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한 여름, 넘실대는 바다만이 정답은 아니다. 더위를 피해 들른 시원한 도서관에서 멋진 책과 문장을 만나는 것도 근사한 일. 마침 그곳이 멋진 풍경을 품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도심 속 핫플레이스 도서관을 소개한다.
서울 - 옛 풍경이 주는 ‘힙함’과 폭포뷰 핫플, 청운문학도서관
과거의 낡은 문화도 경험해 본 적 없다면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요즘, 인왕산의 산새를 따라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자리한 청운문학도서관은 ‘힙한 곳’으로 통할 만하다.
청운문학도서관은 손수 만든 기와와 돈의문 뉴타운 지역에서 철거된 한옥 기와 3천여 장을 재사용해 건축물로서도 의미가 깊다 ⓒ 한국관광공사
청운도서관은 옛 한양도성의 성곽을 따라 조성된 성곽길 구간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인왕산 성곽길 인근에 자리한다. 손수 구워 만든 기와와, 앉으면 탁 트인 경관을 바라볼 수 있도록 놓인 대청마루, 안마당이 친숙하고 정겹다. 주변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건물을 앉힌 덕분에 지하층의 남쪽 입면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데, 이 입면에 낸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내부 공간은 낮 동안 화사함을 잃지 않는다.
구비 도서는 도서관 외형에 걸맞게 우리 시, 소설, 수필, 문학비평 등 한국문학에 집중돼 있다. 대청마루에 앉아 저 멀리 시선을 두면 아득하게 가 닿는 도심의 빌딩 숲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본디 2층 규모의 청운공원 관리소가 있던 이곳은 인근 수성동계곡과 윤동주문학관, 박노수미술관을 찾는 시민이 늘면서 2014년 11월, 도서관으로 제 쓰임을 바꿨다. 덕분에 청운문학도서관을 방문한다면 인왕산이 품은 자연·예술 명소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청운문학도서관은 최근 ‘폭포뷰’로 SNS에서 매우 인기 높은 포토존 중 하나이다. 도서관 본관 옆 독채의 문을 열면 작은 인공폭포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주변의 풍경과 더불어 또다른 운치를 선사한다.
연못 위에 다소곳이 들어선 정자에 앉아 옛 선비들의 풍류를 짐작해본다. ⓒ 한국관광공사
이용 정보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36길 40
관람시간
화~토요일 10:00~21:00, 일요일 10:00~19:00
휴관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휴관
홈페이지
www.jfac.or.kr
인스타그램
@jongnofac (종로문화재단)
문의
070-4680-4032
서울 - 영감을 발견하는 여정,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 뮤직 라이브러리
이태원 번화가에서 팝업스토어를 보면서 즐기다가 너무 덥고 힘들어졌다면 어디를 갈까? 카페보다 더 좋은 도서관이 있다. 바로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와 뮤직 라이브러리이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 현대카드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는 장르별로 선별한 1만여 장의 LP판과 전 세계에서 수집한 희귀반을 갖추고 있다. 듣고 싶은 음반을 검색해서 데스크에 신청하면 턴테이블을 배정받아 들어볼 수도 있다. LP판 외에도 3000권의 음악 관련 전문 도서가 벽면 빼곡히 꽂혀있다.
지하에 소규모 공연장 ‘언어스테이지’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공연이 펼쳐진다. 친근한 대중음악 콘서트는 물론 신예 피아니스트의 연주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댄스 공연 등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맛볼 수 있다.
컨템포러리 아트 영역을 확장시킨 1960~70년대 초창기 미디어 & 퍼포먼스 아트 기록물을 감상할 수 있는 무빙 이미지 룸 ⓒ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아트 라이브러리만의 특별한 전권 보유 컬렉션(오른쪽) ⓒ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한편, 바로 지난 해 2022년 8월 문을 연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는 뮤직 라이브러리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말 그대로 ‘예술’을 주제로 한 이곳은 일반인부터 전문가까지 책을 통해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동시대 예술(컨템포러리 아트)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이다.
이곳의 6,000여 권 장서 대부분은 예술적 소장 가치를 인정받은 희귀본으로, 아티스트가 직접 만든 ‘아티스트 퍼블리싱’을 비롯해 개관 이후 최근까지 뉴욕현대미술관이 발행한 전시 도록 전권과 베니스 비엔날레가 시작된 1895년부터 지금까지 선보인 카탈로그 98권 전체, 아티스트와 함께 만든 ‘파켓 매거진’ 전권을 만날 수 있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및 아트 라이브러리는 현대카드 소지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카드 미소지자는 현대카드 DIVE 앱을 내려받아 제시할 경우 주말을 제외한 운영 시간에 입장이 가능하다.
