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직접 쓰고 부른 가사 중 마음속에 오래 머무는 구절은 무엇인가.

A “너무 요오오오란해서 작업을 할 수가 없잖아요!!!” - <두 개의 나> 中

Q ‘한희정의 음악 세계관’을 표현하는 단어를 다섯 개만 든다면? 

A 동시대, 요구, 연결, 원형, 사유.

Q 한 곡의 음악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A 처음 만들기 시작한 선율이 그 다음 만드는 선율과 어우러질 때.

Q 학창시절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책을 읽으며 자랐나.

A 유년기에는 악기를 배우면서 고전음악을 들었다. 바이올린을 가르쳐준 친척이 유학을 가며 선물한 LP가 꽤 많았는데 클래식뿐 아니라 록음악, 재즈 등 범주가 다양했다. 집에 혼자 있는 날이면 거실에서 그 음반들을 크게 틀어놓고 춤추며 놀았다. 《데미안》 《생의 한가운데》 《콘트라베이스》 《자기만의 방》 《변신》 등을 특히 좋아했고 SF나 스릴러 장르도 읽으며 자랐다.

Q 곡 작업에 있어서 영감을 준 책이 있는가.

A 허수경 시인의 시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중 <바다가>를 노랫말로 허락받아 곡을 만들고 2013년에 발매한 음반 <날마다 타인>에 수록했다.

Q 책읽기에 가장 좋은 시간과 장소는 언제, 어느 곳인가. 

A 아침 혹은 저녁에 집에서 읽는다.

Q 크건 작건, 나를 변화시킨 책이 있다면? 

A 한강의 모든 소설과 시집, 허수경과 이수명의 시집들, 도나 해러웨이의 책들.

Q 소설 속 주인공과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어떤 책의 누구와, 무엇을 하고 싶은가.

A 《생의 한가운데》의 니나와 바에 앉아 위스키를 한잔 마시고 싶다.

Q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한 적이 있다면, 어떤 책을 어떤 이유로 선물했는가. 

A 《해러웨이, 공-산의 사유》를 동생들에게 선물했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철학이라고 느꼈다.

Q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은? 

A 이수명의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Q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 

A 저녁 직전.

Q 최근 ‘인간 한희정’을 가장 즐겁게 만드는 것은?

A 음악가 공동체 ‘가시적 파동’과의 협업을 가장한 놀이.

한희정이 추천하는 책 다섯 권

《해러웨이, 공-산의 사유》(최유미)

도나 해러웨이를 국내에 소개하는데 큰 기여를 한 철학자이자 번역자 최유미의 저서. 페미니즘, 생태학, 동물학, 과학기술학을 넘나드는 도나 해러웨이의 사유 전반을 살펴보는 이론서이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신용목)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라는 아름다운 구절로도 잘 알려진 신용목 시인의 시집. 서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이야기된다.

《트러블과 함께하기》(도나 해러웨이)

“자식이 아니라 친척을 만들자” ‘반려친척’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지구적 공존의 형식을 모색하는 도나 해러웨이의 책이다.

《내가 나일 확률》(박세미)

비극적 인식을 경쾌한 어조의 간결한 언어 안에 담아내는 박세미 시인의 첫 시집.

《침투》(장은정)

문단 제도와 문학 권력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해 온 비평가 장은정의 첫 번째 평론집. 2010년대의 특정한 사건이나 시간에 대한 열 두 편의 비평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