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공공도서관들은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전문적이고 특별한 각자만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특화도서관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며 지역사회에서 공공도서관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지금, 특별하고 매력적인 특화서비스를 갖춘 국내외 공공도서관을 골라 소개한다.
특별해야 찾아간다 – 공공도서관은 특별해져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동네에는 공공도서관이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그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공공도서관의 목적은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을 인지시키고 공공서비스 제공자로서의 가치를 인식·강화하는 데 있다. 이렇듯 공공도서관은 지역에 뿌리내리면서, 한편으로는 현재의 기술·문화 변화를 수용하며 오래도록 생명력을 얻기 위해 각각의 특성에 맞춰 특별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전문적이고 특별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도서관은 1998년 도서관 정책 사업 중 하나로 시작됐다. 그러다 한동안 중단돼 추진되지 않았다가,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통해 재개되면서 지금까지 여러 공공도서관에서 관심을 가지고 시도하고 있다.
수년째 특화도서관 육성지원사업이 진행되면서 좋은 사례들이 축적돼왔는데, 이를 구분해보면 ① 시설 인프라가 특별하거나 ② 주제성 있는 장서로 특별함을 갖추거나 ③ 사서·이용자가 중심이 된 특별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각양각색의 다양한 국내외 특화도서관을 소개한다.
국내 특화도서관
① 시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탄생한 ‘꽃의 도서관’, 고양시 화정도서관
ⓒ고양시청·고양시도서관센터ⓒ고양시청·고양시도서관센터
화정도서관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특화사업을 추진했다. 도서관 이름에서 보듯 ‘꽃’을 주제로 특화서비스와 특화공간을 마련했다.
먼저 특화서비스의 경우 고양시에서 개최하는 국제꽃박람회의 특성에 맞춘 풍부한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리틀포레스트, 플라워클래스, 다육교실 등의 프로그램은 물론 생태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수준을 높였다. 그에 맞춘 특화공간도 마련해 종합자료실 내에 꽃 자료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원예와 화훼, 조경 등과 관련한 도서를 구비하고 국내외 꽃 축제와 원예 관련 도록을 수집해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 로비에 조성된 실내정원, 복합문화공간 ‘꽃뜰’, ‘꽃마루’ 구성과 함께 꽃 관련 전시 공간도 운영한다.
ⓒ고양시청·고양시도서관센터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특화서비스 시작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특화주제 선정, 특화프로그램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꽃이라는 한정적인 주제에서 최근에는 식물이라는 상위 주제로 확대, 지속적인 특화를 진행하는 중이다. 다른 하나는 전문성 확보로, 지역 내 전문가로 강사진을 구성하고 고양시에서 진행하는 원예 관련 사업에 공동 참여해 내력을 쌓았다. 또 지역 내 서점·출판사·작가·학자 등과 적극 연계하고 국립생물자원관과 생물 협업 작업을 진행하는 등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화정도서관은 2017년부터 2년간 특화도서관 육성 시범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화정도서관 프로그램
명칭
대상
기간
도서관 생태 나들이
초등 1 ~ 3학년
2023. 8. 31 ~ 9. 21 *매주 목요일 오후 3시~5시
꽃으로 만나는 문학과 미술 이야기
성인
2023. 8. 14 ~ 8. 31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 오후 12시
* 문의: 화정도서관 031-8075-9202
② 웹툰을 주제로 흥미로운 직업 체험, 아산시 탕정온샘도서관
ⓒ아산시청·아산시립도서관
탕정온샘도서관은 2016년 개관 당시만 해도 여느 곳과 다를 게 없는 공공도서관이었다. 그러나 초·중·고교가 인접해 있고, 인근 순천향대·호서대·백석대·세한대 등에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학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웹툰을 주제로 특화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종합자료실 내에 웹툰 특화공간을 두고 있는데 태블릿 PC로 그림을 그리거나 웹툰을 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웹툰 작가의 친필 사인 도서를 비치하는 등 청소년들의 눈길을 끄는 서비스가 흥미롭다.
탕정온샘도서관 프로그램
명칭
대상
기간
이제 나도 웹툰 작가!
초등 3~6학년
2023. 9. 1 ~ 10. 21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30분 ~ 6시 30분
내가 그리는 북툰 BOOK-TOON
초등 3학년~청소년
2023. 8. 26 ~ 10. 21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12시
* 문의: 탕정온샘도서관 041-536-8740
ⓒ아산시청·아산시립도서관
특화서비스의 주된 이용자층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다. 아직은 학업 등의 이유로 중·고교생의 이용률이 적은데, 실습체험형 프로그램과 직업교육 성격의 프로그램으로 특화서비스를 확대해 이용자층을 넓히려 노력 중이다.
