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출판사 프란츠를 운영하는 김동연입니다. 프란츠에서 음악을 중심으로 예술 서적을 출판하고 음악을 모티브로 한 굿즈를 만들며 공간 아파트먼트 프란츠에서 강연, 공연,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께서는 음악교육학을 전공하셨는데요, ‘음악을 읽게 하고, 책을 듣게 하는’ 프란츠라는 출판사를 운영하기까지의 여정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을 했고 말씀하신 음악교육학과에서도 바이올린을 전공했어요. 악기의 특성상 여러 장르 중에서 클래식 음악과 어릴 때부터 가까웠지요. 음악 바깥에서는 책을 좋아했고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나 다른 악기를 배워보기도 했고요. 프랑스 유학 중에는 현대미술에 매료되어 미술학교에 다니기도 했어요. 아마 부모님은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웃음) 지금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이 지금 프란츠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프란츠는 조용히 책만 만들지는 않거든요. 여러 감각으로 음악을 느낄 수 있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시 바이올린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졸업 후 바이올린 레슨을 하다가 새로운 교본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 제가 직접 기획하고 쓴 책을 세광음악출판사에서 몇 권 출간했어요. 그러면서 차츰 출판의 매력에 눈을 떴고, 음악에 관한 좋은 책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출판사를 열게 되었습니다.
Q 프란츠에서 나오는 책은 다른 음악 전문 출판사의 책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의 저변을 넓히듯이 독서의 저변을 넓힌다고 해야 할까요. 《음악 혐오》를 통해서 오히려 파스칼 키냐르가 음악의 본질을 탐구한 책을, 《야생 숲의 노트》를 통해서 세계 최초로 새소리를 악보로 옮긴 한 음악가를 다룬 책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했습니다. 프란츠에서 책을 출판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관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단행본으로 처음 펴냈던 《음악 혐오》는 무척 고심하여 출간을 결정했던 책인데요, 음악의 아름다움에 다가가기 전에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책으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또 지금 읽어도, 10년 후에 읽어도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을 책을 만들고 싶었고 그 마음은 지금도 같습니다. 파스칼 키냐르처럼 남들과는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진 작가나 특별한 경험을 한 필립 글래스 같은 음악가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고요. 말씀하신 《야생 숲의 노트》는 파스칼 키냐르의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의 모티브가 된 책이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 경우였어요. 음악에서는 악기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스타인웨이 만들기》라고, 뉴욕타임스 기자가 피아노 공장을 취재한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유행과는 상관없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을 만드는 편입니다. 계획 중인 것을 살짝 귀띔해드리자면, 지금까지는 번역서를 주로 펴냈는데 이제 국내 저자분들과도 새로운 책을 만들고 싶어 한창 준비 중이고 아마도 6월쯤에 새로운 책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Q 출판하는 것을 넘어서 대표님이 생활하시는 자택의 3분의 2를 ‘아파트먼트 프란츠’라는 음악 향유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초청해 강연, 공연 등을 아파트먼트 프란츠에서 하고 계신데요, 주거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파트먼트 프란츠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아파트먼트 프란츠는 어찌 보면 아주 실용적인 이유로 출발했습니다. 사람들과 모여 이런저런 것을 하고 싶었지만 막상 그런 공간을 바깥에다 얻자니 자주 월세를 고민하게 될 것 같더군요. 프란츠가 하는 일에는 ‘마음의 여유’가 중요하다고 늘 생각해요. 마음이 급해지면 초심을 잃기 쉬우니까요. 그래서 살고 있던 집을 활용하는 방법을 떠올리게 되었고요. 또 다른 이유는, 프란츠의 취향이나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기에 집이라면 금상첨화일 것 같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을 과감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주거공간은 벽으로 가려 놓았기 때문에 손님 눈에는 보이지 않고요, 또 길을 가다 우연히 들어올 수도 없기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은 대체로 지극히 안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됩니다.
