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를 좋아하는 아이 파라. 어느 날 주렁주렁 열려 있어야 할 망고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 상심해 있는 파라를 위해 할아버지는 그네를 선물한다. 할아버지의 선물은 파라에게 웃음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
《파라는 망고나무를 사랑해!》 표지 ⓒ예스24
파라는 망고를 좋아한다. 다양한 품종의 망고 그림과 함께 등장하는 ‘파라는 망고나무를 사랑해!’라는 타이틀은 파라의 인생에서 망고가 어떤 의미인지 보여준다. 땋은 머리 끝에 달린 리본도 망고와 같은 색이다. 심지어 파라는 커다란 망고를 껴안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다. 작가는 아이의 얼굴을 하체보다 크게 그려 표정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한다. 매일 망고를 먹어도 또 먹을 수 있다는 아이는 망고나무 속에 살고 싶을 정도로 망고를 사랑한다. 아이의 커다란 입은 이가 보일 정도로 웃음을 가득 담고 있다. 하늘을 나는 듯 두 팔을 날개처럼 펼치고 망고로 출렁이는 바다를 헤엄치는 생각도 한다. 아이의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파라의 표정 하나하나를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예스24
그런데 언제까지나 망고가 주렁주렁 열릴 것 같았던 나무는 이번 여름에는 빈손이다. 망고가 다시 열리기를 바라며 우유도 주고 거름도 줘보지만 망고나무는 우뚝 서 있기만 할 뿐 망고는 열리지 않는다. 작가는 그런 망고나무를 바라보는 파라의 놀라움, 궁금증, 화남, 속상함을 커다란 얼굴에 글자처럼 새긴다.
그런 아이를 묵묵히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망고나무에 그네를 달아주고 높이 밀어준다. 아이는 할아버지 덕분에 나무 구석구석을 보고 웃음을 되찾는다. 커다란 미소, 환한 웃음, 벅찬 기쁨을 파라는 책을 보는 독자에게도 전한다. 망고가 없어도 풍요로움을 느끼는 파라의 모습을 따라가며 어느새 독자들도 넉넉해지는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는 안정감
ⓒ찰리북
나무는 사람보다 수명이 길다. 오래 한자리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는 아이에게 놀이터도 되어주고 친구도 되어준다. 높은 곳까지 속속들이 볼 수 없어 나무는 신비롭기도 하다. 새가 날아와 집을 만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은 시원함을 노래한다. 나뭇잎 틈으로 쏟아져 내리는 빛은 놀고 있는 아이를 부드럽게 감싼다. 파라는 그렇게 할아버지네 망고나무 밑에서 강아지 말리와 해마다 망고를 따고 모으며 즐겁게 보냈을 것이다.
할아버지네 망고 나무에서는 아주아주 많은 망고가 열렸어요.
이 망고 나무는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대요.
해마다 망고 나무에서는 망고가 열렸고,
파라는 말리와 함께 망고를 모았어요.
아이는 망고나무가 있는 넓은 뒷마당에서 쭉 망고를 먹으며 살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번 여름에는 망고가 열리지 않았다.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망고나무는 올해는 건너뛸 모양이다. 과일나무를 키우다 보면 매년 주렁주렁 열매를 맺기도 하지만 기후가 맞지 않아 열매가 적게 열리거나 아예 열리지 않는 해도 있다. 망고나무의 속사정을 알기라도 한 듯 할아버지는 망고나무의 ‘빈손’을 가만히 바라보고는 그네 만들기에 착수한다.
할아버지는 파라에게 열매가 열리지 않는 망고나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기보다 아이 스스로 나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할 수 있게 기다려준다. 아이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을 알지만 할아버지는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배움의 순간은 그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 기다림의 시간에 할아버지는 그네를 만들며 애타고 지루한 아이의 시간을 함께 견뎌준다.
