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TED가 있다면 한국에는 ‘세바시’가 있다. 글로벌 미디어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기 시작하던 2011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타이틀로 강연 플랫폼을 개설,
15년 동안 꾸준히 강연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온 ‘세바시’ 구범준 대표를 핫앤쿨 인터뷰에서 만났다.
2026년 새해는 그가 들려주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영상 차례
01:20 신간 《마음을 읽는 감각》 소개
03:45 세바시의 출발
06:16 세바시의 역사
08:27 기억에 남는 출연자들
11:28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14:52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특징
17:15 도움이 된 책 추천
18:37 구범준만의 세바시 강연 주제
21:24 세바시의 성공요인
23:20 좋은 기획의 요건들
26:44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
더 라이브러리(이하 ‘더’): 새해에 나온 책, 《마음을 읽는 감각》이 어떤 내용이고 어떤 동기로 쓰게 되셨는지 라이브러리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세요. 구범준(이하 ‘구’): 제가 ‘세바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시작한 지가 2026년 올해로 15년이 되거든요. 지난 15년을 돌이켜보며, 세바시라는 콘텐츠를 통해서 배움과 깨달음을 얻은 가장 큰 수혜자가 누구냐 생각해보니 저더라고요. 모든 강연들을 곁에서 다 지켜봤으니까. 그래서 제가 세바시를 통해서 가장 많이 배웠다, 세바시의 수혜자다, 이런 생각이 첫 번째로 있었고요. 그럼 뭘 배웠나 생각해보면, 세바시를 처음 시작할 때는 뭔가 이름에서 느껴지는 어떤 가치들, 변화, 혁신, 성장, 이런 것들이잖아요. 제가 우리 한국 시청자들에게 세바시를 만들어드리면서 느낀 건 마음, 관계, 심리, 이런 것들에 훨씬 더 반응을 하신다는 거였어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좀 힘들다, 마음이 힘들다,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걸 좀 알게 됐고요. 그 이후부터는 세바시에서 변화와 혁신, 성장에 관련된 것 외에도 마음, 정신 건강,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게 가져갈 수 있는지와 관련된 강연들을 많이 했어요.
《마음을 읽는 감각》은 우리가 느끼는 다섯 가지 감정인 불안, 상처, 관계 그리고 나다움, 행복, 이렇게 다섯 가지 장으로 구분해 50여 편 가까이 쓴 에세이를 묶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제 에세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난 15년 동안 세바시를 만들면서 경험했던 일들 그리고 다섯 가지 감정에 관련된 세바시의 좋은 강연을 큐레이션한 책이에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까 하는 물음이나 두려움, 불안이 있다면 그것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썼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읽는 감각_세바시 인생수업》이라는 책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더: 처음 세바시가 출발할 때 대표님은 어떤 마음으로 세바시를 시작하셨나요? 구: CBS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방송이죠. 그리고 기독교 방송으로도 알고 있고요. 거기서 케이블 TV 채널을 운영하는데 제가 그 케이블 TV 콘텐츠를 만드는 PD였어요. 그런데 사실 PD라는 업을 가진 사람들의 욕구가 뭐냐 하면,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사람들한테―특히 교양 PD는 더 그런데―영향을 끼치고 싶다, 이런 욕구가 있잖아요. 그런데 당시에 보면 CBS는 기독교 전문 채널이고 또 케이블 TV이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라고 그러는데 지역 케이블마다 번호가 다 달라요. 또 종편들 생기고, 유튜브 뉴미디어도 생기고 이런 환경이라 TV를 안 봤어요, 사람들이. 정규 방송이고 그 채널이 어디 있는지조차도 모르고요.