Q 대표님께서 가장 영향을 받은 음악가는 누구이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A 국내외와 대중음악, 클래식 등을 모두 합치면 너무 많은 분들을 꼽아야겠지만, 프란츠 대표로서는 슈베르트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들어도 너무나 세련된 음악, 한 곡을 들어도 전율을 일으키는 음악이죠. 그의 작품을 들을 때면 슈베르트가 단 한 곡만 작곡했더라도 난 이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했겠구나 느껴요. 그래서 슈베르트의 이름인 프란츠로 회사 이름을 지었다는 걸 생각하니······. 너무 큰 영향을 받았네요.(웃음)
Q 아파트먼트 프란츠에서는 다양한 예술을 들여다보는 강연 시리즈 ‘어떤 예술의 세계’를 통해서 김애란 소설가와 박지완 영화감독 등을 초청했습니다. 음악을 소설과 영화 등으로 새롭게 엮고 있는데요, 이런 기획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음악을 즐기고 공부하고 느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조금 더 나아가고 싶어졌습니다. 또, 음악만 따로 떼놓고서는 우리가 예술의 세계를 이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예술은 장르가 달라도 서로서로 연관이 있거나 영향을 주고받으니 다른 예술도 차근차근 알아보자는 취지로 만든 시리즈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조규찬 선생님이 ‘보컬의 세계’를 들려주셨지요. 모시는 선생님들도 놀라울 만큼 밀도 높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참석하는 분들도 너무나 진지하게 집중해주셔서 저희도 늘 설레는 마음으로 기획하고 섭외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며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많은 분들에게 영감이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Q 프란츠의 책을 읽었던 독자들이, 직접 아파트먼트 프란츠라는 공간으로 음악을 향유하러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과 관련한 책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가장 용기가 되어준 독자의 말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좋은 말씀은 너무너무 많은데요, 가장 최근에 본 댓글을 보고 무척 행복했습니다. 3월에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신청하신 분이 남기신 한마디였어요. “프란츠, 저의 3월을 가져요.”
Q 특별한 독서 습관이 있는지, 그리고 독서할 때 좋은 음악을 소개한다면?
A 독서대 위에 책을 올려두고 읽는 걸 좋아합니다. 밖에서는 바흐의 <B단조 미사> 같은 장대한 곡을 틀어두는 편이고, 개인 공간에서 읽을 때는 조용히 책만 봅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듣게 되면 금세 음악으로 온 신경이 집중되어서 독서에 실패하더라고요.
Q 프란츠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인가요? 앞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확장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가닿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A 하고 싶은 것이 아직 많습니다. 다소 엉뚱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식음료 사업으로까지도 영역을 넓히고 싶습니다. 예술적인 에너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살면서 너무나 중요한 ‘맛’을 빼놓기가 못내 아쉬워서요. 물론 쉽게 도전하기는 어려우니 여러모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그 이외의 것들은 지금 하는 대로 계속 이어나가면서 올해부터는 책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우리 삶과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임프린트 ‘뉘앙스’를 최근에 런칭했습니다. 작년 말에 임진아 작가의 에세이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이 첫 책으로 나왔고요. 지금 원고 작업 진행 중인 책도 몇 종 있고 곧 전자책도 만들기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렇듯 출판 내에서도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프란츠’를 뮤직 라이프스타일 회사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A 책이든 굿즈든 프로그램이든, 프란츠에서 만든 결과물에 독자들과 참여자분들이 만족하시는 걸 느끼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좋습니다. 그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Q 대표님에게 책이란?
A 지금의 저에게 책은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 드물다는 뜻에서, 소중하다는 뜻에서 귀하지요. 어찌 보면 책과 클래식 음악은, 그것만이 존재하던 시절을 끝없이 그리워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귀한 책을 귀하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프란츠 책 많이 읽어주시고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김동연_출판사 프란츠 대표
오랫동안 바이올린 가르치는 일을 하며 《한 권으로 끝내는 취미 바이올린》 《바이올린, 영화음악을 만나다》 《바이올린을 위한 밤의 노래》 등 다수의 바이올린 교본과 악보집을 펴냈으며, 현재는 음악출판사 프란츠와 복합문화공간 아파트먼트 프란츠를 운영하고 있다.
다독가들은 책에 영향을 받아 삶의 전환점을 맞은 분을 인터뷰 해서 책의 가치를 꾸준히 알린 더라이브러리의 대표 콘텐츠이다.2025년부터 다독가들의 형식을 특정 분야의 필자를 인터뷰 해서 그 분야의 책을 읽는 N가지 방식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2025년 4월호로 《애도의 미학》의 저자이자 예술철학 에세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한선아 작가를 초대
Q 2만 5천여 권의 책과 함께 살기 위한 집을 지으면서 가장 고려했던 점은 무엇인가.A 첫째, 책은 습기와 햇빛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창문을 수평고창(水平高窓)으로 설치해 책장을 직접 비추는 햇빛을 차단했다. 환기가 잘 되고 많은 책을 수장하기 위해 층고를 4.5미터로 높게 했다. 둘째, 작은 도서관으로 개관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다독가들]은 독서가 한 개인의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한 질문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 책과의 관계 등을 흥미롭게 풀어가는 전문가 인터뷰 코너이다.책 이외에도 인터뷰이의 전공이나 관심사에 관한 질문 또한 추가된다.6월호에서는 허정혁 싱어송라이터를 소개한다. Q 싱어송라이터 허정혁을 소개한다면?A 옷이나 밥, 집을 짓는 마음으로 노래를 지어 부르는 사람.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