한편 전문 인력이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산시립도서관 내 다른 도서관들과 달리 별도의 탕정온샘도서관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꾸준히 웹툰작가 초청 강연, 사인회 등을 개최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③ 문화 소외지역에 들어선 음악도서관, 파주시 가람도서관
ⓒ문화체육관광부·파주시청
가람도서관은 파주 운정 신도시에 생긴 전국 최초의 음악공공도서관이다.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문화 소외지역이던 파주시에 시민 문화생활 향유를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 가람도서관이 특화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주목한 것은 ‘시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였다. 그 결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라 음악을 주제로 한 특화도서관을 기획하고,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이 전반적인 운영을 맡아 추진하게 됐다.
가람도서관의 특화서비스는 협력 사서의 체계적인 업무 분장으로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음악 전담 사서가 1명이 있고, 인근 교하도서관과 중앙도서관에서 1명씩 협력 사서를 지원받아 운영된다. 이것은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이 파주시와 수탁 체결을 해 파주시 5개 공공도서관을 운영함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또한 한국동요문화협회와의 기획 협력, 지역 공동체와의 네트워크 등을 통해 활발하게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파주시청ⓒ문화체육관광부·파주시청
그동안 이뤄진 프로그램은 뮤직 큐레이션, 클래식 수업, 파주예술학교 등 음악회와 강의는 물론 온·오프라인을 통한 음반 큐레이터 활동 등 다양하다. 특화공간으로는 종합자료실 내에 음악감상 공간을 두고 있고, 도서관 내에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솔가람아트홀을 마련해 시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가람도서관 프로그램
명칭
대상
기간
음악 읽어주는 도서관
초등학생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4시~5시 30분
도서관 속 음악관
12세 이상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가람음악회
중학생 이상
토요일 중(별도 공지)시 *주제별 시간 상이
* 문의: 가람도서관 031-949-2552
④ 차별 없는 독서환경 마련에 진심, 대전광역시 한밭도서관
ⓒ한밭도서관
한밭도서관은 1991년부터 도서 녹음, 점자도서를 자체 제작하는 등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장애인 서비스를 발전시켜왔다. 지금은 많은 공공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각장애인실, 녹음·점자도서, 웹 콘텐츠 개발, 전자도서관 시설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고,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독서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수어 자료와 독서 보조기기 설치·대여 사업을 추진했다.
또 인근의 대전점자도서관, 산성종합복지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강연·전시, 독서회와 같은 문화 활동을 비롯해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독서 장려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애인 독서문학기행, 장애인 주간 시각장애인 인식개선 홍보사업, 상호간 자체 제작한 도서 녹음·점자도서 기증 등이 그것이다.
ⓒ한밭도서관
한편 개인이 희망하는 자료를 제작 및 지원하는 서비스를 진행한 사례도 있다. 장애인 수험생이 필요한 희망학습 자료를 제작해주는 것인데, 학생을 위해서는 학습자료와 전공 분야 자료를, 일반인을 위해서는 종교, 수지침, 취업·직장 관련 자료들을 제작 지원하고 있다. 또 초등학생 대상의 장애체험학습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이 시각장애 상황을 겪어봄으로써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소외계층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한밭도서관은 자체적인 자료 제작과 연계 서비스를 통해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⑤ 생태·환경을 읽는 순천 조례호수도서관
ⓒ순천시청·순천시립도서관
조례호수도서관은 생태환경 특화도서관으로 다양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순천만, 순천만국제정원 등을 가진 생태환경도시 순천의 특색을 살린 지역 콘텐츠로 연계하고 있다. 특히 학교와 협력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생태환경 현장교육 프로그램인 ‘학교로 찾아가는 생태도서관’, 초등학생이 만드는 ‘우리가 쌓는 도서관 정원’ 등을 비롯해 토종씨앗 전시회, 찾아가는 생태 인문학, 가족이 함께하는 생태 탐방, 생태·환경음악회 ‘들숲날숨’ 등 그동안 진행한 개성 있는 프로그램이 다수다. 지난 5월에는 전국의 생태환경 출판사들을 초청해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순천시청·순천시립도서관
조례호수(저수지)를 끼고 있는 도서관 건물은 곳곳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벌레, 풀, 물 등을 주제로 한 친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지열 시스템도 갖춰 환경친화적 도서관으로 손색이 없다.
종합자료실에서는 생태환경도서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고 도서와 DVD, 잡지 등의 자료와 함께 멸종 위기 야생생물 목록 등 다양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도서관 옥상과 야외 정원을 시민들과 함께 꾸미는 ‘호수정원사’와 ‘게릴라 가드닝’ 프로그램, 토종씨앗 대출 서비스도 특기할 만하다. 이들 프로그램은 처음에는 도서관 이용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적었지만, 학교와 지역공동체 등의 협력과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
단, 조례호수도서관은 리모델링으로 현재 휴관 중이며 11월 이후부터 이용 가능하다.