그러니까 사실 PD 입장에서는 자신의 욕구를 실현할 방법이 없어서 약간 무기력해지는 거죠. 열심히 만들어 봤자 뭐해, 시청자들이 몰라주고 보지도 않는데 하는 상황과 환경 속에 있었어요. 그러다가 어떤 사소한 계기로 제가 PD라는 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업의 욕구를 이해한다면 내가 좀 괜찮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그거로 인해서 사람들의 삶이 나아지거나 우리 사회가 좀 더 좋아지는 걸 해봐야겠다, 그래야지 내 욕구가 실현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스마트폰 사용자가 천만 명을 딱 넘어섰던 시점이었어요. 2010년 말에. 스마트폰으로 보는 교양 성격의 강연 프로그램을 만들자, 이런 기획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2011년에 그걸 시작했어요. 당시 방송사들은 사실 뉴미디어에 크게 관심은 없었어요. 근데 세바시가 어느 방송사보다도 더 빨리 유튜브 채널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같은 걸 선점했다고 할까. 하여튼 가장 먼저 만들어서 알리기 시작한 게 성공의 요인이 된 거죠.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 제 마음은, 뭔가 나도 좀 의미 있고 재미있고 사람들이 많이 아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고, PD가 가질 수 있는 당연한 욕구를 풀어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운 좋게 그게 좀 맞아떨어진 거죠.
더: 세바시 PD를 몇 년간 하셨고 지금까지 총 몇 분이 강의를 하셨는지, 세바시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구: 세바시 프로그램 기준으로는 15주년이 됐고요. 2017년에 회사로 설립해서, 회사가 시작된 지는 지금 9년 차예요. 그리고 제가 세보진 않았는데 소셜미디어에 7~8개의 채널을 갖고 있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팟캐스트, 스포티파이 등요.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모든 소셜미디어에 세바시 채널이 있고요. 그 채널을 통해서 획득한 조회수는 추정하기로는 약 11억 회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총 채널의 누적 구독자 수는 한 360만 명 정도. 구체적으로 아주 잘 알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은 215만 정도 되는 것 같고요. 그리고 66만 정도 되는 또 다른 ‘세바시 인생질문’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있습니다. 그게 주요한 채널들이고, 자잘한 채널까지 다 합치면 360만 정도 되고요.
세바시가 만드는 콘텐츠에 출연한 출연자로 따지면 1천 700여 명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만든 콘텐츠 수는 3천 개 정도 되고요. 여러 개 찍은 분들도 있으니까 저희가 만든 콘텐츠랑 강연자 수, 출연자 수랑 일치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 사회 다양한 영역, 다양한 분야, 다양한 세대에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 1천 700명 정도가 세바시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 그 점이 아마 세바시를 다른 프로그램하고 비교할 때 가장 독보적인 지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출연자들의 네트워크라고 할까요.
더: 기억에 남는 출연자가 있다면? 구: 기억에 남는 분들이 여럿 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몇 분만 말씀드리자면, 최근에 이런 분이 계셨어요. 저랑도 되게 친한 분이신데 40대, 50대, 60대에 여러 번 출연한 분으로 세바시 강연 영상을 보면 그분의 노화 과정을 알 수 있어요. 그분은 관점 디자이너로 유명한 박용후 대표님입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베스트셀러잖아요. 박용후 대표님은 저의 스승 같은 분이기도 하고 늘 좋은 말씀, 좋은 강연을 해주신 분인데 그분의 노화와 함께했다는 점에서 기억이 나고요.
