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 브루클린공공도서관은 ‘자유로운 노년’이라는 주제로 노년층을 위한 행사를 진행했다. 매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행사를 하는데 올해로 7회를 맞이했다. 이번 행사는 55세 이상의 시민들이 노년층을 위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지역사회가 고정관념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브루클린공공도서관은 지난 10년간 노년의 시민들에게 그림, 춤, 시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과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 프로그램의 10주년을 기념해 도서관은 LA 블랙스미스(Blacksmith)의 재즈 공연과 모든 참석자들이 차차차를 포함해 다양한 라틴 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행사에서 ‘올해의 노인’으로 선정된 에스더 포레츠키(Esther Poretsky)는 작문과 시 강의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며, 노년층을 위한 도서관 프로그램의 열성적인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로 은퇴한 에스더는 75세가 된 지금도 도서관은 ‘마법 같은 장소’라고 말한다.
도서관은 노년층이 활발한 사회활동을 유지하며 고립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세대 간 토론을 통해 격차를 해소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55세 이상의 연장자들과 14~19세 사이의 청소년들은 10주 동안 토론 기술을 함께 배우고 연습한다.
지난 6월 20일에 시작한 프로그램에서는 4주간의 교육과 2주간의 연습 토론이 진행됐다. 마지막 4주는 토론 토너먼트를 진행하고, 마지막 날인 8월 29일에는 토론 우승자를 정하는 결승전과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세대 간 짝을 이뤄 설득력과 영향력을 두루 갖춘 논점을 개발하고 연구 방법과 발표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과 노년층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리, 청소년 세대의 창조적인 에너지와 노년층의 풍부한 경험이 어우러지는 자리를 마련한다.
원주민 보호구역 아탄케스(Atánquez) 마을의 노인과 어린이 [사진 출처: 칸쿠아카 공공도서관 https://bibliotecakankuaka.org/]
원주민의 기억을 어린이와 청소년이 계승한다
콜롬비아의 칸쿠아카(Kankuaka)공공도서관은 칸쿠아모(Kankuamo) 원주민 보호구역의 아탄케스(Atánquez) 마을에 있는데, 원주민의 역사를 보존하며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노년층과 어린이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어린이 사이언 마에스트레(Sahian Maestre)는 칸쿠아모 어른들을 만나서 전통 음악과 요리법을 배우고, 그분들이 살아 온 여정을 듣는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한다. 도서관 설립자 중 하나인 소울데스 마에스트레(Souldes Maestre)는 “특정 기억이 구전되지 않으면 끝내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며, “전설은 책으로 읽히기보다는 구전되기 위한 이야기”라서 “어린이들이 알고 질문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2013년 2월, 국립 공공도서관 네트워크가 보낸 도서들로부터 시작했다. 공무원이 아탄케스를 방문해 그 도서들이 필요치 않아 보이니 폐기 처리하겠다고 했을 때, 소울데스와 몇몇 사람들이 버려진 건물에 그 책을 가져다 정리하고 도서관 오픈을 준비했다. 설립 후 도서관은 어린이들이 조부모님으로부터 듣고 수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톱 모션 영상을 제작하는 등 지역사회의 문화와 전통을 보존하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했다.
