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서자마자 공릉동의 대표 산책 코스, ‘경춘선 숲길’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경춘선 숲길은 옛 경춘선이 오가던 철로를 걷기 좋은 길로 새 단장한 뉴트로 명소입니다. 오늘의 책방 코스는 경춘선 숲길을 따라 이동하면 전부 방문할 수 있답니다.
경춘선 숲길의 초입, 눈에 띄게 아기자기한 공간이 있어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공트럴파크’라는 별명에 걸맞게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이 가득해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1,2) 경춘선 숲길 산책로 / (3) 경춘선 숲길 벽화 / (4) 경춘선 오픈 갤러리 노원 사진공모전 수상작 전시
철길을 따라 걸으며 다양한 그림으로 꾸며진 벽을 감상하다 보니 첫 번째 책방에 도착했습니다.
좋은책많은데 : 서울 노원구 공릉로43길 1 대상빌딩 지하
좋은책많은데는 소장 도서가 약 35만 권 이상인 만화책 위주의 중고 서점입니다.
서점이 지하에 자리 잡고 있어 입구를 찾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가는 길목마다 서점 위치를 안내해놓아 무사히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양의 책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간격이 넓지 않은 책장들에 책이 빈틈없이 빽빽하게 들어차 35만 권이라는 숫자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책방지기님의 꼼꼼함이 느껴지는, 정갈하게 정리된 만화책들도 눈에 띕니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명탐정 코난 시리즈가 보여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서 찍어보았습니다.
어릴 때 애니메이션으로 자주 접했던 유희왕도 있습니다. 익숙한 이름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책이 많다 보니 단순한 정보만으로는 원하는 책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카운터에 상주하시는 책방지기님께 여쭤보거나, 책방에 비치된 컴퓨터로 검색한 후 안내된 위치로 찾아가면 됩니다!
방문 전 찾고 있는 책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싶다면, 사이트를 통해 검색하거나 전화로 여쭤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갔을 때도 책방지기님께서 책의 재고 여부를 전화로 안내해주고 계셨습니다.
만화책 외에도 소설, 사회, 인물, 역사,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어쩐지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좋은책많은데’의 전경. 다음에는 구매할 만화책을 정한 후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음 서점으로 이동해봅니다.
책인감 : 서울 노원구 동일로182번길 63-1 2층
책인감 안내 표지판 (좌) / 2층에 위치한 책방 겸 카페 ‘책인감’ (우)
이번에도 역시 책방지기의 배려가 돋보이는 표지판 덕에 어렵지 않게 책방에 도착했습니다.
책인감은 좋은 책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동네 책방, ‘인(사람)’이 모이는 곳, 책 읽기 좋은 감성 있는 카페입니다. 문화 사랑방이자 동네 사랑방인 서점이기도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책인감에서 진행되는 강연 안내문과 일정표, 그리고 수강생들의 작품으로 보이는 칼럼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배움을 실천하고자 하는 책방지기님의 마음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책인감은 책을 사랑하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지만,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려면 책을 구매하거나 음료를 주문해야 합니다. 도서관이 아니기에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하늘색 기둥 옆으로 돌아 안쪽으로 들어가니, 아늑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독서할 수 있는 바 테이블, 마주보고 앉아 책에 대한 감상을 도란도란 나눌 수 있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독서에 열중하다가 고개를 들면 책방지기님의 취향이 담긴, 책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끌어 재미를 두 배로 느낄 수 있답니다.
책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비치해둔 책방지기님의 소장 도서도 눈에 띕니다. 무슨 책을 읽을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책방지기님의 책을 한 권 빌려보는 건 어떨까요?
책인감에서 만나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 바로 문장 뽑기입니다.
캡슐 안에 다양한 문장이 들어 있고, 뽑기를 통해 나온 문장 하나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제가 뽑은 문장은 버락 오바마의 “당신이 지금 달린다면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당신이 달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진 것이다”라는 문장입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최선을 다해 임하는 끈기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독서하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혼자만의 서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소파와 발 받침대가 있어 한 번 앉으면 독서에 푹 빠져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음으로는 판매 도서 코너를 둘러보았는데요, 다양한 표지 디자인의 책을 구경하던 중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발견하셨나요?
책방지기님이 직접 그리신 귀여운 그림이 책장 이곳저곳에 숨어 있습니다. ‘오늘의 귀여움’이라는 멘트처럼, 하루의 귀여움 할당량이 채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책 추천사와 함께, 작가가 쓴 자필 인사말도 만나볼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책방인 만큼, 여러 작가가 책인감과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점을 한 번 더 둘러보고 나오는 길, 흥미로운 표지의 책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저 책들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책 한 권을 다 읽는다는 건 타인의 얘기에 온전히 귀 기울여 다 듣는다는 것입니다”라는 책방지기의 말처럼, 책을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가까이 접할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곳 공릉 책방&카페 책인감입니다.