저희가 세바시 인생 질문도 있고 세바시 강연도 있거든요. 근데 저희가 만든 콘텐츠 중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얻은 건 세바시 인생 질문에서 나왔어요. 박재연 리플러스인간연구소 소장님이 나오신 영상은 천만 명을 넘어섰죠. 세바시 강연 채널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건 이국종 교수님이에요. 지금은 국군병원장 하시는 이국종 교수님이 아주대 응급외상센터의 센터장이실 때 출연을 하셨는데, 그 영상이 현재 800만으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국종 교수님이 출연하기 전 취재를 위해 그 병원에 직접 가서 원장실에서 인터뷰를 하던 중에 응급 환자가 응급 헬기를 타고 왔어요. 그래서 제가 교수님한테 빨리 사람부터 살리시라고, 인터뷰는 나중에 하겠다고, 이제 가시라고 했더니 교수님이 막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따라오세요!” 이렇게 해서 따라갔어요. 엉겁결에. 그래서 크게 다친 외상 환자가 닥터헬기에서 내려서 수술실로 들어가 응급 수술을 받는 모든 과정을 제가 옆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었죠. 뭐 PD 일을 하는 저로서는 당혹스러운 경험이기도 했고, 한 생명을 살리려는 수많은 의료진들의 고군분투를 곁에서 바라보며 숭고함까지도 느꼈던 경험이라서 굉장히 잊히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 내용과는 상관없겠지만 어찌 됐든 이국종 교수님의 세바시 강연이 굉장히 사회적 임팩트가 있었죠. 그래서 모든 언론이 당시에 이국종 교수의 강연 내용을 기사화하는 그런 일들로까지 이어져, 이국종 교수님이 아마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 중 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정말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구: 저희가 세바시 스피치라는 걸 해요. 일반 사람들이 세바시대학이라는 가상의 대학에 와서 스피치 과정을 듣는 수업이에요. 몇 년 전 그 수업에 아프리카에서 온 청년 여성이 한 분 오셨는데, 이름은 ‘콤보라 빔비소’로 기억해요. 근데 그분이 한국에 와서 어렵게 사느라고 우울증이 있었고 죽고 싶었던 때인데, 세바시를 보다가 자살 예방과 관련된 강연을 듣고 살기로 결심을 했대요. 그래서 열심히 살았고 세바시대학에 공부를 하러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분은 사실 어떻게 보면 출연자도 아니고 한국사람도 아니고 아프리카에서 온 청년 여성인데, 제 프로그램 덕분에 자기가 살았다고 뭐랄까, 간증 같은 것을 하니까 세바시의 역할이 대단하구나 싶었어요. 댓글 보면 그런 분들 굉장히 많거든요. 세바시를 통해 정신적으로 위로받았다, 힘이 됐다, 이런 분들이 많아요.
또 저희가 청소년 자살 예방 특집 강연회도 했는데, 왜냐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높으니까요. 강연 끝나고 어떤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저한테 손편지를 써서 준 적이 있어요. 제 목숨을 건져줘서 감사하다, 한번 해보겠다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남학생이 그런 감수성은 대부분 없잖아요. 그 아이가 지금은 성인이 됐을 것 같네요. 한 8년 전의 일이니까.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 강연에 와서 그런 얘기를 듣고 힘이 났다, 희망이 생겼다, 이렇게 말했을까 싶어서 그것도 굉장히 저한테 감동이 됐던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제가 세바시를 하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던 분들도 꽤 많아요. 뜻하지 않았는데 바이럴이 굉장히 크게 된 경우는, 예를 들면 되게 심한 아토피를 앓는 어떤 청년분도 생각나요. 그분은 아토피 환자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유튜브 채널도 만들고 애쓰는 분이었는데 그런 고백을 한 거죠. 아토피라는 게 편견이 있잖아요. 청결하지 못해서 생기는 거라는 인식이나 혹은 아토피로 엄살을 부리냐는 오해 등. 근데 굉장히 고통스러운 거잖아요. 그런 인식을 좀 바꿔놨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세바시라는 무대를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 한 구석의 일을, 자기 이야기들을 꺼냄으로써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이 알게 되는 그런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들이 있어요. 굉장히 많습니다. 하나하나 짚어보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더: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구: 세상을 바꾼다는 게, 언뜻 생각하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외부 환경 내지는 사회 이런 걸 바꾸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거기에 나를 바꾸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삶을 바꾸고 그 결과로 우리 공동체도 바꾸는 사람들의 특성은 여러 가지가 있겠고 또 어떻게 보면 저마다 다를 수도 있는데, 공통적인 특성 하나는 꾸준함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뭔가를 지속적으로 끊이지 않고, 혹은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사람들이라는 게 첫 번째 특징인 것 같고요.
이건 두 번째 특징인데, 그런 꾸준함을 가지려면 자기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에 대한 신뢰. 그러니까 내가 뭔가 발전할 수 있다, 내가 성장할 수 있다, 내가 해낼 수 있다는, 자기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죠. 잘 안 믿잖아요. 남도 나를 잘 안 믿고, 나도 남을 잘 안 믿고. 요새 가장 어려운 점은 ‘내가 나를 안 믿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나를 믿는 힘만 있으면 내가 생각한 어떤 목표나 내가 생각한 삶의 방식과 태도 이런 거를 꾸준하게 일관되게 지속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대부분 세바시에서 자기 이야기를 한 사람들, 나의 이야기를 가진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고, 그 믿음을 꾸준함으로 밀고 가는 데 쓴다는 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세상을 바꾼 사람들 혹은 나를 바꾼 사람들, 어쩌면 나의 이야기를 갖게 된 사람들, 저는 이걸 ‘성공의 정의’라고 말하는데,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신뢰와 꾸준함인 것 같아요.
