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벨기에에서 핫한 공공도서관인 겐트(Gent) 시의 더 크록(De Krook, 네덜란드어에서 ‘oo’는 장모음 ‘ㅗ’라서 ‘더 크록’이라 읽는다)에 다녀왔다. 강이 돌아가는 곳, ‘하회(河回)’라는 뜻의 네덜란드 고어 ‘de Krook’에서 도서관의 이름을 따 왔다. 겐트는 수로가 도시 곳곳을 통과하는, 중세 느낌이 물씬 나는 벨기에에 위치한 도시이며, 한국의 송도에 캠퍼스가 있는 겐트대학교 본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글맵을 켜고 더 크록을 찾아갔다. 모퉁이를 돌자,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던 더 크록이 보였다. 과연, 벨기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공공도서관의 명성에 걸맞게 건물부터 단연 눈에 띄었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우중충한 하늘이라 아쉽지만 벨기에에서 청명한 하늘을 볼 확률은 매우 낮으니 비가 오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주변의 오래된 전통가옥들 사이에서 유리와 철로 된 모던한 건축물은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De Krook은 근방에 있던 오래된 시립도서관에서 이곳으로 옮겨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2017년 3월 10일에 개관했다.
입구에 도착하니 아직 개관 시간 10분 전이었지만 벌써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도서관 문이 열리고 도서관을 찾은 많은 방문객들이 책을 반납하기 위해, 함께 공부를 하기 위해, 혹은 아침 식사를 하며 신문을 읽기 위해 안으로 향했다. 사전에 도서관측에 메일을 보내 도서관장인 크리스트 비바우(Krist Biebauw)와 인터뷰 약속을 했다. 약속 시간까지 30여 분 남아 있어 1층을 둘러보기로 했다. 엄청난 크기의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층수별 안내 사인이었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를 도서관이 사용하고 있었고, 그 외에 기타 협력 단체들도 이 건물 내에 상주해 있었다. 어디선가 고소한 빵 굽는 냄새가 풍겨 그 냄새를 따라가 보니 도서관 1층, 강가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더 크록 카페가 있었다. 이 카페의 창가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에 크루아상을 먹으며 책을 읽는다면 너무나도 완벽한 하루가 될 것 같았지만, 인터뷰 시간이 다 되어 크루아상에 커피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 도서관의 관장인 크리스트 비바우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필자를 반갑게 맞았다. 4층에 위치한 도서관장실의 문을 여는 순간, 엄청난 뷰가 필자의 숨을 거의 멎게 만들었다. 중세시대 겐트 중심가가 한눈에 보였다. 비바우 관장은 커피를 권했고, 잠시 기다리는 와중에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 겐트의 풍경을 눈에 담아두었다. 더 크록 카페에서 커피를 못 마셨던 아쉬움이 싹 사라졌다.
더 크록 도서관이 이곳으로 옮겨지기 전 구 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다르게 모던하고 멋진 도서관으로 변했다, 새 도서관을 개관해 장서들을 옮기고 이곳에 짐을 푸는 데 어려움이 많았겠다고 크리스트 비바우에게 첫 방문 소감을 얘기했다. 그는 사실 짐을 옮기는 것보다는 정년퇴임을 앞둔 장기근속 사서들이 새로운 운영 방식과 도서 관리 시스템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사서들에게 꼼꼼함과 정확성이 요구되었다면 새로 개관한 도서관에서는 그와는 다른 것들, 이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고 배우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서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젊은 사서들이 많아지면서 사서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졌고, 이제는 젊고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젊은 사서들과 기존의 사서들이 적절히 잘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정년퇴직을 한 사서들의 도서 관리에 대한 전문성과 지식은 쉽게 대체될 수 없는 것이기에 아쉬운 마음도 큽니다”라고 말했다. 더 크록은 모든 사서들이 컴퓨터, 인터넷, 클라우드 사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내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비바우 관장은 특히 도서관의 사회적인 기능을 강조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도서관은 도시의 여러 계층을 품을 수 있는 도서관이 되어야 합니다.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아도, 돈이 없어도 들어올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자,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고 겨울에는 몸을 따듯하게 할 수 있는 곳이 도서관입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서관은 없어서는 안 될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도서관에서는 노숙자가 도서관에 들어오더라도 타인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다른 이용자들과 마찬가지로 환영합니다. 조현병이 있는 한 이용자는 저희 도서관을 자주 찾는데, 혼자서 허공에다 대고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공격적이지 않다면 그러한 이용자에게 저희는 도서관을 떠나 달라고 요청하지 않습니다. 그분들도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편하게 있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바우 관장의 이러한 생각을 잘 반영하듯, 벨기에의 대다수 플랜더스 권(네덜란드어 사용 지역) 도서관이 성인 이용자의 1년 회원비로 대략 10유로의 회원비를 책정하는 데 비해 더 크록은 도서관 이용이 전 연령 무료다. 이전부터 소셜리즘의 색채가 강했던 벨기에는 현재도 도서관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10유로(대략 1만 6천 원)는 도서관 이용자에게 책임감 있게 도서관을 이용하길 바라는 상징적인 금액이다. 이에 비해 이웃 국가인 네덜란드는 도서관에 투입하는 정부 예산이 현저히 낮아, 도서관 회원 비용이 가장 비싸게는 1년에 81.50유로(대략 13만 원)에 달한다. 