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스팟"은 주변에 있지만 의외로 놓치기 쉬운 히든스팟 혹은 화제의 장소인 핫스팟을 탐방하고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서울에 선조들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바로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몽촌토성’입니다.
몽촌토성은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진흙을 쌓아 성벽을 만든 백제의 토성입니다. 토성 외에도 나무 울타리 목책을 세웠던 흔적이 발견되었으나, 현재는 소실되어 임시로 복원한 모형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올림픽공원 조성과 함께 시민들의 일상에 녹아들게 된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그럼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몽촌토성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몽촌토성은 수도권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그리고 5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올림픽공원의 서쪽 코스를 통해 이동하고자 8호선 몽촌토성역에서 출발했습니다.
몽촌토성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평화의 광장 입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올림픽공원의 초입을 알리는 올림픽공원 구조물과 함께, 평화의 문이 위풍당당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평화의 문 앞쪽 좌우의 기둥 위에 있는 무서운 인상의 탈들, 보이시나요? 처음 보고 깜짝 놀라 찾아보니 조각가 이승택 씨가 만든 열주탈이었습니다. 평화의 문과 조화를 이루며 이정표이자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하는 열주탈을 보며 이 공간에 깃든 얼과 익살스러움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세계 평화의 문은 1988년 7월, 건축가 김중업의 설계로 건립된 조형물입니다. 한민족의 우수성과 의식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처마 형태의 지붕과 단청, 사신도와 백청적색의 개념이 활용되어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평화의 문 뒤편에는 넓게 펼쳐진 평화의 광장과 그 안쪽에 국기 광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탁 트인 시야 뒤로 푸르게 우거진 나무들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완연한 여름이 온 듯한 풍경을 지나 걷다 보니, 곰말다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곰말’은 우리말로 꿈마을이며 한자로 표현하면 몽촌이 됩니다. 1986년 3월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교각 명칭을 정할 때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취지로 ‘곰말다리’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몽촌토성, 나홀로나무,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피크닉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곰말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풍경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멀리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몽촌토성을 감싸고 흐르는 성내천이 자연스럽게 *해자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해자: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못.
몽촌토성의 전망을 보기 위해 올라가는 길, 몽촌토성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 표지판을 유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백제의 왕성인 몽촌토성은 풍납토성과 함께 백제 초기의 건축 기법과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 중 하나라고 합니다. 주로 남한산과 한강 변의 지형을 활용하여 세워졌는데, 이는 백제가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방어력을 높이려 했던 전략을 보여줍니다.
풍납토성이 백제 초기에 한강 변의 평지에 자리하고 있었으며, 해상 교통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걸 아시나요? 이러한 왕성의 발굴과 연구를 통해 백제에는 북성과 남성, 즉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두 왕성이 존재했다는 학설이 강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몽촌토성은 4세기 이후 근초고왕 시대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위치와 건축 양식은 백제가 강력한 고대국가로서 발전해나갈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장소에 와 있다니, 설렘이 배가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열심히 언덕길을 오르다 보니 드디어 몽촌토성 산책로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몽촌토성의 언덕 지형을 이용한 산책로로, 평화의 광장부터 몽촌호까지 한눈에 보이는 경치를 감상하며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몽촌토성 산책로가 있는 언덕에서 내려와 목책을 찾으러 가는 길, 지도에는 목책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조금 헤맸습니다. 언덕에서 내려온 다음 큰길을 따라 ‘서울역사편찬원’ 쪽으로 이동하면 목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백제의 문명이 있었던 장소인 만큼, 한쪽에서는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유물이 백제의 역사를 간직한 채 잠들어 있을까요?
뜨거운 햇살에 점점 지쳐갈 때쯤, 기적적으로 목책을 발견했습니다. 여러분은 목책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알고 계신가요?
1.8m 간격으로 구멍을 파고 큰 나무를 박아 기둥을 세운목책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보조 기둥을 세웠으며, 높이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2m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현재의 목책은 발견된 기둥 흔적을 바탕으로 복원되었습니다.
목책이 중요한 방어 시설로 활용되었다는 것은 삼국사기 등의 고대 문헌에 '성책(城柵)'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백제는 고구려와 신라에 비해 목책 관련 기록이 풍부하여 목책을 활발히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서울 몽촌토성은 백제 한성 도읍기의 도성으로, 전쟁 기간에 왕이 체류하는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1984년부터 1985년까지 이어진 몽촌토성 성벽 발굴 조사 중, 서북쪽과 동북쪽 성벽 바깥쪽 비탈에서 목책이 발견됨으로써 백제의 목책 활용도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길 찾기의 이정표가 되어주었던 서울역사편찬원을 지나,
몽촌해자 쪽으로 이동하던 중 나홀로나무를 발견했습니다. 나홀로나무는 각종 영화, 드라마, 광고 등의 배경으로 활용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장소입니다.
나홀로나무가 탄생한 배경을 아시나요? 올림픽공원 조성 시 성 안에 민가 30여 채를 철거하고 나무도 대부분 잘라냈는데, 딱 하나 남겨둔 나무가 바로 나홀로나무라고 합니다.
