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_소설가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루빈의 술잔》 《옆집 여자》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등의 소설집과 《식사의 즐거움》 《삿뽀로 여인숙》 《A》 등의 장편소설, 《소망, 그 아름다운 힘》(공저)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등의 산문집을 냈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을 좋아하지만 아직 능숙한 것은 없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을 지나오며 노동의 힘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이 에세이 속의 아이는 올해 1월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지금은 소설을 쓰겠다는 마음으로 재수를 하고 있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 팀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첫눈에 반한 메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말실수를 주워 담기 위해, 안타깝게 놓친 순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는 몇 번이고 과거로 간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어두운 곳에서 두 손을 꼭 쥔 채 돌아가고 싶은 순간에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처음에는 팀의 좌충우돌 소동극에 웃음이 터진다. 그러다 우연
2002년, 스웨덴 말뫼의 항구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크레인을 배웅하기 위해서였다. 배에 실려 멀어지는 크레인을 보면서 그들은 눈물을 흘렸다. 우리에게 ‘말뫼의 눈물’로 알려진 바로 그 이야기이다.말뫼에는 오랫동안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이 서 있었다. 150미터 높이의 크레인은 도시 어디에서나 자연스럽게 눈에 띄었다. 일상은 물론이고 한 사람의 생을 이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과 온화한 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고 느끼는 순간, 봄은 이미 한창 무르익은 것이다. 매화, 산수유, 벚꽃, 철쭉…… 봄꽃놀이 인파로 지방도로가 출렁일 때마다 나도 뒤처질세라 들썩거려 보지만, 나의 바쁜 일상은 늘 SNS에 올라온 꽃 사진만 들여다보다 꽃이 다 졌다는 소식으로 마감하곤 한다.나를 간질이듯 속삭이는 봄 햇살, 살랑이는 봄
영화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 팀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첫눈에 반한 메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말실수를 주워 담기 위해, 안타깝게 놓친 순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는 몇 번이고 과거로 간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어두운 곳에서 두 손을 꼭 쥔 채 돌아가고 싶은 순간에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처음에는 팀의 좌충우돌 소동극에 웃음이 터진다. 그러다 우연
2002년, 스웨덴 말뫼의 항구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크레인을 배웅하기 위해서였다. 배에 실려 멀어지는 크레인을 보면서 그들은 눈물을 흘렸다. 우리에게 ‘말뫼의 눈물’로 알려진 바로 그 이야기이다.말뫼에는 오랫동안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이 서 있었다. 150미터 높이의 크레인은 도시 어디에서나 자연스럽게 눈에 띄었다. 일상은 물론이고 한 사람의 생을 이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과 온화한 바람이 목덜미를 간지럽힌다고 느끼는 순간, 봄은 이미 한창 무르익은 것이다. 매화, 산수유, 벚꽃, 철쭉…… 봄꽃놀이 인파로 지방도로가 출렁일 때마다 나도 뒤처질세라 들썩거려 보지만, 나의 바쁜 일상은 늘 SNS에 올라온 꽃 사진만 들여다보다 꽃이 다 졌다는 소식으로 마감하곤 한다.나를 간질이듯 속삭이는 봄 햇살, 살랑이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