비바우 관장은 현재는 회원비가 무료인 대신 벌금이 있어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책을 여러 권 빌린 후 반납이 늦어져 결국 벌금이 타 지역의 회원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어 연회비를 10유로로 책정한 뒤 벌금을 폐지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사회적인 기능을 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 사서 모두에게 익숙하고 편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사서들의 대부분은 여성이고, 특히나 분관에서는 혼자 일해야 하는 시간이 많으니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분관에는 긴급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버튼을 설치해 비상 상황에 전화를 하지 않고도 보안요원이 바로 보고를 받고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또한 본관에도 개관 시간 내내 도서관에 상주하며 근무를 하는 보안요원이 있습니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용자들은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이 되고, 계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시의 다른 부서와 협력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그는 서서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하지만 인원 충원에 대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기존에는 풀타임 기준 100명의 직원이 현재는 90명으로 줄었고, 1년 내에 5.5명이 더 줄어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1년에 1회 이상 대출을 하는 이용자는 약 5만 7천 명으로 적지 않은 규모인데, 본관인 더 크록 이외에도 14개의 분관이 있는데 15개의 도서관에서 직원 충원 없이 1년 내에 5.5명이 줄어든다는 것은 도서관의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 생각된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는 도서관 컬렉션
벨기에의 문헌정보 전문 매거진에서 비바우 관장의 도서관 장서 컬렉션의 예산 사용에 대한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었기에, 제한된 예산을 가장 지원이 필요한 이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고 제한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서관 컬렉션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AI의 등장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논픽션 컬렉션의 예산은 대폭 줄였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과 수필 등의 문학 작품에는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구글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제 도서관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을 했지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기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영 어덜트 픽션의 대출 비율은 여전히 높습니다. 아마도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경험했던 부모 세대의 긍정적인 기억이 현재 청소년 세대에게 무형적인 유산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겐트는 지역에 따라 특정 외국인 집단의 비율이 다르고 연령층도 다릅니다. 연령층과 문화적 배경까지 고려해서 분관마다 각기 다른 컬렉션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본관에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로 된 장서들이 비치되어 있다면, 분관에는 예를 들어 터키계 이민자가 많은 지역에는 네덜란드어 장서들과 터키어로 된 소설, 그림책을 배치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직 네덜란드어를 배우지 못한 부모라도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언어’보다는 ‘독서’를 중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건축물 안에 함께 둥지를 튼 여러 파트너 기관들
이 도서관에서 건축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중세도시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몇 안 되는 모던한 대형 건축물인 더 크록은 새 도서관 건물을 위해 겐트시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최우수로 선정된 겐트와 스페인 건축디자인 회사의 협업 작품이며, 2018년 벨기에의 가장 뛰어난 공공건축 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바우 관장에 의하면 이 모던한 도서관이 개관을 하고 나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고 한다. 누군가는 중세도시에 걸맞지 않은 삭막하고 건조한 철제 건축물이라 평했지만, 또 다른 시민은 21세기의 모던한 건축물 덕분에 겐트라는 중세도시가 드디어 현대적인 대도시로 거듭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비바우는 모두의 취향에 맞춘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더 크록은 매일 3천 5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는 랜드마크가 되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로 더 크록 도서관 옆 강변 산책길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걷는 시민들, 도서관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해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는 많은 시민들을 목격했다. 더 크록은 랜드마크의 기능을 할 뿐만이 아니라, 도서관과 함께 일곱 개 이상의 파트너 기관들이 함께 둥지를 틀고 있다. 겐트대학의 일부 기관, 디지털 기술과 나노공학을 연구하는 이멕(IMEC연구소, 네덜란드어로 I는 ‘아이’가 아닌 ‘이’로 발음된다), 자전거 사용을 장려하고 시민들이 자전거를 고칠 수 있게 하는 기관, 시민들에게 어학코스를 제공하는 기관 등등이 더 크록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기관들이 한 지붕 아래 둥지를 튼 것은 우연히 아니다. 더 크록이 착공된 후, 겐트 시와 더 크록은 깊이 고심하여 함께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나섰다. 어느 한 기관도 그냥 선택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유럽 최대의 이노베이션 연구소인 이멕은 도서관에서 이용자들에게 각종 워크숍이나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벤트들을 열고, 리서치를 위한 연구와 앙케트 조사를 한다. 비바우 관장은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유기적이며 함께하기에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것이 더 크록 도서관의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기관들과 도서관이 함께 모여 있는 더 크록은 한 층의 크기가 축구장보다 더 크다. 그래서 도서관 안내 사인도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 제작했다고 한다. 이 모던한 건물을 시공한 건축회사의 디자이너들은 도서관 사인도 모던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는데, 글씨가 너무 작고 외관의 철근 색과 비슷해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이용자들이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비바우 관장은 이용자들의 편의가 심미적인 부분보다 더 중요하다 생각했고, 디자이너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크고 픽토그램을 사용한 명확한 사인을 모든 층의 여러 부분에 붙여 넣었다.