해외 특화도서관
① 4개 연구 주제의 전문적인 특화서비스 제공, 뉴욕공공도서관
ⓒAjay SureshⓒAjay Suresh
뉴욕공공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은 4개의 연구 도서관과 80여 개의 분관으로 조직된 도서관으로, 특화도서관이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으나 전문화된 특화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특화 주제는 연구 도서관이 각각 인문사회과학, 공연예술, 흑인 역사와 문화, 비즈니스·산업 등을 맡아 기록물 수집과 연구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자료가 워낙 방대해 전 세계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이다. 매년 이용자만 2억 명에 가깝고, 온라인을 통한 방문도 3천만 회 이상 된다.
연구 도서관들은 특화서비스를 전담하는 부서를 구성하고, 각각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다수의 큐레이터와 사서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성 높은 서비스가 담보되고, 그 수준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Ajay SureshⓒAjay Suresh
한편 연구 도서관들은 서비스 제공료로 자체 수익을 내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을 더해 재정자립도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탄탄한 재정은 도서관 운영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② 도서관 자체 서비스가 국가 정책 변화를 이끈 도쿄도립도서관
ⓒ도쿄도립도서관(東京都立図書館)ⓒ도쿄도립도서관(東京都立図書館)
도쿄도립도서관(東京都立図書館)은 자체적으로 조직된 특화서비스협의체 ‘도서관 해원대’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국가 도서관 정책으로 변화를 이끌어낸 케이스다. 도서관 해원대는 본래 시민들의 과제 해결을 돕기 위해 구성된 조직으로, 도쿄도립도서관협의회와 도쿄도 내 유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4개의 특화 주제에 따른 장서를 다룬다. 비즈니스·법률·건강의료 정보와 도쿄 관련 정보(지역 콘텐츠)가 그것이다.
ⓒ도쿄도립도서관(東京都立図書館)
비즈니스 정보를 17개 분야로 구분한 기업·산업 정보 목록 등을 다루고, 법률 정보로는 법률 분야 종합데이터베이스와 입문서, 전문서 및 각종 판례집 등을 제공한다. 건강의료 정보는 질병과 약품, 병원 조사 자료, 투병기 문고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도쿄 관련 정보로는 5개 컬렉션 문고 약 25만 권(점)이 소장돼 있다. 이들 장서는 해원대 장서라는 이름으로 구성돼 제공되며, 고문서 공간은 별도로 마련돼 있다.
ⓒ도쿄도립도서관(東京都立図書館)
도쿄도립도서관은 뉴욕공공도서관과 마찬가지로 특화서비스의 전문성을 위해 전담 사서를 배치하고 있다. 기증 자료 중심의 고문서와 역사 자료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자료에는 특별문고 담당 사서와 자료보존 담당 사서를 별도로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한편 도쿄 관련 정보는 도쿄도 정보 담당, 정책 지원 담당이 배치돼 서비스하고 있다.
이처럼 자생적인 특화서비스 활성화가 좋은 사례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자료> - 심효정·이용훈·박효주, 2009, “도서관 특화서비스 개발과 사례-모든 도서관은 특별하다” - 노영희, 2018, “특화도서관 시범운영 모델 및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 - 노영희, 2021, “특화도서관 활성화 세미나 자료집” - 홍현진·정대근·이자영, 2021, “공공도서관 브랜드화를 위한 공공도서관 특화서비스 강화방안 연구” - 심효정, 2022, “특화도서관 운영현황에 관한 연구”
작은 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독서문화 프로그램에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푸른마을 함박도서관에 고려인 한국어 교실이 생긴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푸른마을 함박도서관 권정현 사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푸른마을 함박도서관은 개관을 한 지 12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이제는 신문이나 책을 보는 사람은 귀하다. 과제를 작성할 때도 도서관에서 논문이나 학술지를 검색하기보다 인터넷 포털의 정보를 검색ㆍ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므로 책을 왜 읽지 않느냐고 비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첫 번째 도서관의 날을 맞은 도서관이 과연 수십 년 뒤에도 살아남아 있을 수 있을까? 또한, 사서(司書)라는 직업도 유지
도서관은 이제 아파트 단지에서 빠질 수 없는 편의시설이 되었다. 시작은 의무였지만 이제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입주민의 교양·문화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단지 내 ‘작은도서관’은 변화 발전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도서관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은도서관 3곳을 소개한다. 봉사자들의 노력이 빛나는, 별빛누리도서관#자원봉사자 #프로그램 #비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