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가 찾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니어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들은 어떻게 도서관을 즐기고 있을까? 마포중앙도서관의 시니어 독서토론 모임 ‘늘~봄’의 멤버들을 만나 시니어가 도서관을 즐기는 법을 들어봤다.
마포중앙도서관의 시니어 독서동아리, 늘~봄
2주에 한 번, 마포중앙도서관으로 ‘늘~봄’의 멤버들이 모여든다. ‘늘~봄’은 마포구 관내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동아리로, 현재 60~80대 7명의 시니어 멤버들이 참여하고 있다.
‘늘~봄’의 시작은 2021년 시니어 독서활동 지원 프로그램, ‘책으로 활짝 60+’ 모집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영사의 큰글자책 지원과 성공독서코칭센터의 강사 지원으로 경제적 부담 없는 시니어 독서토론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각자 다른 이유로 동아리에 함께하게 된 멤버들은 큰글자책 4권을 읽고 진행하는 독서 토의·토론 활동을 거듭하며 독서의 즐거움과 삶의 활력을 얻게 됐다.
한 달에 두 번 모임을 갖는 시니어 독서동아리 ‘늘~봄’
이후로도 멤버들은 매년 꾸준히 시니어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예산 등의 한계로 1년 중 6개월만 진행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독서 프로그램은 시니어 멤버들의 일상 속 큰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이은경 사서의 제안으로 독서동아리 ‘늘~봄’이 탄생했다. 이은경 사서는 “강사 선생님과 함께 진행하는 독서 프로그램이 1년 내내 진행되는 건 아니거든요. 계속 지켜봤는데 참여율도 좋고 어르신들이 토론에도 항상 적극적이어서, 시니어 멤버만으로도 충분히 동아리 활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제안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시니어들이 직접 작명한 ‘늘~봄’이라는 동아리명은 ‘언제나 활기찬 봄과 같이 독서에 대한 열정이 피어나는 회원들과 함께 늘 눈으로 책을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 뜻 그대로 시니어 멤버들은 매번 열정적으로 책을 읽으며 활기찬 독서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어김없이 늘~봄의 독서동아리 모임이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됐다. 이날도 출석률은 100%. 긴 연휴에 약한 몸살이 찾아와도, 해외여행에서 막 돌아와 피곤해도, 모두 빠짐없이 참석해 토론할 책을 살펴보고 있었다. 늘~봄의 모연택 회장은 “원래 저희가 출석률이 높아요. 이번 기수 활동은 지난달부터 시작됐는데, 단 한 명도 빠지거나 지각한 사람이 없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동아리 활동의 시작은 지난 2주의 안부를 묻는 것부터
늘~봄의 모임은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다. 긴 시간 같지만 안부를 묻고, 2주 동안 읽어온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유하고 싶은 책의 글귀를 서로에게 읽어주고, 독서 감상을 이야기하다 보면 한 시간 30분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늘~봄은 2주에 1권씩 ㈜김영사가 지원하는 큰글자책을 읽고 책에 대해 토론한다.
㈜김영사는 계속해서 늘~봄에 큰글자책을 제공해주고 있는데, 9월에는 《아파야 산다》, 10월에는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11월에는 《눈물 한 방울》, 12월에는 《최재천의 공부》를 읽을 예정이다.
이번 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책은 정호승 시인의 산문집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1권이다. 시가 있는 산문집인 만큼, 서로 가장 마음에 든 시를 읽어주기로 했다. 시를 읽다 말고 갑자기 울컥, 눈물을 삼키는 시니어들의 모습에서 누구보다도 책에 푹 빠져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멤버들의 감상을 들으며 독서동아리 일지를 작성하는 모연택 회장
늘~봄의 독서토론은 자유롭다.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문득 예전에 읽었던 시를 공유하고 싶어 집에서 필사해 와 읽기도 하고, 책을 읽다 떠오른 옛 추억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아직 독서 감상에 익숙하지 않은 멤버에게는 책에 대한 감상을 한 마디라도 꺼낼 수 있도록 이것저것 물어봐주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시니어들. 그래서인지 모임마다 작성한 독서동아리 일지에는 회원들의 감상으로 가득차 있다.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늘~봄의 멤버들
도서관을 통해 처음으로 독서동아리에 참여하면서 책에 더 빠져들게 됐다는 늘~봄의 시니어 멤버들. 꾸준히 책을 읽고, 함께 감상을 나누며, 책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이들이 도서관을 즐겁고 행복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INTERVIEW. 마포중앙도서관 시니어 독서동아리 ‘늘~봄’
“독서에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우리는 오늘도 즐겁게 책을 읽습니다.”
(왼쪽 뒷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은경 사서, 황복희, 안복순, 김옥경, 모연택, 홍순화, 정인자, 정경임 씨
Q. 어떻게 독서동아리에 참가하게 되셨나요?
“각자 계기가 달라요. 황복희 님은 신문 공고를 보고 직접 신청했고, 안복순 님은 딸이 엄마도 한번 참여해보라면서 신청해줘서 함께하게 됐죠. 저마다의 이유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는데, 꾸준히 책도 읽고 감상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Q. 도서관을 찾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 도서관 이용에 익숙하지 않다고들 하세요. 여러분은 어떻게 도서관을 이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다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책을 자주 대출하고 있어요. 도서관에 올 때마다 행사 정보도 많이 얻고요. 저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분은 85세의 정인자 님인데요, 시니어들을 위해 집까지 책을 배송해주는 마포중앙도서관의 ‘책마중-북실북실’ 서비스를 통해 한 달에 3권의 책을 배송받아 읽고 있지요. 오늘처럼 함께 독서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고요. 도서관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다 보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늘~봄의 최연장자 정인자 씨는 책마중-북실북실 서비스와 독서동아리를 통해 고령의 나이에도 1년에 60여 권의 책을 읽고 있다.
Q. 도서관 이용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죠. 처음부터 책을 잘 읽었던 건 아닌데, 저희는 아무래도 독서동아리로 시작해서 책을 읽는 방법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이제는 책 읽는 수준이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보다는 제법 높은 것 같아요.(웃음) 독서와 토론이 몸에 배어서 다른 모임 가도 책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추천도 해주고요. 자식들 보기에도 좋아 보였는지, 아이들이 우리 엄마·아빠 멋있다고들 이야기해요.”
Q. 도서관에 처음 방문하거나, 익숙해지지 못하고 있는 시니어 이용자들을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도 처음부터 책을 잘 읽었던 건 아니에요. 안복순 님 같은 경우 전에는 책을 안 읽었대요. 도서관에서 독서동아리 회원을 모집하는 걸 보고 딸이 신청해줘서 함께하게 됐던 건데, 지금 가장 열심히 책을 읽어오는 분이 안복순 님이에요. 독서에 익숙하지 않아서 내용을 완벽하게 습득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책 읽는 게 너무 행복하다며 좋아하세요. 다른 분들도 책에 조금씩 흥미를 갖고 꾸준히 책을 읽으시면 좋겠어요. 이제까지 몰랐던, 책이 주는 기쁨이나 행복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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