덕분에 네덜란드어를 하지 못하는 이용자들도 쉽게 엘리베이터, 화장실, 카페와 록커 등의 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성인을 대상으로는 심플하고 간결하게,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열람실 앞에 귀여운 악어 그림으로 도서관 이용 규칙을 알기 쉽게 제작한 것 또한 인상 깊었다.
도서관 이용 규칙 사인, 성인용(왼쪽)과 어린이용(오른쪽)
한 시간 반에 걸친 인터뷰를 하고 난 뒤, 관장실 밖으로 보이는 겐트의 경관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곳이 사무실이라면 전 은퇴할 때까지 정말 열심히 일할 것 같은데요?” 비바우 관장은 웃으며, “나는 다음 달까지만 여기서 일해요. 그간 쭉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보려 해요”라고 했다. 깜짝 놀란 얼굴로 바라보니, “14년 했으면 이제 다른 걸 해볼 때도 되지 않았나요? 컨설팅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더 늦기 전에 프리랜서 컨설턴트로 일해보려고 합니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항상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는 비바우 관장의 성공적인 새 출발을 바라며 긴 인터뷰를 마쳤다.
가장 핫하다는 도서관의 이모저모
인터뷰가 끝난 뒤 도서관 곳곳을 돌아보았다. 1층에는 메인 데스크와 대출/반납기, 신문 코너와 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소설, 언어, 영화 DVD, 음악 CD와 LP판, 악보 코너가 있었는데, 인상 깊었던 것은 음악 코너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전자피아노였다.
필자가 도서관을 돌아보는 중에 한 이용자가 악보를 골라 헤드폰을 끼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악보를 빌려서 피아노 연습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가. 3층에는 논픽션, 정보 서적들이, 4층에는 서고와 그룹 스터디룸이 있었다.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데 이름마저 시적인 ‘철과 구름의 계단(De Tran van Steen en Wolken)’이라는 공간이 나타났다.
방석을 여러 개 두어 이용자가 원하는 자세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반쯤 눕다시피 한 편안한 자세로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도 보였다. 장서들이 모여 있기만 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이라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
지하 1층, 어린이/청소년 열람실에는 친구와 나란히 누워 책을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과 그 옆으로 닌텐도, X-box, 플레이스테이션 등 총 세 대의 인기 있는 게임기기와 커다란 모니터가 놓인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은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지하 1층에는 3D 프린터와 레이저로 나무에 원하는 프린트를 넣을 수 있는 기계가 구비된 아틀리에도 눈길을 끌었다. 같은 층의 다른 한편에는 연구소 이멕 연구자들과 어린이 이용자들이 함께 코딩을 할 수 있는 로봇 코딩 공간도 보였다. 또한 페달을 굴러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자전거도 눈길을 끌었다. 도서관은 지루한 곳이라 누가 그랬던가.
도서관의 모던한 건물 외관과 함께 도서관 내부의 카펫, 가구들의 색을 통일해 조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의자들은 더러워지더라도 쉽게 닦이는 재질로 만들어져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 점도 좋은 아이디어로 보였다. 도서관 혹은 겐트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책장 측면에 붙은 LCD 화면으로 안내되고 있었다.
가히 중세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었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사회적 약자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까지 아우르는, 모두의 바람과 필요에 부응하는 도서관. 겐트의 더 크록을 보며 역시 핫한 도서관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영인_벨기에 앤트워프대학 학술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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