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서관협회는 2023년까지 조사된 여러 통계 수치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 123,627여 개의 도서관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학도서관,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교정시설도서관 같은 특수도서관 등 모든 형태의 도서관이 포함된다. 미국에서 도서관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기는 1600년대 초반이니 미국 도서관의 역사는 400여 년에 이른다. 미국 도서관 역사에 대한 여러 글을 종합해보면, 미국에 도서관이 처음으로 생기기 시작한 시기만 해도 문맹률이 높고 책이 비싼 재화 중 하나였기 때문에 귀족, 자본가, 성직자 등 특정 계급에 속한 사람들만 책을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도서관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은 벤자민 프랭클린인데, 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으로 미국 초기 도서관 형성에 큰 기여를 했고 그로 인해 미국에서 최초의 공공도서관이 탄생했다.
벤자민 프랭클린, 사진 출처 : 위키백과
이민 역사와 함께하는 미국 도서관 역사
벤자민 프랭클린은 당시 준토(Junto)라 불리는 독서토론 그룹을 기반으로 유료회원제 도서관을 만들었다. 이 도서관의 회원은 거의 상인들이었는데 도서관 운영과 장서 구입은 상인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로 충당했다. 또한 도서관의 장서는 정치, 사회 현상, 예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회원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그 후 1790년 벤자민 프랭클린은 죽기 전 자신의 컬렉션을 매사추세츠주의 한 마을에 기증했는데, 이 책들을 기반으로 책을 무료로 대출할 수 있는 미국 최초의 공공도서관이 만들어졌다. 이 시스템은 남북전쟁 이후 미국 곳곳으로 확산되었다. 미국 최초의 대학도서관인 하버드대학도서관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시스템으로 1638년 설립자인 존 하버드가 기증한 400여 권의 책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 책들은 대부분 라틴어로 출판된, 교육과 종교 등에 관한 서적이 거의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거의 400년에 가까운 지난 세월 동안 미국의 도서관 수가 증가하고 성장하면서 도서관의 장서 구성도 다양화되었다. 도서관이 성장하면서 장서의 구성이 다양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도서관 성장을 뒷받침해온 정책 등 여러 요소들이 있었겠지만, 미국 도서관의 다양성은 특히 미국의 이민 역사 및 제국주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한 예로 미국은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세계 각지에서 2천만 명에 달하는 이민자를 받아들였다.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미국 곳곳에 정착하면서 이들 지역의 공공도서관들은 이때부터 이민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된 책과 인쇄 출판물을 장서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추어 미국도서관협회는 산하에 ‘이민자를 위한 도서관 업무 위원회(Committee on Work with the Foreign Born을 의역)’를 설치해 미국 전역의 공공도서관에서 이민자들을 위한 장서 개발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미국 의회 도서관(Library of Congress: LOC) 웹사이트
동아시아에 대한 오랜 관심
또한 19세기 말부터 미국 대학도서관들과 미국 의회 도서관(Library of Congress: LOC)에서는 한국과 더불어 동아시아에 관련된 책과 저널 등의 인쇄물을 수집했다. 당시 동아시아 도서관은 대학 도서관의 여러 컬렉션 중 하나로 ‘동아시아 컬렉션(East Asian Collection)’ 또는 ‘오리엔탈 컬렉션(Oriental Collection)’ 등의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이 시기는 미국이 동아시아에 ‘진출'하던 때로 아시아 지역 여러 나라들의 언어, 역사, 문화, 사회 연구에 필요한 자료들이 지역학(Area Studies)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학 도서관에 수집되었다. 현재 동아시아 도서관은 미국 내 주요 50여 개 대학에서 운영 중이며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 지역과 아시아인의 디아스포라(diaspora) 자료를 수집해 방대한 컬렉션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대외정책의 산물로 시작된 미국 공공도서관 및 대학도서관의 다양성은 세계 여러 지역의 다양한 문화와 관점을 반영하는 자료를 수집하는 장서 개발과 이들 분야의 연구를 위한 연구 지원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1883년에 설립된 UCLA 도서관의 장서는 400여 개의 언어로 된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 대륙의 문화권과 언어별로 주제전문사서를 두고 학생과 교수들의 수업과 연구에 필요한 레퍼런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도서관의 다양한 장서 구성과 서비스의 다양성은 미국의 여러 주요 대학도서관에서 비슷하게 찾아볼 수 있다.
다양성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UCLA 도서관 웹사이트
여러 인종과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도서관
최근에는 대학과 대학도서관에서 형평(Equity), 다양성(Diversity), 포용성(Inclusion)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대학 내 조직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고용하여 대학과 도서관에 EDI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다양한 인종과 민족 그리고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대학과 도서관 내에서 올바르게 소통하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10여 년간 미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Hate Crimes against Asians/Asian-Americans)가 급격히 증가한 것에 따른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산물이라고 생각된다.
미국 대학도서관에서 다양성은 장서 개발 정책 및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연결되어 다양한 학문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여러 인종과 문화가 대학 내에 공존할 수 있는 안전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인종, 종교, 문화, 성 정체성, 사회경제적 여건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모두가 학문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상훈_UCLA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 사서
UCLA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 사서(Korean Studies Librarian, East Asian Library, UCLA)로 재직중이다. 한국학 자료를 큐레이팅하면서 한국의 근현대사와 이민사에 관심을 가지고 대통령기록관과 대학 아카이브에서 자료를 발굴하고 이민사 관련 자료를 수집해오고 있다.
사람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면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도서관에서 일하다 보면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의 의미를 종종 되새기게 된다. ‘인사만사’는 누군가에게는 꽤 진부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어색하지만 많이 사용되는 표현이 있듯이, ‘인사만사’는 진부하면서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이다. 도서관에는 아르바이트 학생
역사는 누구의 손에 의해 쓰이는가?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기록하지 않을 것인가? 어떤 기록을 선택하여 역사를 서술할 것인가? 역사와 기록 사이에 형성되는 이러한 긴장 관계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전통적으로 역사는 ‘살아남은 기록’과 ‘선택된 기록’을 바탕으로 서술되어왔다. 그리고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살아남은 기록들을
장서 소장을 위한 공간 확보의 어려움여러 변화의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의 대학도서관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 중 하나는 ‘공간’에 관한 것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미국 대학도서관계의 ‘공간’에 대한 논의는 도서관 공간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도서관협회(ALA)의 한 분과인 ‘대학연구 도서관협회(ACRL)’는 학술도서관의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