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가 떨어지는 겨울.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본다. 하나, 둘. 하나, 둘. 깊은 호흡 위로 피어나는 입김은 오늘 탄 버스 히터가 고장났음을 말해준다. 따스함을 기대하고 탑승한 승객들은 옷매무새를 단단히 여민다. 기술이 인간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인 상황은 대체로 짜증나고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지. 그런 기술조차 없었으면. 최소한의 기술만 존재하는.
지난번 체코 스트라호프 수도원에 이어 이번엔 스페인 여행 중에 만난 책이 있는 풍경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일부러 도서관이나 책이 있는 곳을 찾아갔던 건 아니지만 여행 중에 책을 접하는 경우가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 만져보고 싶었지만 만질 수 없어 아쉬웠던 순간들을 모아봤습니다. 인디아스 고문서관(세비야)스페인 대성당 알카사르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
체코 프라하에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도서관이 있습니다. 바로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은 두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신학 홀은 예로님 힘하임(1671~1679) 수도원장 시절 건립되어 2만 권 이상의 책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우측에는 사도 요한의 목상이 책 주머니를 들고 있고, 좌측에는 회전식 책상이 있습니다. 천장에는 화려한 장
책 좋아하세요?취미란에 적을 게 마땅치 않을 때 쓰는 게 주로 독서, 영화감상, 음악감상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까진 진짜 취미였던 만화, 게임 이런 걸 적어내면 괜히 안 좋은 소리 들을 게 뻔하니 그렇게 적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취미라고 할 만큼 독서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만화책과 사진책을 즐겨 보긴 합니다
부리한 작품에서 일관되게 수렴되는 주제는 ‘행복’이다. 아서 단토의 주장대로 말하면, 부리한 작품은 ‘행복에 관한 것’이다. 그들의 창작 의도가 여기에 있다. 화면에 주로 등장하는 도상은 한결같이 행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꽃과 나무/화분 같은 식물, 부엉이/강아지 같은 동물, 책과 샹들리에/장난감 같은 사물이 그러하다. 은유적으로 드러나는 아이콘
내 그림에서 나비는 영혼의 매개체이다. 나비는 히브리어로 ‘예언자’의 뜻을 지닌 영적인 곤충이다. “나비는 먹기 위해서나 늙기 위해서 생존하지 않는다. 오직 사랑하고 생존하기 위해 생존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비는 비할 데 없이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절단 선이나 색채, 비닐과 솜털 속에 다채롭고 정제된 언어로 존재의 비밀을 상징하는 자신의 몸체보다 몇
집의 외형만이 아니라 실내의 기물도 한옥을 구성하는 주요 표현 요소다. 책꽂이를 만들어 설치하는 ‘서가도’ 연작은 전통 민화의 ‘책가도’ 형식을 따라 3차원 작품으로 확장한 것이다. 그 ‘서가’에는 정물이나 풍경을 묘사한 작은 그림, 또는 가끔 추상적인 단편들이 책이나 장식물처럼 놓인다. 최근작 수묵서가도는 전체가 수묵을 이용한 추상 작품들로 구성된다.
작가 경지는 자신만의 책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조형적 실험을 했다. 처음에는 나무로 ‘책가(冊架)’라고 불리는 서가를 짜고 그 안에 책과 사물을 배치했다. 평면 목조각과 같은 책거리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의 태생적 선택이다. 다음으로 시도한 것이 은박으로 서가를 그리고 그 안에 전통적인 책거리의 이미지를 조합하는 옴니버스 방식이다.
어린아이의 외형에 민머리, 거뭇거뭇한 수염과 깊은 주름. 한 발짝 떨어진 자리에서 작품을 바라보면 웃음부터 난다.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 작품을 면밀히 살펴보면 눈에 맺힌 한 방울의 눈물이 보인다. 우스꽝스러운 인물 조각이라 생각하며 웃으며 다가갔다가 ‘아……!’ 하는 탄식과 함께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지
세상은 변하지 않은 뭔가에 대해 가치를 인정해주기도 한다. 어떨 때는 그 가치를 지키고자 많은 노력도 한다. 사람이건 물건이건 변하지 않는다 함은 일면 편안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불확실성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기 언제나 그 자리에 놓여 있다면 때론 거기서 많은 위안과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책은 생긴 이래 언제나 읽혀왔다. 종이에