지구불시착 : 서울 노원구 공릉로 32길 13 1층
지구불시착은 큰길 가가 아닌, 주거 단지에 좀 더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쳐 운명처럼 이끌리게 되는 마법 같은 공간입니다.
지구불시착은 독립출판물과 책방지기가 만든 문구를 판매하는, 카페 안에 있는 독립서점입니다. 유리창 너머로 자리한 귀여운 문구들이 당장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듯합니다.
‘MZ세대를 위한 한 권으로 끝내는 자취방 구하기’라는 눈에 띄는 책 제목 뒤,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만든 듯한 고양이 인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티코스터, 메모지 (좌) / 메모지 (우)디자인 포스터메모지칼선 스티커, 미니 팝업북
사실 저는 책방에 들어선 순간부터 귀여운 굿즈들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스티커, 미니 팝업북, 디자인 포스터, 메모지까지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다 소장하고 싶은,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문구들입니다. 특히 파란 배경의 강아지 메모지는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아이템입니다.
책방 한쪽에서는 테마별 큐레이션에 선정된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선물’이라고 합니다.
가족이 멀다고 느껴질 때, 혹은 퇴사하는 친구를 격려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책. 여행을 좋아하지만 떠나지 못하는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책.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책.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 표지가 예쁜 책. 글쓰기에 로망을 가진, 독서홀릭이 추천하는 책······. 이렇듯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게 추천하는 책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재치 넘치는 추천사도 눈에 띕니다. 책에 대한 감상을 담은 추천사를 읽으니,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지네요!
(1) 지구불시착 상품권 / (2) 지구불시착 독서 모임, 강연 프로그램 안내 / (3) 지구불시착 상품권 구매 안내, 강연 프로그램 안내
지구불시착에서는 독서 모임, 강연 프로그램 등과 함께 지구불시착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매달 1일 4만 원을 후원하면 2만 원권 상품권 두 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상품권으로 지구불시착의 모든 상품 구입과 프로그램 참가에 10% 할인 적용을 받을 수 있으니 단골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혜택입니다.
손글씨로 적은 편지가 가득한 공간이 있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구불시착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책 작가들의 편지 모음이었습니다! 방문객들과 책방지기님이 지구불시착을 아끼는 만큼 작가들도 지구불시착에 애정이 담긴 말들을 보내고 있어 독립서점에서만 가능한 따스함이 느껴졌습니다.
표지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책들을 한 번씩 훑어보고,
책방지기님의 손길이 녹아 있는 공간을 둘러본 뒤 아쉬움을 안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책과 아기자기한 굿즈를 한 번에 만나보고 싶다면, 지구불시착에 꼭 방문해보세요!
앙투앙북스 : 서울 노원구 공릉로 26길 26 지층 좌측호
마지막으로 방문한 서점은 앙투앙 북스입니다.
앙투앙 북스는 ‘포도주 또는 커피’ 등을 마시며 ‘책’을 보는 공간입니다. 낮에는 커피, 밤에는 와인을 판매하며 책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앙투앙 북스에서 제공하는 음료 목록입니다. 감성 넘치는 메뉴들과 함께 독서를 즐긴다면 책의 맛을 한층 더 풍부하게 음미할 수 있지 않을까요?
카운터 한쪽에는 앙투앙 북스에 남기고 싶은 말,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 등을 자유롭게 남길 수 있도록 종이와 펜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늑한 공간에 방문객들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가 알차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벽 쪽의 스탠드 좌석을 선택했습니다.
자리를 잡고 시선을 돌리니 정갈하게 정리된 책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에세이, 시집, 소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편에는 책방지기님이 방문객을 위해 준비하신 사탕도 예쁘게 놓여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르게 되어 아쉬웠지만, 다음에 방문할 때는 여유를 가지고 커피 한 잔과 함께 독서를 즐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감성적이고 아늑한 공간에서 독서하고 싶다면 앙투앙 북스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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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린 공릉동의 책방 네 곳, 어떠셨나요? 처음 와본 동네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했고, 책방 탐방과 함께 경춘선 숲길 산책을 즐기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속살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는 공릉동에서, 서점을 돌며 고요한 발자국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정인턴*
*책과 드라마를 좋아한다. 무언가에 한 번 꽂히면 과몰입하는 경향이 있어 삶과 콘텐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스팟”은 독립서점, 도서관, 북카페, 복합문화공간 등 책과 관련된 이색 공간을 소개하고 해당 장소에 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안녕하세요. 옛 성현들의 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혜화동! 정겨운 동네에 담긴 이야기와 책 냄새가 가득한 책방, ‘소원책담’, ‘책보냥’을 마저 소개해 드립니다. 성균관: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31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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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팟”은 독립서점, 도서관, 북카페, 복합문화공간 등 책과 관련된 이색 공간을 소개하고 해당 장소에 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이번 탐방은 그동안 주로 다녔던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고양시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정감 가는 이름이 왠지 눈에 띄는 일산 밤가시마을 주변의 밤리단길에 위치한 독립서점을 찾았습니다. 그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