그 결과 도서관은 2017년에 도서관전자정보재단(Electronic Information for Libraries)의 서비스 혁신상을 수상했다. 콜롬비아 국립 역사기억센터의 패트릭 모랄레스(Patrick Morales)는 “칸쿠아카도서관은 시청각적 서술과 세대 간 교류에 중점을 둔 점에서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패트릭은 “칸쿠아모 원주민들은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작업에 온 정성을 다하는데, 그들이 원주민의 기억을 계승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탄케스 마을의 전 대표인 존 마에스트레(John Robert Torres Maestre)는 “도서관의 프로젝트와 공동체를 보존하는 능력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며, “우리에게 기억은 생존을 뜻한다”고 말했다. 존은 “기억이나 이야기가 없다면 우리는 칸쿠아모 원주민으로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상 출처: 호주 캔터베리 뱅크스타운 도서관 https://www.cbcity.nsw.gov.au]
도서관의 노인 도우미, 로봇 반려동물
호주 캔터베리 뱅크스타운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노인들을 위해 무료 버스를 운영한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어려운 노인들은 무료 버스를 타고 집에서부터 캔터베리 뱅크스타운 내 원하는 도서관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로써 노인들은 도서관의 자료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어울릴 수 있다. 캔터베리 뱅크스타운의 그린에이커에 거주하는 노인 다이애나 그로브스(Diana Groves)는 “도서관에는 내가 작년에 참여했던 수공예 그룹이나 북클럽 같은 훌륭한 그룹 활동이 많고 흠잡을 데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 멜버른 도서관은 노년층 등 직접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서관 자료를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 오디오북, 잡지, CD, DVD, 비영어권 자료까지도 그들의 집으로 배송된다. 멜버른 도서관뿐 아니라 퀸즈랜드, 브리즈번, 뉴 사우스 웨일즈 등 호주 여러 지역의 도서관에서도 도서관 자료를 집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주도서관정보협회도 더 많은 도서관들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지침을 제시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엘라 지역의 공공도서관은 노인들을 위해 로봇 반려동물을 마련했다. 지난 봄 도서관은 치매 노인들과 그들을 돌보는 가족을 위해 ‘메모리 카페(Memory Café)’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로봇 동물을 소개했다. 엘라도서관의 지원 활동 담당자인 리즈 크리스탠(Liz Kristan)은 “로봇 고양이와 로봇 강아지는 실제 반려동물처럼 움직이고, 울음소리를 내고, 사람들이 만질 때 반응”한다며, 반려동물 치료법의 대안으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리즈는 “우리가 지원하러 가는 지역의 주민들이 로봇 동물의 이름을 지어서 이제 각 동물은 태그를 가지고 있다”며 로봇 동물에 푹 빠진 지역 노인들을 소개했다.
노인의 안전한 사회활동, 도서관이 돕는다
캐나다 토론토공공도서관은 노년층에게 유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코딩, 로봇 공학, 3D 프린팅 등 IT 기술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있지만, 인터넷 쇼핑 방법, 인터넷에서 여행 스케줄 예약하는 방법, 인터넷에 있는 건강 정보 선별법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노인들의 실생활에 더욱 유용해 보인다. 인터넷에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과 노인들을 노린 사기 수법에 대처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노년층이 자산을 지키고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80세 이상의 노인이 운전면허를 갱신하는 방법과 70세 이상의 노인이 교통사고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은 그들이 사회활동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들이다.
특히 도서관의 ‘정착 파트너십 프로그램’은 토론토로 이주한 연장자들에게 유용하다는 면에서 돋보인다. 도서관의 사회 개발 매니저인 아만다 프렌치(Amanda French)는 “젊은 이주민들이 도서관 시스템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고령의 이주민들은 훨씬 더 고립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만다는 “만약 그들에게 자녀가 없다면 우리는 그들과 연결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주민들은 정착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취업, 언어, 시민권 취득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그중 영어 교육 프로그램은 고령의 이주민들이 느끼는 사회적 고립감과 그보다 더 심각한 언어적 고립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UN의 규정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 7퍼센트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면 ‘고령 사회’, 20퍼센트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지난 4월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가운데 노인 인구 비율이 17.5퍼센트로 이미 고령 사회이며,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노년층을 위한 맞춤 서비스나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노년층의 심리적 불안과 사회적 고립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왕성한 사회활동을 위해 도서관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2. “‘Legends are to be told’: Colombian library goes beyond books to keep stories alive”, 2022.3.21.,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2/mar/21/legends-are-to-be-told-colombian-library-goes-beyond-books-to-keep-stories-alive
지난 5월, 스페인 극작가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 1562~1635)의 새로운 희곡 작품 《프랑스 여성 로라(La Francesa Laura)》가 출판됐다. 스페인국립도서관에 숨겨져 있던 이 작품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발견했기 때문에 이번 출판이 더욱 의미 있다. 이 작품은 국립도서관의 기록보관소에
도서관이 지식의 보고이자 종교와 민족에 상관없이 학문 연구의 장으로서 역할을 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8세기 바그다드를 수도로 한 이슬람 아바스(Abbasid) 왕조는 고대 알렉산드리아 박물관에서 영감을 받아, 전 세계의 지식을 보존하는 도서관을 설립하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아바스 왕조 2대 칼리프 만수르(Caliph Al Mansur)가 통치하는
지난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전체가 진행했던 ‘인종차별 반대 프로젝트’는 구조적인 인종차별과 편견의 영향을 해체하는 데 주력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소장품 개발 총책임자인 사라 맥클렁(Sarah McClung)과 동료들은 도서관의 인종차별 반대 도서와 기사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했다. 사라는 “캘리포니아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