더: 세바시에 출연한 분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다독가를 소개해주신다면요. 구: 강연 중에 나온 이야기로 짐작하면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으로는 두 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분은 김민식 전 MBC PD님. 그분은 진짜로 1년에 한 150권에서 200권을 읽는 분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최근에 ‘루틴 왕의 슬기로운 은퇴생활’을 부제로 세바시 강연을 하셨는데, 그분의 별명이 뭐냐 하면 루틴 왕이에요. 자기가 일생 동안 해야 할 일, 반드시 하는 것들, 일상적으로 하는 것들을 정해놓고 그걸 지키는 분인데, 그중의 하나가 독서고 또 하나가 글쓰기고 또 다른 하나가 여행하기예요. 그리고 그걸 블로그에 올리고 자기 책으로 쓰는 분이거든요. 가장 선행하는 행동은 독서죠. 그래서 책 읽기를 얼마나 하나 곁에서 지켜봤더니 진짜로 일주일에 두세 권을 읽더라고요. 그분이 1년 동안 세바시가 만든 책 소개 콘텐츠를 진행했거든요. 그것도 곁에서 지켜봤는데 진짜 책을 많이 읽는 분이시고 그래서 글도 잘 써요. 그분이 원래 MBC 드라마 PD였잖아요. 시트콤 드라마를 만들던 PD였는데 2017년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첫 책을 쓰셨어요. 그게 지금까지 20만 권 넘게 판매돼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요. 최근에 뉴 에디션 버전이 나왔는데 그 뒤로 책을 대여섯 권 쓰셨는데 그게 다 다독가라서 가능한 이야기 같아요.
또 한 분은 한양대 교육공학과 유영만 교수인데 이분은 책을 일생 동안 100권 넘게 썼어요. 최근에 《전달자》라는 책이 나왔는데 103번째 책인가 그래요. 책을 100권 넘게 쓴다는 거는 뭐랄까, 기네스북에나 있을 얘기잖아요. 그럼 저분은 그냥 책 쓰는 기계인가 생각했는데, 몇 번 제가 여쭤보니까 글 쓰는 것의 두서너 배로 책을 읽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책 쓸 거리가 나오는 거겠죠. 그분도 책을 1년에 2, 300권 가까이 읽으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더: 인간관계, 일, 선택의 순간에 참고가 되었던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구: 소개드리고 싶은 책이 두 권 있는데 하나는 박재연 리플러스인간연구소 소장님의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라는 책입니다. 대화 수업에 관련된, 우리가 말하고 공감하고 하는 이런 책인데, 관계와 대화라는 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볼 것인가,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걸 어떻게 훈련할 것인가가 잘 서술된 책이라서 정말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어요. 또 김호 대표님이라고, 컨설팅 하고 1인 기업 하시는 분의 《What Do You Want? 왓 두 유 원트?》라는 책이 있습니다. ‘선택, 결심, 변화를 이끄는 결정적 질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20대 후반, 30대의 일하는 청년들이 읽으면 너무 좋은 책입니다. 그리고 정혜신 박사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도 정말 좋죠. 그 세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더: 대표님이 세바시에 나가게 된다면, 그리고 꼭 한 번만 강연할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구: 삶이 다양하고 사람도 다양하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약간 이상한 말이기도 한데, 제가 살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의 이름과 태어난 날, 살아가는 과정은 분명히 다 다를 거예요. 그런데 이 사람은 이런 유형의 사람에 들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새 우리가 MBTI 뭐 이런 것 때문에 사람을 유형별로 보잖아요. 그러니까 저한테 느껴지는 이상한 그 생각이 뭐냐 하면, 분명히 이 사람은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인데 내 머릿속에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네, 그런 거죠. 그러니까 그런 유형의 사람들은 다 같은 사람으로 분류되는 거예요. 그게 몇 개 안 돼요, 한 열 가지 정도죠. 이상하잖아요. 우리는 이 우주의 유일무이한 존재인데 제 머릿속에서는 10가지 정도로 존재가 분류되는 거예요. 