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외에도 대형서점, 독립서점, 북카페 등에서 북큐레이션이 다양하게 서비스되고 있다. 김미정 한국북큐레이터협회장을 만나 북큐레이션의 최신 트렌드와 북큐레이션 담당자와 이용자들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미술과 예술 분야에서 사용하던 ‘큐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분야에서 보이고 있다.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를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먼저 골라준’ 양질의 정보는 누구나 환영할 수밖에 없는 친절함이다. 북큐레이션은 서점을 중심으로 조금씩 선을 보이다가 이제는 도서관에서도 일반화되었다. 연간 300회가 넘는 강연을 할 정도로 북큐레이션 열풍을 실감하고 있다는 김미정 한국북큐레이터협회장에게 ‘좋은 북큐레이션’에 대해서 들어보자.
Q.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북큐레이션이 인기입니다. 북큐레이션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무엇일까요?
A. 정보는 어디에나 있어요. 우리가 안 찾아봤을 뿐 누구든지 찾아보고 검색하면 만날 수 있는 것이 정보에요. 하지만 그 정보가 나한테 맞는지 틀리는지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분석하기 어렵죠. 그런 분석을 대신해주고 개인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큐레이션’이라고 해요. 큐레이터란 그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구요.
모든 큐레이션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어요. 예를 들어 상업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서점의 북큐레이터는 책을 파는 사람이겠죠. 목적에 맞는 큐레이션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큐레이터가 된다는 뜻인데,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들도 북큐레이터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큐레이션이 개인 맞춤형 서비스거든요. 즉 북큐레이션은 개인에게 맞는 책을 추천해줘야 하는 것이죠. 어떤 이용자에게는 이 책이 유익하고 재미있을 거고, 같은 책이어도 어떤 이용자에게는 재미가 없을 수 있어요. 북큐레이션을 접하게 되는 사람 중에는 애독자도 있고, 비독자도 있겠죠. 북큐레이터란 이 모든 타입의 사람들에게 책을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게끔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에요.
Q. 좋은 북큐레이션 공간이란 어떤 곳일까요?
A. 그동안 수많은 현장에서 북큐레이션을 어떻게 해석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눈여겨봤는데요. 그 목적이 책을 팔기 위한 것이든 도서 대출이든, 결국은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책을 읽게 하거나 독서에 입문하도록 북큐레이션을 하고 있었어요. 이처럼 좋은 책이 있고, 독서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서 이용자가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곳이 좋은 북큐레이션 공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Q. 도서관 외에도 대형서점, 독립서점, 북카페 등에서 북큐레이션이 다양하게 서비스되고 있는데요. 이 북큐레이션 공간들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가장 큰 차이점은 ‘목적’인 것 같아요. 도서관과 달리 서점의 목적은 책을 파는 것이잖아요. 책의 판매율을 올릴 수 있도록 북큐레이션하죠. 예를 들어, 대형서점은 다양한 종의 도서들을 비치하고 이슈가 있는 책들 중심으로 북큐레이션을 해요. 공간이 넓다 보니 책과 어울리는 다른 상품을 진열해서 고객들의 관심과 방문을 유도하기도 하고요. 독립서점은 책방지기의 독특함을 따라가는 편이에요. 책방만의 주제와 관련해서 개성 있고 특징적으로 디스플레이 하죠. 책 종이 다양하지 못하지만, 디스플레이 된 책에 대한 정보를 잘 안내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북카페는 운영방식에 따라 책 활용법이 달라질 거예요. 인테리어 효과를 목적으로 할 수도 있고, 판매를 목적으로 할 수도 있고요.
“이용자 분석이 가장 중요 …
이용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효과적 ”
Q. 최근 북큐레이션 공간 디스플레이 트렌드에 변화가 있을까요?
A. 외형적으로 보이는 디스플레이는 북큐레이션 초반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아요. 다만, 초반의 북큐레이션은 소품이 함께해서 굉장히 화려하게 보였던 반면, 이제는 공간이나 현장에 맞춰 특징 있게 재해석되면서 자기만의 개성으로 발전되어가는 분위기로 보여요.
Q. 현재 우리나라 도서관, 서점, 북카페 등의 북큐레이션의 장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A. 가장 큰 장점은 북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그 자체예요.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니까요. 서점이나 카페는 마케팅적인 요소를 잘 활용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도서관은 마케팅적인 전략에서 좀 아쉽지요.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북큐레이션 서가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저 보여주기만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도서관을 다니다 보면 북큐레이션 서가의 책을 바로 대출할 수 없고 예약하는 것으로 운영하는 걸 종종 보곤 해요. 디스플레이 기간이 다소 길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구요.
Q. 북큐레이션 공간을 구성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공간만의 특징을 잘 살리는 기획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이 드나들까 하는 ‘이용자 분석’이 제일 중요해요. 답은 이용자에게 있거든요. 이용자가 뭘 필요로 하는지, 이용자에게 어떤 걸 제안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다 보면, 공간 구성에 대한 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예요. 약간의 조언을 덧붙이자면, 서점은 매력 있는 공간을 만들어 고객이 자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오프라인 도서 구매의 장점을 살린 북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도서관은 북큐레이션 서가에서 바로 대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디스플레이 기간을 최대 월 단위를 넘지 않도록 하면 좋겠구요.