이용 정보
위치
뮤직 라이브러리: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246
아트 라이브러리: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248 2층
관람시간
화~토요일 12:00~21:00 일요일, 공휴일 12:00~18:00
휴관
월요일 및 설, 추석 연휴 휴관
이용 대상
현대카드 회원 본인 및 동반 2인(월 8회 한정)
DIVE 앱 회원 본인 주중 입장 가능
*라이브러리 통합 월 4회 한정, 주말 및 공휴일 제외
홈페이지
dive.hyundaicard.com/web/main.hdc
문의
02-2014-7899
전주 - 그림책 속을 걷는 시간,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
그림책이라고 아이들만 읽으라는 법은 없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개성 넘치는 그림, 펼치면 튀어나오는 입체적인 팝업 장치 등 흥미로운 이야기는 물론 다채로운 눈요기를 한 권으로 즐길 수 있으니 어른들도 그 매력을 알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그 세계가 얼마나 깊고 광대한지는 전주에 자리한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을 방문하면 알 수 있다.
폐공장에 예술을 입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국 1호 ‘꿈꾸는 예술터’ 팔복예술공장 모습 ⓒ 전주시 공식 블로그
이 도서관을 찾아가는 것부터가 여행의 시작처럼 느껴지는 것은 바로 봄철 나들이 명소로 유명한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 인근에 자리한 덕이다. 봄 못지않게 여름에도 풍성한 초록으로 싱그러운 풍광을 자랑하는 이팝나무 곁에,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다가 멈춘 폐공장에 예술 옷을 입혀 새롭게 단장한 팔복예술공장이 있다. 이 공장 안에서 열리는 다양한 예술 체험을 즐기다가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그림책 특화도서관인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에 닿는다.
최근 ‘제2회 전주그림책 도서전’의 무대가 되기도 한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은 2021년 문을 열면서 개관 기념 기획전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계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가족 여행지, 이색 데이트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이곳에서 자유로이 그림책을 펼쳐보며 잠들어 있던 동심을 깨워보자.
그림책 모형의 거치대가 눈에 띄는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 내부 모습 ⓒ 전주시 공식 블로그
이용 정보
위치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관람시간
화~토요일 10:00~17:30
휴관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palbokart.kr
인스타그램
@__palbok__art (팔복예술공장)
문의
063-283-9221
경주 - 천년고도의 도시,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경주는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는 물론, 최근에는 전통 한옥 스타일의 카페나 식당, 사진관 등이 밀집해 있어 젊은 세대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이곳에 천년고도의 가치를 더하는 특별한 도서관이 생겨나면서 애서가들의 발길까지 끌고 있다. 신라천년서고가 바로 그곳이다.
신라 역사의 광활한 흐름을 탐구하는 공간인 신라천년서고 ⓒ경주시청
신라천년고도는 과거 국립경주박물관의 수장고로 사용돼 오던 건물이 박물관 소장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곳이다. 지금껏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발간한 도서뿐 아니라 국내외 전시 도록과 신라 및 경주 관련 도서, 고고학·미술사학·역사학 등의 박물관학 관련 단행본, 학술지 등 1만여 권의 도서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박물관 속 도서관이다. 경주 문화재와 관련한 도서들이 총망라돼 있어 경주를 더욱 깊이 있게 알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훌륭한 도서관이다.
보유 도서뿐 아니라 이곳의 분위기 또한 인상적이다. 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석등과 마주하게 된다. 이어 로비 좌측으로는 세미나실과 북 큐레이션 공간이 자리하고, 우측으로는 서가와 도서 열람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책꽂이나 기둥 등 많은 부분을 목재로 꾸며 따뜻하면서도 고즈넉한 느낌이 든다. 신라천년서고는 바깥에 더위를 가두고 조용히 책과 벗하며 사색하기 좋은 여행지다.
박물관과 신라불교, 문화재와 미술, 고고학과 경주라는 소주제로 나뉘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경주시청
전 세계의 도서관 재단들은 사서와 도서관을 격려하기 위해 여러 상을 제정·운영하고 있다. 독서문화 진흥에 기여한 사서와 도서관을 선정해 시상하는 국내외 권위 있는 상을 정리해봤다. ① 국내 신구도서관재단, ‘신구문화상’ 도서관의 역할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도서관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사서’와 ‘책’의 중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우수한 사서
아빠처럼 훌륭한 소방관이 되고 싶은 고양이 소방관 초이, 어느 날 평화로운 마을에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며 고민에 빠진 초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겼을까?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눠보자. 아이들은 동물에 자신을 투영한다아이들은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대체로 좋아한다. 어른들에 비해 서툴고 느
펜 형제의 그림책 《구름을 키우는 방법》은 노란 비옷과 장화를 신은 아이가 풍선끈처럼 구름의 끈을 잡고 있는 표지가 퍽 재미있는 모습이다. 이 구름은 노란 비옷을 입은 이 귀여운 아이의 반려 구름이다. 이 둘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나에게 맞는 관계 맺기노란 장화를 신은 리지는 구름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은 새로 생긴 회전목마나 인형극장으로 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