제가 생각을 그렇게 정리한 게 뭐냐면, 세상이 추구하는 삶의 양식이나 방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거기에 몸을 맞추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는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로 태어났는데 세상이 정해놓은 열 가지 유형 중 하나에 계속 맞춰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결국 결과로는 그냥 그런 유형의 사람, 저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성격을 갖고 있으며 이런 일을 하겠구나, 뭐 이런 예측이 가능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 이거는 되게 뭐랄까, 불행한 상황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만약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이 원치 않는 상황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만약에 강연을 한다면, 강연 스토리를 개발한다면, ‘우주의 유일무이한 존재로 사는 방법’ 그걸 하고 싶어요. 근데 그 방법을 저도 사실은 모르겠어요. 세상이 정해놓은 답, 길, 이런 걸 다 무시하고 그냥 내가 욕망하는 대로 내 욕구대로 살아야 되나? 뭐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사실은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이긴 한데 아직까지 완성하지 않은 스토리라고나 할까. 아마 죽기 전에 만들어서 얘기할 계획이 있긴 한데 그런 게 되게 궁금해요. 우리가 태어난 대로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유일한 존재로서 사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걸 얘기하면 조회수를 굉장히 많이 얻을 것 같습니다.
더: 기획자로서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좋은 기획’은 어떤 것인가요? 구: 기획자로서 가장 먼저 드려야 할 말은, 우리가 어떤 콘텐츠든 이벤트든 어떤 사업이든 이제 기획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정리해서 뭔가 우리가 하려는 일의 설계도를 그리는 것 같은 일인데, 이때 우리가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두 가지 있거든요. 첫 번째 실수는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거예요. 누가 하던 대로 합니까? 다 새롭게 하죠.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하던 대로 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러니까 내가 작년에 했던 대로, 내가 대리 때 했던 대로, 우리가 15주년이니까 14주년 때 했던 대로, 뭐 이런 거거든요. 생각보다 이게 되게 많다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했던 대로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기획의 첫 번째 요건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AI 시대, 기술 변화의 시대, 엄청난 변화 속에 있는 시대잖아요. 그러면 더욱 더 하던 대로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어저께 됐던 일이 오늘 안 될 확률이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는 이걸 누구를 중심으로 생각할까가 되게 중요한 문제인데요. 우리는 생산자잖아요. 그리고 그 대상은 소비자 내지는 시청자 혹은 뭐 이렇게 얘기하는데, 생각보다 우리는 생산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게 되게 많아요. 대표적으로 몇 주년 이런 것도 다 생산자 관점이에요. 그렇잖아요. 세바시 15주년을 우리 세바시 구독자들이 좋아할까요? 기념할까요? 아니에요. 모를 거예요. 근데 우리만 ‘와, 진짜 지난 15년 세월이 정말 주마등같이 지나가는구나, 15년을 기념하지 않을 수가 없어’ 이렇게 하고서 기획을 하는 거죠. 그러면 우리 중심으로 만들게 돼요. ‘야, 15주년이니까 세종문화회관 빌려 가지고 한 천 명 대형 강연회로 그동안 세바시 빛냈던 강연자들 불러서 강연회 한번 하자’ 하면 사람들이 매월 보는 세바시 강연이랑 크게 다를 게 없거든요. 하루면 끝나는 일이고.
그럼 15년을 기념하는 결과로 우리 세바시의 구독자, 시청자들이 또 한 번 성장하거나 또 한 번 깨닫거나 또 더 잘 배우거나, 이게 하루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일주일, 1개월, 1년 동안 뭔가를 할 수 있는 걸 생각해보자. 그들의 관점에서. 이러면 이제 좋은 기획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우리가 기획한다는 거에 있어서 가장 좋은 두 가지 방법은 ‘하던 대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방 관점에 선다.’ 이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더: 15년 동안 세바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올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구: 세바시의 성공 요인이 뭡니까, 라고 하면 저는 두 가지를 말해요. 하나는 누구보다 먼저 시작한 거. 그거는 어떻게 보면 저의 재기라고 할 수 있죠. 저의 보는 역량 때문에 먼저 시작할 수 있었고요.