사진 명소인 만큼, 많은 사람이 무리지어 나홀로나무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이날 날씨가 좋아서 사진이 유독 더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
다음 장소인 몽촌해자로 가기 위해 처음 출발했던 위치인 평화의 광장, 국기 광장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국기 광장 바로 옆 넓은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몽촌해자의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답니다.
몽촌해자로 내려가다 자연스레 국기 광장 옆 벽을 바라보았는데요.
이곳에는 ’88 올림픽(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당시 대한민국 선수단 명단이 새겨져 있고, 이름이 각인된 벽 옆쪽에는 올림픽 종목을 표현한 듯한 조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시대를 빛낸 이름들을 읽어보며 괜스레 뭉클해지는 기분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드디어 마주하게 된 몽촌해자! 깨끗한 물에 맑은 하늘이 비쳐 신비롭고 청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몽촌해자는 몽촌토성 성벽 바깥쪽, 88호수부터 시작해 성벽 전체를 감싸고 흐르는 성내천이 해자 역할을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좀 더 중앙으로 이동하면 분수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매년 5~10월,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가동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방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몽촌해자 옆에는 몽촌해자 수질 개선을 위해 설치된 인공폭포, 몽촌폭포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갔을 때는 가동되지 않고 있었지만, 더위 속 잠시 쉬어가는 작은 동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위 위에 앉아 있는 작은 새, 보이시나요?
호수 주변에는 다양한 수목과 꽃들이 자라고 있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방문해 푸르른 녹음이 가득한 풍경을 만났습니다. 다양한 초록의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겨 한참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답니다.
오늘 함께 떠난 몽촌토성 탐방, 어떠셨나요? 저는 무심코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장소에 온전히 스며들어 날마다 달라지는 날씨도 즐기고,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도 방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자연지형을 이용해 성을 견고하게 방비하고, 국가의 번영을 이루어낸 백제 시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어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백제의 더 자세한 역사와 이야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몽촌토성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한성백제박물관,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 그리고 백제집자리전시관 방문을 추천합니다.
📍 한성백제박물관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 71(방이동 88-20) 한성백제박물관 - 백제왕도 역사와 관련 깊은 유적들을 연구,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 - 화-일 : 09:00~19:00 (매주 월, 신정, 시장이 정하는 휴관일 휴무) / 11-2월 : 09:00~18:00 - 상설전시 : 무료 / 특별 전시 : 유료
📍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예약)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청동기시대 움집, 백제의 도읍이었던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삼국시대 고분군 등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 전시 - 서울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및 문화 행사 운영 - 평일 : 09:30~17:30 (자율 관람) / 야간개장 : 매주 금요일 18:00~22:00 (사전예약제) / 주말 및 공휴일 : 6회차 운영 (사전예약제) - 입장료 무료 - 사전예약제 기간에는 사전예약 60명, 현장접수 20명으로 운영
📍 백제집자리전시관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88년도 몽촌토성 발굴 조사를 통해 발견된 4기의 집자리 - 집자리와 함께 발견된 토기, 화덕시설, 저작구덩이를 보존, 동일한 장소에 전시 - 평일 09:00~18:00 / 토, 일, 공휴일 09:00 ~ 18:00 / 매주 월요일, 신정 휴관 (임시휴관: 2024/3/25 ~ 2025 7월 중) - 입장료 무료
마지막으로 제가 만난 작은 행운을 공유하며 몽촌토성 탐방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자연을 한껏 만끽하며 역사 공부까지 놓치지 않고 싶다면 몽촌토성으로 떠나보세요!
취재/글 : 정인턴*
*책과 드라마를 좋아한다. 무언가에 한번 꽂히면 과몰입하는 경향이 있어 삶과 콘텐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픽스팟”은 주변에 있지만 의외로 놓치기 쉬운 히든스팟 혹은 화제의 장소인 핫스팟을 탐방하고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안녕하세요~ 17살 고양이 petit cochon을 모시고 사는 기획팀 Grand Cochon입니다.이번 달, 제가 소개해 드릴 픽스팟 장소는 성수동 ‘수제화 거리’입니다.우선 해당 장소에 가기 전 사전
“픽스팟”은 주변에 있지만 의외로 놓치기 쉬운 히든스팟 혹은 화제의 장소인 핫스팟을 탐방하고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안녕하세요, 책보다 책 냄새를 좋아하는 김인턴입니다.여러분은 책에 얼마만큼 진심이신가요? 오늘 제가 가본 장소는 파주 출판도시에 있는 ‘열화당책박물관’인데요.저와 함께 책에 진심인 열화당책박물관을 함께
“픽스팟”은 주변에 있지만 의외로 놓치기 쉬운 히든스팟 혹은 화제의 장소인 핫스팟을 탐방하고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대한민국 영화의 역사가 언제부터 시작됐냐고 물어본다면, 1919년 종로 단성사에서 개봉한 의리적 구토가 그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흐른 1926년 나운규의 아리랑이 개봉하면서 한국영화는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