 위한 문해력 증진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 아무래도 육아를 하거나 일을 하면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잖아요. 요즘에는 책을 읽어주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거나 도서를 추천해주는 콘텐츠들이 많아요. 그런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접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이들 같은 경우도 말로 전하지 않아도 함께 도서 문화를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다채로운 사고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더: 더 라이브러리는 도서관 이용자, 사서를 위한 매체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 도서관과 사서의 역할이 있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으신가요.
김: 변치 않는 어떤 힘, 혹은 역할 같은 거요. 사서분들이 예전보다는 확실히 기획력에 중점을 두고 계세요. 이를테면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들, 예를 들어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아니면 함께 무언가를 작성해보는. 꼭 노년층 대상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낭독회는 늘 열리고요. 콘텐츠가 다양해지다 보니까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문화들이 점차 넓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음악이나 영화를 포함해서 갤러리처럼 전시회가 열리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책과 관련된 게임을 제공하기도 하고요. 책을 중심에 두되, 책이라는 길은 절대 잃지 않지만 점차 그 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거라고 봐요. 인간이 누구나, 언제든 교양을 쌓을 수 있고 또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변하지 않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이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한국의 도서관은 굉장히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열리고 있고, 또 체계적으로 대여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굉장히 잘 구축되어 있다고 느껴졌거든요. 신작 도서도 그렇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좋은 서비스들을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가능한 한 ‘더 라이브러리’ 같은 매체들을 통해서 도서관의 존재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죠.
더: 지금의 시대에 문학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김: 요즘 굉장히 많은 콘텐츠들이 있잖아요. 사실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우리가 여러 가지 매체들 중에서 굳이 책을 읽어야 하나’, ‘문학을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이 생기기도 해요. 왜냐하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너무 바쁘고, 잠깐 멈추는 시간조차도 가지기 어려운 일상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지만 어떻게든 잠시 멈추어서 생각해야 하는 순간은 인생에서 한 번쯤 찾아오기 마련인데, 그럴 때 가만히 앉아서 긴 시간 동안 누군가의 시선 혹은 누군가의 생각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에는 타인을 함께 공유하고 타인의 생각을 함께 나누는 것과 등가에 있다고 느껴져요. 거기에서 오는 소중함이 분명히 있고요. 우리가 미디어를 보고 느끼는 것과, 활자를 따라가고 생각하면서 알게 되는 것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어요.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문학엔 변치 않은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김경민_중앙대 독일어문학과 조교수
현재 중앙대학교 독일어문학과 조교수다. 독일에서 반영웅과 산책 모티브를 연결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각기 다른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삶에 관심이 많다. 이를 위해 독일 현대문학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인물들을 관찰하고, 인간의 정체성을 연구한다.
[다독가들]은 독서가 한 개인의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 책과의 관계 등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전문가 인터뷰 코너이다. 책 이외에도 인터뷰이의 전공이나 관심사에 관한 질문 또한 추가된다. Q 사람의 얼굴이 주는 매혹이 있다면 무엇인가.A 얼굴을 감정의 경로라고 생각하면 묘해지는 게 있다. 타인의 삶, 경로를 탐색하는 마음? Q
'오르지 않는 건 내 월급'뿐이고, 그마저도 ‘통장을 잠시 스쳐갈 뿐.’재테크 용어들은 낯설고, 투자는 원금마저 잃을까 두렵기도 하다. 재테크 멘토 슈엔슈는 투자에 대한 압박감을 내려놓고 소비에 대한 개념부터 바꾸자고 말한다.예금 적금은 재테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남들 따라 잘 모르는 주식을 덜컥 사본 사람,《전업맘, 재테크로 매년 30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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