두 번째는 누구보다 오래 지속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가장 먼저 시작해서 누구보다 오래 지속하고 있어서 강연 콘텐츠 제작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주자가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보다 오래 지속한다는 건 꾸준함이거든요. 저는 그 꾸준함이 권태기 혹은 권태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믿는 바대로 꾸준하게 하는 거예요. 그 속에서 혁신할 거 혁신하고 변화할 거 변화하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원래 했던 대로의 방식 말고 좀 다른 방식으로 시청자의 관점에 서서. 이런 원칙들이 제가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이었죠.
그래서 뭐 권태기가 안 오는 건 아니에요. 또 와요. 지금이 약간 그런 시기인 것 같기도 하고. AI로 완전 다 변하니까 모든 생산자들이 다 그럴 거예요. ‘야, 이런 급변하는 시점에서 내가 뭘 해야 하지?’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영상도 AI가 만드는데 우리도 영상 제작 회사잖아요. ‘그럼 우리 이 짓을 계속해야 돼? AI로 하면 안 돼?’ 뭐 이런 고민들이죠. ‘AI를 통해서 더 새로워질 방법 없어?’ 이런 고민을 하는 시기예요. 그게 아마 작년 말 올해 초부터 모든 회사와 기업들이 가장 첨예하게 고민하는 부분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구: 제가 이번에 쓴 책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매개 혹은 중요한 가치로 설명되는 거긴 한데, 한국사회가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내부에서 바라보기에는 막 서로 갈등하고 서로 혐오하고 갈라치기하고 그러잖아요. 서로 잘 안 듣는 거죠. 그래서 경청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듣기 전에 내가 말할 것부터 준비하고 있으니까. 먼저는 경청하는 게 되게 중요할 것 같아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거죠. 그렇게 되면 저절로 따라오는 게 공감하는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거죠. 공감이라는 건 판단도 아니고 조언도 아니거든요. 공감이라는 건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거예요. 이해해 주는 게 공감의 요체라면 그거는 결국 잘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공감하게 되면 결국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이나 오해, 혐오 같은 것이 많은 부분 좀 사라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구범준_'세바시' 대표
구범준 대표는 1997년 CBS 라디오 PD로 입사해 시사교양 라디오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2001년 CBS 개국에 참여해 TV의 편성 전략 기획을 담당했다. ‘아름다운 세상’ ‘이장호 감독의 누군가를 만나다’ ‘김창옥의 만사형통’ 등 인기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2011년 5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기획하고 연출하면서 지금까지 총 300회 이상의 강연 기획과 1,500여 편이 넘는 세바시 강연을 제작하며 ‘세바시’를 성장시켰다. 《마음을 읽는 감각-세바시 인생수업》, 《땡큐 도가》(공저)를 펴냈으며 《세바시 인생질문》 등 많은 책을 기획했다.
도서관과 연애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준 책이 하루 30권, 딸 셋 모두 책을 즐기는 아이가 되었다. 아이가 첫 돌을 맞고 난 후 ‘엄마’나 ‘아빠’, ‘맘마’ 같은 의미 있는 단어를 내뱉기 시작하면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이와 같은 고민으로 첫 아이가 세 살이 되었을 때부터 문턱이 닳도록 도서관을 드나들었던 안병화 님
Q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A 안녕하세요. 감사교육원장을 맡고 있는 김순식입니다. 감사교육원은 감사원의 소속 기관이고 감사원 직원들의 감사에 필요한 교육을 시키는 곳입니다. 감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 교육, 전문 교육, 감사 방법론 교육 등을 하고, 외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감사 업무 종사자들에게 감사
[다독가들]은 독서가 한 개인의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 책과의 관계 등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전문가 인터뷰 코너이다. 책 이외에도 인터뷰이의 전공이나 관심사에 관한 질문 또한 추가된다. Q 게임 상에서 겪었던 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A 내가 처음 접한 MMORPG가 〈아이온〉이었다. 기존에는 혼자 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