Q. 북큐레이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곳에서 북큐레이션을 선보이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도서관의 노력과 수고도 커지고 있는데요. 담당자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려요.
A. 도서관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평생교육기관의 역할을 하는 곳이에요. 그런 만큼 북큐레이션 서비스가 필요한 시대적 배경을 잘 알고, 힘이 들더라고 정성 들여 북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누구보다 책과 독서의 필요성을 잘 아는 분들이니까요. 바쁜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나 추천하고 싶은데요. ‘시민 북큐레이터 양성 프로그램’이에요. 현재 여러 도서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모르는 곳이 더 많아요. 우리 협회와 함께 5년 동안 시민 북큐레이터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도서관이 있는데, 이곳의 시민 북큐레이터 분들을 살펴보면 지난 5년 사이 독서 분야도 굉장히 다양해졌고 독서력도 엄청나게 높아졌어요. 도서관 담당자들도 그들의 눈높이에서 북큐레이션을 기획하다 보면, 이용자들과 소통하기 좋다고 이야기하고요. 시민 북큐레이터 양성 프로그램이 도서관 북큐레이션 담당자들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독서율과 독서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봐요.
“호기심을 다양한 분야로 돌려서 독서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도움 …
책 외의 체험 프로그램 엮어보는 것도 방법"
Q. 국내와 해외 북큐레이션에 차이가 있나요?
A. 우리나라든 해외든 진열해서 책을 보여준다는 것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요. 하지만 북큐레이션 이란 건 원래 사람들의 삶과 무관하지 않아요.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맞춰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와 해외는 관심 있는 키워드가 달라요. 국내외 북큐레이션의 차이라면,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맞는 키워드가 달라서 그들의 공간과 관심사에 맞게 달라진다는 점 정도겠죠.
Q. 도서관 이용자에게 좋은 북큐레이션이란 어떤 것일까요?
A. 이용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좋은 북큐레이션이죠. 예를 들어, 도서관 이용자들은 최소 간헐적 독자 이상, 애독자에 가까울 거예요. 좋은 책이 있으면 읽겠다는 분들이나 습관적으로 독서를 하는 분들에게는 독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으면서, 호기심을 다양한 분야로 돌려서 독서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좋아요. 책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한 여러 활동들을 추천하는 것도 좋고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북큐레이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용자에게 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책 외에 또 다른 체험 프로그램들을 엮어서 선보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Q. 이용자들은 북큐레이션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A. 우선 북큐레이션 서가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북큐레이션 주제와 관련한 도서를 추가로 추천하고 소개하거나, 대출 도서를 읽고 반납할 때 다른 이용자들을 위해 읽은 도서를 추천하는 글을 간단히 작성해서 책 속에 넣어두는 등 도서관의 북큐레이션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북큐레이션 도서들을 본인의 독서 플랜으로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좋아요.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독서라는 걸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용하면 좋겠어요.
Q. 북큐레이션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세요?
A. 북큐레이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고, 중요도 역시 높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돈과 시간을 더 요긴하게 쓰고 싶어 하는데, 하루 평균 200종이 넘는 출판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좋은 책을 선별하여 예비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전달하는 서비스가 더욱 의미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Q.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읽는 책에 따라 독서 방식은 다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좋겠어요. 책을 읽는 부담감에서 좀 벗어나자는 얘기인데요. 정독할 건 정독하고, 발췌해서 읽어도 좋을 건 그렇게 해도 됩니다. 저자가 말하는 책 내용은 독자에게는 도움말일 뿐이에요. 책의 내용을 자기 삶의 기준이나 어떤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분들도 많잖아요. 내 삶을 위한 독서라는 걸 염두에 두고 즐기는 독서를 했으면 좋겠어요.
겨울방학이 되면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사서들 역시 바빠진다. 사서들이 맞이하는 겨울은 어떤 모습일지, 《나는 도서관 사서입니다》의 저자, 홍은자 사서의 이야기를 글로 만나본다. 기억에 남는 겨울2년 전 겨울은 특별했다. 찬바람이 불 즈음이면 남은 예산 집행과 결산, 새해 프로그램 기획 등으로 정신없이 바빠지는 게 사서의 숙명이지만, 그해에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이제는 신문이나 책을 보는 사람은 귀하다. 과제를 작성할 때도 도서관에서 논문이나 학술지를 검색하기보다 인터넷 포털의 정보를 검색ㆍ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므로 책을 왜 읽지 않느냐고 비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첫 번째 도서관의 날을 맞은 도서관이 과연 수십 년 뒤에도 살아남아 있을 수 있을까? 또한, 사서(司書)라는 직업도 유지
도서관을 운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서적과 프로그램, 이용자를 관리하는 일은 적지 않은 수고로움이 따른다. 더구나 그 일을 개인이 하려고 한다면, 그 고생은 이만저만한 수준이 아닐 것이다. 인천 강화군에서 미술도서관을 설립해 운영 중인 최유진 관장. 그런 고생을 선뜻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천시 강화군에 위치한 강화미술도서관은 우리나라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