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에서 나비는 영혼의 매개체이다. 나비는 히브리어로 ‘예언자’의 뜻을 지닌 영적인 곤충이다. “나비는 먹기 위해서나 늙기 위해서 생존하지 않는다. 오직 사랑하고 생존하기 위해 생존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비는 비할 데 없이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절단 선이나 색채, 비닐과 솜털 속에 다채롭고 정제된 언어로 존재의 비밀을 상징하는 자신의 몸체보다 몇
작가 경지는 자신만의 책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조형적 실험을 했다. 처음에는 나무로 ‘책가(冊架)’라고 불리는 서가를 짜고 그 안에 책과 사물을 배치했다. 평면 목조각과 같은 책거리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의 태생적 선택이다. 다음으로 시도한 것이 은박으로 서가를 그리고 그 안에 전통적인 책거리의 이미지를 조합하는 옴니버스 방식이다.
이지숙은 도예 전공자로서 학부 시절부터 다루어온 익숙한 재료인 흙을 작업의 기본으로 하여, 그 위에 섬세한 세필로 채색을 가미함으로써 조각과 회화가 한 화면에 펼쳐지는 독특한 영역에서 활동 중인 작가다.점토로 성형해 건조 과정을 거쳐 가마에서 섭씨 1,000도로 구운 테라코타 조각을 이어 거대한 부조를 만들고 그것에 아크릴 물감을 채색해 그려내는 것은 조
“Bookstores are lonely forts, spilling light onto the sidewalk. They civilize their neighborhoods.” – John Updike 책이 가득한 공간에 들어서면 외로운 요새에서 화려한 꿈을 꾸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서점에 가서 한 권의 책을 진득이 읽지 않더라도, 다양한 책들
“책(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경과 욕망의 대상이었고 양식이어서, 끼니를 걸러가며 책을 구입하고 책장에 쌓여가는 책들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양식도 쌓여감을 자찬하며 희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임수식) 책가도(冊架圖)는 작가 본인의 책(册)에 대한 욕망의 표현이다.사진가 임수식은 책을 통해서 현대 문화를 읽는다. 그가 지난 전시로 보여주었
나는 무엇을 그릴까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반찬거리를 사는 길에 만나는 햇과일, 꽃시장에서 마주치는 제철의 꽃들, 산책 중 발끝에 차이는 솔방울, 여러 빛깔과 모양의 화병, 많은 이들의 생각과 삶이 담긴 크고 작은 책······ 그리고 싶은 것은 일상 속 내 손과 눈이 닿는 곳마다 존재하고 이를 그려보고 싶은 마음도 늘 충만하기 때문이다.나는 어떻게 그
다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이제는 그리며 시간을 겹겹이 쌓고 있습니다. 어디로 갈지어디에 닿을지 모르지만 길고 멀리 넓게 보며 그리고 그립니다. 원래의 민화는 ‘복(福)’을 바라며, 그리고 좋은 바람을 담아 그린 그림입니다. 인간 본연의 마음에, 삶에 가까운 그림입니다. 여기에 담긴 좋은 의미, 자유로운 표현, 한국에만 존재하는 미적인
나의 작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이되고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것이다.오랜 시간 동안 과거로부터 현대로 이어지는 작품들 속에서 다르게 보이는 시대정신과 문화의 이면에 나타나는 공통점을 알고 싶었다. 인간의 본질적 욕망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서로 다르지 않고, 다만 다른 문화로 나타나고 있음을 찾아내고 이를 담아내는 방법적 고민을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