“너라면 망고나무에게 어떻게 해줬을까?”, “어떤 노래를 불러주면 망고가 다시 열릴까?”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이런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자. 이런 대화는 텍스트를 그냥 읽어주는 것보다 망고를 기다리는 파라의 마음에 깊이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파라가 지쳐갈 즈음 그네는 완성되고 할아버지는 망고나무 열매만 기다리던 파라에게 나무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파라의 마음을 열어 망고나무를 다른 위치에서 볼 수 있게 그네를 높이 밀어준다. 망고나무는 열매만 맺지 않았을 뿐, 항상 서 있던 그 자리에서 언제나처럼 파라에게 즐거움과 안정감을 전해준다. 아이의 안정감은 이렇게 변화된 환경에서도 찾아줄 수 있다. 우리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자연의 속도, 세상의 속도가 아이의 성장 속도와 다를 때 어른들이 어떻게 아이에게 안정감을 찾아줄 수 있을지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시야를 넓히니 마음도 쑥쑥
망고 열매로 가득차야 하는 여름에 망고나무에서 망고를 볼 수 없게 된 파라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깊이 생각도 해보고 망고나무에게 노래도 불러준다. 우유도 주고 거름도 주고 스카프도 해준다. 스스로 방법을 찾아볼 수 있게 조용히 그네를 만들며 파라에게 시간을 준 할아버지의 기다림이 인상적이다. 아이 스스로 망고나무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내버려두는 시간은 인내의 열매를 맛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순서를 배우게 한다. 이 과정에서 풀리지 않던 것들이 실마리를 찾아 조금씩 풀리듯 의외의 해결책이 나타나기도 한다.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그네를 타고 아이는 많은 동물과 친구가 되었다. 망고나무에서 열매만 기다리던 파라는 더 높은 곳으로 시야를 넓히고 나무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다. 땅에서만 놀던 아이는 나뭇가지 위로 놀이터를 확장시킨다. 망고나무는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의 쉼터이자 놀이터가 되어준다. 파라는 나무에 사는 동물들과 인사를 나누고 새와 벌들과 친구가 된다. 망고만 좋아하던 파라는 망고나무의 커다란 품을 발견한다.
ⓒ예스24
파라는 이제 망고 나무를
다르게 보는 방법을 찾았어요.
망고 나무는 파라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품고 있어요.
작가는 망고가 잘 자라는 인도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프랑스에서 그림책 작업을 하지만 아빠가 보내주는 망고를 보며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렸는지 모른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의 풍경을 관찰한 작가의 따뜻함이 그림책 구석구석 잘 담겨있다. 망고가 열리지 않아 실망한 파라가 나무의 다른 모습을 알아보고 감정을 회복하듯, 아이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주고 싶다면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건 어떨까? 아이와 함께 파라처럼 그네를 타보자. 높이 높이 더 높이!!
아이와 함께 보기
- 책 속 파라의 표정을 따라해보세요. - 파라에게 망고나무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것이 있는지 얘기해보세요. - 어른이 된 나는 어떤 것을 떠올리면 파라처럼 활짝 웃을 수 있는지 얘기해보세요.
허유진_숭례문학당 강사
현재 숭례문학당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로 그림책과 어린이 글쓰기 관련한 다양한 강연과 모임의 리더로 참여하고 있다.
시율이네 동네에 새로 생긴 ‘뭐든지 마트’에는 먹으면 잘생겨지는 ‘잘생김’, 키가 자라는 신비한 ‘키가 쑥쑥’ 떡 등 신기한 상품이 가득하다. 이 신기한 마트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도 잠시, 너무 비싼 가격에 다들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마트로 모인 동네 사람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배움의 공간 마트아이들에게 마트는 흥미로운 학
아빠처럼 훌륭한 소방관이 되고 싶은 고양이 소방관 초이, 어느 날 평화로운 마을에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며 고민에 빠진 초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겼을까?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눠보자. 아이들은 동물에 자신을 투영한다아이들은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대체로 좋아한다. 어른들에 비해 서툴고 느
내가 온 세상에 가져다 주는 건 ‘물건’이 아니란다 주위가 온통 새하얘지는 12월 365일을 일 년으로 묶으니 마지막 달인 12월은 더욱 특별해질 수밖에 없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감이 교차해서일까? 12월이 되면 주위도 돌아보고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바빠서 만나지 못했던 가까운 사람들과 한 해를 정리하는 모임도 하고 선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